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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7

 

딸놀이하다.

점점 아들같아지는^^; 아이를 보며, 왜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함? 아쉬움? 비스무레한 감정이 드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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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지만......

다음주 화요일 녹화를 정해놓고

아직 대본의 뼈대도 제대로 못잡고 있으니

마음의 여유가 손톱만큼이다.

그런데 또 불질로 한시간 가량을 노닥거리고 있다.

 

일에 필요한 절대적 시간이 부족해라고 외치면서

뭐하는거냐굿

 

머리가 아직 잘 안 돌아가는건지 자료를 나름 열심히 찾아서 봤건만

내용이 정리가 안된다.

뭘 이야기해야하는지, 어떻게 이야기해야하는지.....

윽~ 머리에서 공회전하는 소리가 계속 난다.

 

"자본주의와 대통령"

여러분은 이 주제를 놓고 궁금한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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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첫 극장나들이~

2주도 지난 일을 이제서야 올리는 건 아무리 늦어도 기념할만한 일이기 때문...

 

원래는 아이를 아이아빠에게 맡겨두고 친구 둘과 함께 '우생순'을 보기로 했다.

 

왔다갔다하고 간단히 끼니 때우고 영화보면 꽉눌러 네시간 정도면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었다.

 

아이 낳고 극장은 한번도 가지 못했던 터....

 

그런데.....

그 주에 일하느라 거의 일주일 내내 낮시간동안, 아니 밤시간까지도...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둘 수 밖에 없었던 나로서는 토요일마저 그러기는 좀 미안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이아빠도 굉장히 보고 싶어했던 '우생순'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냥 함께 나갔다.

내가 친구들과 먼저 영화를 보고난 후 아이아빠가 바톤터치하듯 들어가 봐도 되고,

함께 저녁을 먹는다면 친구들과 있는 시간도 더 벌 수 있고

감기 걸려 외출하지 못했던 아이에게 콧바람도 쐬어주고....

나에겐 겸사겸사^^....(실은 친구들과 남편의 이해가 고마운 상황^^;)

 

예매도 안하고 토요일날 영화를 보려했던 간큰 우리 일행은 결국 영화를 못볼뻔 하였지만

홍대 앞 생긴지 얼마 안된 극장 덕분에 간신히 스크린 앞에서 세번째 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아빠와 나는 아이가 만약에 울거나 싫어하면 그냥 데리고 나오자고 하고 같이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엄마 아빠의 욕심때문에 괜히 아이 고생시키나 싶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내심 궁금했다. 긴장되고 설레고.....복잡한 감정의 교차....

 

시작 5분전 쯤 들어간 극장안, 스크린은 꺼져 있었지만 극장안에 들어서니 아이 눈은 휘둥그레해졌다.

여기는 어디지?

그러다 갑자기 스크린이 켜지면서 광고영상이 큰 오디오소리와 함께 나오자 아이는 더욱 깜짝 놀라

"어~어~"소리를 내며 스크린을 정신없이 쳐다봤다. 큰 화면도 그렇거니와 큰 소리에 내가 더 당황스러웠는데 아이는 생각보다 담담한 편이었다.

영화가 시작되었고, 삼십분 넘게 아이는 영화에 몰두하는 듯 했다.

영화 시작되고 얼마 안되어 극장 밖으로 나오게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스크린을 유심히 쳐다보는 아이의 반응이 너무도 신기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는 간식으로 싸갔던 고구마도 먹고, 포도쥬스도 먹고.....

젖을 찾아서 젖도 물렸다.

한시간정도 지나니 아이는 내 뒤에 있는 관객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나와 내친구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놀기도 하고, 내 안경을 벗겨 가지고 놀고, 의자 옆 음료수 꽂이대를 신기한 듯 만지며 놀며 가끔씩 나오는 배우들의 욕설^^;이나 큰 목소리에 스크린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들의 대사가 안나오는 조용한 순간에 어! 아!하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두시간이 흘렀다.

나는 긴장이 되어 아이에게 온통 신경이 가 있었지만 너무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두시간을 잘 견뎌준^^; 아이에게도 너무 감사했고,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에 마음까지도 둥실둥실했고,

100% 집중을 하지 않았어도 영화는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영화를 보고 울었던 게 언제였던가....

