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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없다......

작업 마감을 무사히(?), 아주 간신히 마치고

쉬지도 못한채 또 수십건의 전화와 문자, 메일을 날려대며 준비를 했는데.....ㅜㅜ

 

막판 이틀은 영화 자막을 넣느라 꼴딱꼴딱 밤을 새기도 했다.

자막 넣는 이틀동안은 남편도 집에 없어서 아이를 혼자 보면서

노트북에 프리미어를 깔아 집에서 작업을 했다.

 

영화제 진행을 맡게 된 것은 약 넉달전이다.

아이를 낳은 이후 난 나름 반상근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팀에서 하는 작업 하나를 내가 혼자 맡아서 하기로 하고

상근은 일주일에 이틀만 하는 형태....물론 일하다보면 3일이 되기도 하고 가끔씩 4,5일이 될 때도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딸리는 팀 상황에서 그런 배려를 받는 것이 다른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는데....

 

영화제가 다가오는데 도저히 내부에서는 준비를 맡을만한 사람이 없어

외부에서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순간 나는 일이 뭐 그리 많겠냐싶어서 ㅋㅋ 내가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잘할수 있을꺼라는 자신감도 있었던 거 같다. 그 순간엔 적어도...

 

그렇게 맡게된 영화제 진행이었다.

첫달은 기획하고 문서 작성하고 작년에 함께 했던 울산 광주와 소통하는데 보내고,

두번째 달에는 해외작품들 섭외하는데 보내고,

세번째 달에는 국내작품 프로그래밍하고, 함께 영화제를 진행할 장투사업장(좀 더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과 협의하는데 보내고

네번째 달에는 그야말로 번역, 자막, 연락, 자료집 등등 막판작업을 하는데 보냈던 거 같다. 대략...

 

내가 혼자 저 일들을 다 했다는건 아니고

온갖 인맥과 후배들을 동원하여, 아니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번역과 자막작업을 했고,

막판엔 팀원들까지 합세하여 자료집이니 시간표니 기타 잡다한 일들을 처리해야했다.

그러니 수십건의 전화, 문자, 메일을 보내고 받고 할 일도 많을 수 밖에.....

 

아이를 낳기 전에 이 일을 맡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될 정도로

일 처리할 때 머리가 안따라준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이렇게 버벅대다니 싶기도 했고, 중요한 것들을 자꾸만 까먹는 일이 종종 생기기도 했다.

정말 마지막 한달을 남겨놓았을 때는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매일매일밤마다 다음날 잊어버리지 말고 꼭 처리해야할 일들을 다이어리에 한가득 적어놓고도

빼먹는 일들이 있었다.

 

진행은 그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한다기 보다 원활히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추진해야 할 시기와 갈무리할 시기를 정해야하는데

괜히 오랜 시간동안 혼자 처리하겠다고 끌어안고 있었고

더 나은 것을 제안하는 팀원의 시기상 너무 늦은 발상을 계속 수용만 해서 모든 일들이 늦어져버렸다.

 

한탄과 푸념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결국!!

제11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는 월요일날 개막을 하였는데

관객이 너무 없다.

월요일날 네명, 오늘은 내가 있을 때까지는 세명....더 왔겠지?

요즘 영화제에 사람들 별로 없다고들 하지만, 날씨가 아무리 추워졌다고는 하지만 심하다.

 

홍보가 부족했던 탓....실무는 처리했으나 영화제 진행 전략이 없었던 탓....

탓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말 울고싶다.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추천작 소개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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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9시간 전.....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오늘 녹화할 방송 마감에, 영화제 준비에......

내 모든 신경을 조각조각 나누어 모두 멀티가 가능하도록 작동시켜야 하는데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때문인지 원래 딸리는 기종인지 영 버벅댄다.

 

중간중간 뜨는 오류 신호들...헉...

 

하루 전화통화만 70여통....메일보내야할 곳, 확인해야 할곳 십여군데.... 

그 사이 난 아이 이유식도 먹여야했고, 아이랑 놀아줘야 했고, 또 재우기도 해야 했다.

오후부터 남편이 교대를 해줘서 그나마 일에 전념하고 있지만

새벽이 되니 머리가 더더욱 안돌아가고 머엉~하고 온몸에 힘이 없어져간다.

요즘은 밤을 새면 구역질이 나고 너무너무 어지럽고 힘이 없어서 숨쉬기도 힘들다.

