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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첫 극장나들이~

2주도 지난 일을 이제서야 올리는 건 아무리 늦어도 기념할만한 일이기 때문...

 

원래는 아이를 아이아빠에게 맡겨두고 친구 둘과 함께 '우생순'을 보기로 했다.

 

왔다갔다하고 간단히 끼니 때우고 영화보면 꽉눌러 네시간 정도면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었다.

 

아이 낳고 극장은 한번도 가지 못했던 터....

 

그런데.....

그 주에 일하느라 거의 일주일 내내 낮시간동안, 아니 밤시간까지도...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둘 수 밖에 없었던 나로서는 토요일마저 그러기는 좀 미안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이아빠도 굉장히 보고 싶어했던 '우생순'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냥 함께 나갔다.

내가 친구들과 먼저 영화를 보고난 후 아이아빠가 바톤터치하듯 들어가 봐도 되고,

함께 저녁을 먹는다면 친구들과 있는 시간도 더 벌 수 있고

감기 걸려 외출하지 못했던 아이에게 콧바람도 쐬어주고....

나에겐 겸사겸사^^....(실은 친구들과 남편의 이해가 고마운 상황^^;)

 

예매도 안하고 토요일날 영화를 보려했던 간큰 우리 일행은 결국 영화를 못볼뻔 하였지만

홍대 앞 생긴지 얼마 안된 극장 덕분에 간신히 스크린 앞에서 세번째 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아빠와 나는 아이가 만약에 울거나 싫어하면 그냥 데리고 나오자고 하고 같이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엄마 아빠의 욕심때문에 괜히 아이 고생시키나 싶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내심 궁금했다. 긴장되고 설레고.....복잡한 감정의 교차....

 

시작 5분전 쯤 들어간 극장안, 스크린은 꺼져 있었지만 극장안에 들어서니 아이 눈은 휘둥그레해졌다.

여기는 어디지?

그러다 갑자기 스크린이 켜지면서 광고영상이 큰 오디오소리와 함께 나오자 아이는 더욱 깜짝 놀라

"어~어~"소리를 내며 스크린을 정신없이 쳐다봤다. 큰 화면도 그렇거니와 큰 소리에 내가 더 당황스러웠는데 아이는 생각보다 담담한 편이었다.

영화가 시작되었고, 삼십분 넘게 아이는 영화에 몰두하는 듯 했다.

영화 시작되고 얼마 안되어 극장 밖으로 나오게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스크린을 유심히 쳐다보는 아이의 반응이 너무도 신기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는 간식으로 싸갔던 고구마도 먹고, 포도쥬스도 먹고.....

젖을 찾아서 젖도 물렸다.

한시간정도 지나니 아이는 내 뒤에 있는 관객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나와 내친구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놀기도 하고, 내 안경을 벗겨 가지고 놀고, 의자 옆 음료수 꽂이대를 신기한 듯 만지며 놀며 가끔씩 나오는 배우들의 욕설^^;이나 큰 목소리에 스크린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들의 대사가 안나오는 조용한 순간에 어! 아!하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두시간이 흘렀다.

나는 긴장이 되어 아이에게 온통 신경이 가 있었지만 너무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두시간을 잘 견뎌준^^; 아이에게도 너무 감사했고,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에 마음까지도 둥실둥실했고,

100% 집중을 하지 않았어도 영화는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영화를 보고 울었던 게 언제였던가....

 

두번째 영화는 언제쯤 볼까? ㅋㅋ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선뜻 마음이 내키지를 않는다.

아이에게는 분명 그 두시간이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견뎌야 하는 시간일 것이라는 사실이 주저하게 만든다.

아이와 두번째 영화를 보기전까지...아이아빠에게 떼놓고 봐야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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