 

두번째 영화는 언제쯤 볼까? ㅋㅋ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선뜻 마음이 내키지를 않는다.

아이에게는 분명 그 두시간이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견뎌야 하는 시간일 것이라는 사실이 주저하게 만든다.

아이와 두번째 영화를 보기전까지...아이아빠에게 떼놓고 봐야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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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라는 말대신......?

 

적어도 기어다니기 전까지는, 아이에게 안돼!!라고 소리지를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난 내가 참 괜찮은 엄마야라고 안도하며 ㅋㅋ 지냈었다.

하지만 기어다니고, 아무데나 붙잡고 서고, 손이 닿는 데면 모두 다 헤집어놓으려고 하는 요즘.....

안돼!!라는 말, 특히 소리 버럭 지르는 일은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정말 잘 안된다.

 

위 사진은 벌써 한달도 넘은 과거.....저때만 해도 아이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될 때만 개입했었다. 물론 보고 있다가 아이는 정작 괜찮은데 나만 어맛! 어이쿠!! 라고 소리지른 적도 있긴 하지만....그리고 아이는 무수히 넘어져 머리를 쿵쿵 찧어댔다.ㅡㅡ;

아이가 스스로 세상에 대해 탐구해나가고 위험에 대처해가는 방식을 체득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언제나 따라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요즘은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제법 키가 자라 손이 닿는다고 내가 켜놓은 가스렌지 불조절기를 만지질 않나....

콘센트를 만지다못해 혀를 대보질않나.....

서랍장을 열어놓고 놀다가 중심을 잃어 서랍장이 닫히면서 손이 끼이질 않나...

치익치익 뜨거운 김을 내며 돌아가는 밥통 바로 아래서 그 광경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서 있질 않나...

엄마, 아빠 밥 먹는 밥상 앞에 서서 김치며 뜨거운 국을 손으로 만지려고 하질 않나....

등등....

써놓고 보니 소심하고 아이 과잉보호하려는 엄마 같아 부끄럽지만

어디까지 말없이 지켜봐야하는지,

위험 요인들은 무조건 다 치워놓는게 상책인지...그러다 다른 장소에서 그런 위험요소들을 만나면?

아빠처럼 안돼!!라고 소리지르는게 맞는건지....

이유를 나름 설명한다고 하지만 매운 걸 모르는데 맵다고 안돼라고 하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난 안돼라는 말보다 위험해!!라고 말한적이 많긴 한데 위험해라는 말도 그리 적당해보이지는 않는다^^;

 

좀 고민스럽다.

 

아이는 우리가 이전에 안돼!라고 했던 행동을 하기 전에 벌써 눈치를 보기도 하고,

아빠의 안돼라는 말에는 움찔하면서 나의 말에는 전혀 아랑곳 않는다.

이젠 제법 고집도 생겨서 하고싶은 걸 하겠다고 힘을 쓰고, 떼를 쓰기도 한다.

 

안되는 것과 되는것, 허용해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존중해야 하는 것과 설득을 해서라도 하지못하게 하는 것....

그것의 아름다운 경계란 무엇인가말이다.

도와주세요~~선배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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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 포츈쿠키~~

schua님의 [오랜만.] 에 관련된 글.

하루님! 감사해요~~

(하루님 블로그에 가시면 이것 말고도 해볼게 무진장 많습니다.)

 

 

두번째 포츈쿠키^^~~근데 정말 나의 지금 상황에서 힘이 되는 말이 나와버렸다.

 

사무실에서 올해 새로운 작업 배치 문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의 상황, 여건이 충분히 고려되고 배려된 결정이었음에도

뭔가 서운함이 울컥울컥해서 집에 돌아오면서, 태수 재우면서도 생각이 많았었다.

 

그러다 그냥 아주 잠깐 사이에

괜찮아....여기서 물러서지 말고 좀 더 잘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이런 말이 나왔다.

흐흐...참 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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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책상...

아이를 낳기 전엔 반지하 단칸방이 아늑하기만 한 우리들의 보금자리였는데

아이가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욕심이 생겼다.