 

하지만 마감때면 이렇게 난 밤을 새야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을 두고, 아니 과연 마감 전에 끝낼수는 있는걸까 아직도 현실감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불질을 하고 있구나. 흑흑

 

영화제 준비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어 있는데다 마감까지 겹쳐서

에헤라~ 경사났네 춤이라도 출까?

흐흐 내 상태가 이렇게 앞뒤 안맞는다

 

마감이 끝나도 당장 처리해야 할, 아니 너무 늦어버린 일들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언제나 그했듯이 결과야 어쨌든 끝은 올 것이다.

 

출구로부터 들어오는 빛조차 보이지 않는 터널 이쪽편에 서있는 지금,

그래도 앞으로 향해 나아가야겠지?

아자아자!!

 

마감 시간 10분을 까먹으며 박카스를 들이키듯 써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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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빠는 밤...

요즘은 주로 밤에 빨래를 하게 된다.

건조해진 요즘, 빨래를 한 후 방에 널어놓고 자면 습도가 적정수준에 가까이 맞춰진다.

습도에 거의 무신경했던 나였지만 아이 낳고서 습도에 신경쓰다보니, 습도가 적정수준일때 얼마나 쾌적한지도 알게 되었다.

 

빨래는 세탁기가 한다지만 그것을 꺼내고 빨랫줄에 널고, 마른 것들을 개는 것도 꽤 힘이 드는 노동이다.

남편은 이 빨래와 관련된 노동을 모두 싫어라 하고 자신없어 한다.

청소와 설겆이는 나보다 훨씬 더 잘하는데.....

 

천기저귀를 써야지 마음 먹었던 것은 첫 아이를 가진 엄마의 과잉된 자의식이라고나 할까?ㅋㅋ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는 그래야한다는....^^;

몸도 다 회복되지 않았던 1~2개월 무렵, 시큰거리는 손목으로 밤에 기저귀를 빨며 굉장히 우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몸은 아프고 잠은 자고 싶은데 이 밤에 기저귀를 빨지 않으면 내일, 모레 쓸 기저귀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생을 사서 했지 싶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도 난다.

 

그러다 조금씩 요령도 생기면서 밤에 잘때와 외출할 때는 일회용 기저귀를 썼고,

외출 횟수가 늘어나면서 일회용을 쓰는 빈도가 늘어났다. 그러면서 일회용의 편리함에 젖어들었다.

그래서 한때는 일회용을 종일 쓰기도 했다.

기저귀 값이 만만치 않아 선물 뭐 해줄까 묻는 사람들에게 염치없이 "기저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일회용 기저귀를 쓰니 할일이 엄청 줄어든듯하고, 아이에게 오히려 더 충실할 수 있는 것 같아 좋았다.

그러나 매일 쌓이는 기저귀 쓰레기들을 볼 때면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

나 하나 편하자고 이 많은, 이 엄청난 쓰레기들을 마구마구 버려대고 있구나.....

잘 썪지도 않는다던데....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바로 천기저귀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태수가 만7개월이 지나가던 무렵, 그러니까 얼마 전이다.

임신이후 없어서 너무 좋기도 했던^^ 생리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난 결혼하고나서, 나의 유일한 혼수이기도 한 삶음빨래가 가능한 세탁기가 생기면서부터

면생리대를 사용했다.

면생리대도 빨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한번 사용하고 나니 그 아무리 좋다던 좋은느낌도, 속삭임도

싫었다. 그런것들은 매우 얇기도 해서 착용감은 좋은듯하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얼마나 안좋은지

면생리대를 사용하고나니 바로 알 수 있었다.

 

정말 잠시 잊고 있었는데 나는 내가 다시 생리를 하게 되면서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해보고나니

아이에게 일회용 기저귀를 채우는 것이 미안해졌다.

얼마나 답답하고 기분이 안좋을까....

 

그래서 난 그 이후로 다시 천기저귀를 쓴다.

그리고 이 밤에 빨래를 한다.

하지만 그 때처럼 우울하지 않다.

그 때처럼 나를 너무 몰아 세우지 않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때때로 일회용도 쓰는 요령^^;도 생겼고,

이렇게 별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들어주고 토닥여주는 보이지않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덧붙여...

친구 디디는 키퍼를 강추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면생리대 빨아대며 물쓰고, 세제 쓰는 것보다 키퍼가 훨씬 더 친환경적이고

편리할 것 같다.

 

요즘은 글쓰는게 많이 힘들다.

아이 낳고서 자꾸만 생각이 몸보다 빨리가고, 잔가지도 많이 친다.

그러니 자꾸 마음만 급해지고, 중요한 건 빼먹고, 잊어버리고, 허둥대고.....