좀 더 쾌적하고, 좀 더 안락한 곳에서 자라게 하고 싶다는......

그 욕심이 과연 맞는 것인지 가끔씩 생각해보게 된다(언젠가는 이 부분에 대해 심도있게....)

 

암튼 그래서 오게 된 지금 집,

아이 낳는 날 보름정도를 앞두고 이사를 와 대충 배치만 하고 살았었다.

단칸방에서 방2개짜리 집으로 왔으니 당연히 대충 정리해도 괜찮은 거 같았다^^;

 

그러다 아이 낳고 10개월 만에 집안을, 나름의 배치를 바꿨다.

바꿀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나의 작업공간 마련이었다.

아이가 주로 노는 마루에 놓여있는 컴퓨터, 아무리 아빠가 아이를 봐준다해도

마루에서 작업하기란 느무느무 힘들었다.

자꾸만 아이에게 눈길이 가고, 아이도 틈만 나면 나에게 와서 놀아달라고 매달리고.....

그래서 늘 작업은 아이 재워놓고 밤에 사무실에 나가서 할 수밖에 없었다.

절대적인 시간문제도 문제였고, 무엇보다 내가 없는 밤시간에 아이가 깨면 아빠가 고역이었다.

(태수는 아직도 밤에 서너번 깨서 젖을 먹는다 ㅜㅜ 그리고 잠들때도 젖을 먹어야 잔다 ㅠㅠ)

 

작업실을 만들기 위해 창고처럼 쓰던 작은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웃이 버리려고 하는 책상을 우리가 가져와 쓰기로 했다.

 

리어카로 옮겨와 책상을 작은 방에 들여놓는 날.....

내 책상을 다시 갖는게 얼마만인가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고등학교때까지 내 책상은 내 자율적인 의지라기 보다는 무언가 강제하여 앉힌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물론 일이 주는 압박이 있긴 하지만, 느낌이 달랐다.   

 

책상을 들여놓고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던 이삿짐들을 정리하고

밤이 되어서야 작업을 시작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나름 상큼한 기분으로 스캐닝을 했다(스캐닝 해본 사람은 알것이리라 완전 노가다 ㅋ)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가.....내 책상과 내방이 생겼던 때....

그 때의 기분이 떠오른다.

 

 

버뜨.....9일까지 마쳐야 하는 작업의 압박....이 심하여 기쁨을 만끽할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

그래도 잘해보자 마음속으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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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고싶다

                           - 함민복

 

당신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날

당신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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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고 싶다.

산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나름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임용고시에 떨어지고 나서 난 진득이 앉아 공부할 타입이 아니야 깨끗이 단념하고

이래저래 취직하려고 그닥 맘에 들지도 않으면서 여기저기 넣어봤지만 내맘을 읽었는가 받아주는데가 없었다. 그러다 들어가게 된 모 시민단체....

처음엔 운동 언저리에라도 있게 되니 다행이야 안도하며 일을 시작했는데 운동은 무슨 운동......국가에 열라 도움되는 캠페인만 하고, 아줌마들 모시고 농촌체험 비스무리한 거나 다니고....

그런 일을 주6일 9시 10시에 퇴근하며 일하려니 도무지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중엔 틈틈이 여행계획을 세우고 주말이면 일이 끝나자마자 슈웅하니 튀어버렸다.

그러다 알게된 산......정말 당신품에 안기러 가는 심정이었지.

 

요즘도 힘이 들때면 산이 생각난다.

밤새 기차에서 한숨도 못자고 비몽사몽 오르던 야간산행의 기억,

18일 동안 설산을 향해 끊임없이 걸었던 안나푸르나의 기억,

후배녀석과 오돌오돌 떨면서도 행복하게 올랐던 지리산의 기억......

 

아이가 걷게 되면, 두 다리에 더 힘이 생기면

함께 오르고 싶다.

셋이서도 오르고, 때로는 혼자서도 오르고......

 

얼마전까지는 다시 산에 오를 수 있을까 너무 아득한 미래의 일처럼 느껴져 슬펐는데

요즘은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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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첫 번개^^

schua님의 [미루 겨울 방학 & 번개 부추김] 에 관련된 글.

pc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번개에 참석한 것은 처음....