글 쓰다보면 손보다 머리가 너무 혼자만 가곤한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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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의 성장보고

 

 

이름은 임태수...

우리는 아이를 낳기전 도담이라고 (도담도담 잘자라달라고...) 불렀으나 친할머니께서

동네 이름짓는 할아버지에게 거금 이만원을 드리고 사주에 잘맞다는 이름 클 태, 닦을 수라고 지어주셨다.

처음 아이 이름을 전해받았을 때 너무 클래식하고도 쎈 느낌에 눈물날 정도로 싫었지만

어른들 말처럼 부르다보니 그냥 이제 정겹다. 이름이 정겨운게 아니고 아이가 정겨운거겠지만 ㅋㅋ

 

현재 7개월하고 3주째.....

빠른 속도로 기어다니나 아직 잘 앉지는 못한다. 머리가 마이 무거버서 옆으로 픽픽 쓰러지곤 한다.

키 작은 엄마가 안고 다니면 애가 벌써 엄마의 반이라면서 사람들 모자 모두를 안쓰러워한다. ㅡㅜ

 

6개월까지는 거의 천사아기....나의 선배 한명은 너의 아들 정도면 열명도 키우겠다며 힘들다는 나에게 퉁을 주곤했다. 물론 나도 참 우리 아들 순하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절대 아니다. 성격 나오셨다. ㅋㅋ

  

이유식 시작....아직은 쌀과 야채만을 먹이는 중....감자, 고구마, 단호박, 사과, 배는 좋아하는데 청경채, 양배추,호박은 별로 안좋아한다. 호박 먹고나서 알러지 반응 일으켜 눈 주위에 오톨도톨 무언가 돋더니 계속 안낫는다. 아토피인가 걱정이다.

 

아이들 이맘때 대게 그렇다지만 전기콘센트 무지 좋아하고, 화장실, 현관, 다용도실 문만 열려있으면 돌진돌진.....엄마, 아빠 잠시 한눈판 사이 현관 신발들 위에서 어푸어푸....씽크대 열어볼려고 무진장 애쓰고....

냉장고, 밥통 보면 만져보고싶어서 눈 반짝이며 달려든다.

휴지 먹기 좋아해서 얼마전에는 또 한눈 팔아 입에 한가득 들어있는 휴지 뭉치 꺼내주기도 했다. 나모르게 얼마나 먹었을꼬...

 

호,불호 의사표현이 점점 명확해지는 아이를 보면서 정말 마이 컸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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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엄마인 나는 얼마나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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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고맙다는 말로 시작을.....

딱히 쓸말이 있을까, 이곳을 채울 내용이 있을까.....?

 

아직 정리가 되지는 않는다.

 

그냥 쓰...고....싶....다. 써보고싶다. 무엇이든....

 

아이를 낳고 한달이 다되어가던 즈음이었던가 TV도 없고 인터넷도 없었던 우리집....

 

시계마저도 없었다. 결혼할때는 그 모든 없음을 선택한 것이었으나

 

아이 낳고 집에만 있어야하는 상황, 더구나 산후우울증으로 하루하루 급격한 감정기복과 이유없는

 

눈물바람을 날리고 있을 즈음엔 정말이지 이러다 미쳐버리는게 아닐까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남편이 날라다 주는 신문을 열심히...정말 한면한면 꼼꼼히 보며 짧은 휴식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다 어느날 친구의 "인터넷이라도 해"라는 말한마디에 인터넷을 연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스팀청소기 준다는 말에 그만 광랜으로 연결하고 말았다. ㅋㅋㅋ

 

처음엔 인터넷을 연결하고도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다.

 

아이에 대한 긴장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팽팽하게 나를 조이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 인터넷 연결하고 하는 건 아이키우기에 관한 정보, 엄청시리 고생했던 모유수유에 대한 도움사이트들, 카페들....등만을 돌아다녔고 위안도 많이 얻었다.

 

그 중에 진보넷 블로거들을 만났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블로거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인사말 한마디 없이 몰래몰래 그들의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충고도 받았다.

 

그러다 너무 염치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용기를 내었다.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 몰래 훔쳐봐서 미안하다고도 해야할까...?

 

오늘은 그들의 블로그에 당당히 인사말을 남기려고 한다.

 

바리님(다섯병님도 함께^^), 슈아님(상구백님도 함께^^), 비올님, 한판붙자님....그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8개월째에 접어든 아이, 그리고 엄마인 나....정말 그들에게 따뜻한 인사와 경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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