온라인으로 만나던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난다는 것은 나에겐 좀 용기가 필요한 일...

그런데 아이 낳고 아줌마가 되서 그런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설레임이 나를 충동질하는게 아닌가

 

태수에게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보게 하고 싶었다.

남편의 직업상.. 무수한 어른들은 많이 접했던 태수는 어렸을때부터 자연스럽게 낯을 가리지는 않았다.

아이는 그 어른들중에서도 자신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을 보면 잘 웃고, 가서 안기고.....

소아과에 가서도 보면 태수는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친구나 별로 차이 많이 나지 않는 형 동생을 만나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낳기 전까지 나는 스스로 사람을 참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아주 어렸을 적 시절부터 난 동네 친구들과, 학교 친구들과 놀 수 있을 때까지 놀다가 늦게늦게 집에 들어가는 아이였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바라보던 해질녁 풍경은 아직도 눈에 선할 정도....

대학 가서도 사람들과 밤새 술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을 참 즐겼다. 

운동이랍시고 했던 것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어느 사상에 대한 신념, 냉정한 머리보다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조금 더 컸던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사람들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만남이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변해서가 아니고 내가 변한 것 같았다.

내 조건이 너무 크게 변한 거 같고, 자신도 없어지고, 두려워지고......이상하게 겁이나고 위축됬다.

 

크으~~오늘 다녀온 번개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소회를 적고 싶었는데 또 이상스레 길어졌다.

요즘은 정말 톡 건들면 투두두둑 터져서 흩어지는 봉숭아 씨처럼 뭔가 적으려고 하면 이렇다.

 

암튼......



어제 우리집에서 늦게까지 송년회를 치룬터라 태수가 아침부터 약간 징징대는 걸 달래가며,

어제 해먹어봤던 샐러드 소스를 휘리릭 만들고 야채들이랑 챙겨넣고

슈아네집에 갔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TV스타를 만난것처럼, 너무도 익숙한 아이들 - 어쩜 사진들과 그렇게 똑같이 생겼는지 - 얼굴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진경이, 미루, 단이.....

태수에게는 다 형들이다. 누나는 없었다 ㅡㅡ;

 

자다가 깬 태수, 약간 어리둥절 해보이는 듯 하다가 바로 적응, 역시 아이들을 알아본다.

형들이 미끄럼 신나게 타는 것 보면서 미끄럼에도 손대보고, 미루형 장난감에 달려들다가 혼도 좀 나고,

형들끼리 장난감 가지고 싸우는 것 지켜보다가 끝난 후에 가서 괜히 소리한번 질러보고,

진경이 형 아빠랑 책읽는데 가서 책은 읽는게 아니고 입으로 먹는거에요 하고 싶어서 매달리고....

미루형이 떼어주는 떡도 받아먹고^^

나는 약간 걱정을 했는데 아이는 즐거워보였다. 아직 그 상황을 충분히 즐긴다기 보다는 탐색하는 것 같았으나 장난감도 많고 형들도 뛰어노는 그곳을 좋아하는게 느껴졌다.

 

엄마, 아빠의 글이 아니라 직접 만난 아이들은 정말 신기했다.

진경이는 차분하게 앉아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아빠와 책을 보고, 밥을 먹고....미루와 단이가 장난감 가지고 싸울때도 진경이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미끄럼 탈때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가장 와일드하게 탔다.

단이는 아기곰 굴러다니듯이 편안하게 누워서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른스러운, 내면의 내공이 있는듯한 미소도....조용한 것 같으면서도 미루와 장난감 가지고 싸울때는 또 달랐다.

미루는 정말 씩씩했다. 난 정말 좋은 의미로 씩씩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듣는 미루엄마 슈아는 어떨지 모르겠다.^^; 자기 장난감을 가지고 자기꺼라고 강하게 주장하다가도 하나씩 나누자는 어른들 말에 순순히 양보하는 모습이 참 놀라웠다. 그 나이에 그런다는게 별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해도 미루는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았다.

 

아이들도 개성이 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할 수 없는, 어떠한 잣대나 틀로 잴 수 없는 아이의 개성을 잘 살피고 교감하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그곳에 모인 아이들을 보며, 그리고 그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를 보며 들었다.

아무도 그런 말을 안했지만 아이들에게 대하는 태도나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다음번 번개에서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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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다물다

시간은 흐른다

몸과 마음을 힘들게 했던 여러가지 바빴던 일들이 지난 주 금요일로 끝이 났다.

그 이후로

이유모를 우울함과 무기력함

만사귀찮음에 시달렸던 거 같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 아무것도 표현하고 싶지 않은 상태였다고나 할까

비관, 염세, 자기비하 수치 이빠이....^^;

 

나는 몸이 아프거나 힘이들면 잠을 자거나 입을 다문다.

 

작업의 막바지무렵엔 난 거의 표정이 없고, 말이 없어지곤 했다.

주위에선 힘듦을 내색하지 않는 나를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너무 힘들 때 그런 상태가 되곤 한다.

물위에 떠있는 오리나 백조처럼......

 

어렸을 적...  어른들의 갈등이나 싸움속에서 난 보지 않은척, 듣지 않은척, 또는 별 생각이 없는척

입을 다물고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난 괜찮은 척했다.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난 괜찮아요 그런 표정을 짓느라 노력했다. 그것이 나의 최대의 표현이었다.

견디다견디가 그것이 안되면 숨죽여 울기도 했다.

그 때부터였을까 나에게 발화나 감정표현은 오히려 힘든 일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많이 극복했다고 또는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힘들때가 있다.

 

쉬고싶다. 놀고싶다.

아이 키우면서 남들보다 널럴하게 일하는데도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그리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난 정말 너무 나약한가 싶고, 그런 생각도 산후에 올 수있는 변화인가 싶어서 정리가 안된다.

 

뭔가 탁 풀어내놓고 꼼꼼이 들여다도 보고 생각도 해보고 싶은데

잘 안된다. 힘들다. 그래서 입을 다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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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노동영화제 따끈한 작품들....

상영되는 모든 작품이 따끈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천작을 열거하게 되면 언급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몇개의 작품을 블로거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나 개인의 취향이 가미되어 있음에 양해를 구하며.....

 

"코스콤 비정규 20년 차별철폐를 외치다."

올해 개막작.

코스콤 비정규직 동지들이 직접 만든 작품,

그간의 투쟁의 과정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심히 찍고 편집한 영상패 동지들의 고생이 느껴지는 작품.

 

"카메라를 든 노동자"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디오 일기를 통해 담아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의 이야기

 

"잠이 필요하다구?"

헐리웃에서의 삶은 매혹적이기만 할까? 영화 제작진들은 일상적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가족, 건강, 행복,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희생해 가며 종종 하루에 15~18시간까지도 일을 한다.
1997년, 카메라 보조 브렌트 허쉬먼(Brent Hershman)은 세트에서 19시간 촬영 후 운전 중 졸다가 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자 헤스켈 웩슬러(Haskell Wexler)는 허쉬먼(Hershman)의 죽음을 막지 못한 자책감에, 수면 부족과 장시간 노동이 얼마나 치명적인 조합인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힘내라 켄로치"

영화감독 켄 로치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전 세계 민중들의 삶과 투쟁의 역사를 담는데 평생을 바쳐온 켄 로치에 대한 오마주. 켄 로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배틀 오브 로컬"

미국 금속노동조합 5688에 관한 영화. 1700여명의 노동조합원들이 1년여 동안 회사에서 쫓겨난 사건에 대한 기록.
1992년 레이건 대통령 집권 당시, 대규모 경제적 변화 속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으로, 웨스트버지니아 주 노동자 1700여명이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벌였던 파업 이야기.

 

"내부의 적"

영국노동운동사 5부작 중 5부

1979년에서 1987년까지 있었던 대처 수상에 대한 노동자 계급의 투쟁을 내용

 

"아름다운 우리들의 투쟁- 1998 고용안정투쟁기"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98년 정리해고 싸움 이야기.

 

"노동해방 그날에"

노동자의 최초의 민주적이고 전투적인 중앙대중조직,
전국노동조합협의회의 건설과 해체를 담아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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