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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어공주>를 자꾸 기억하는 이유

이 곳에 이 영화 감상문을 올릴 때만해도, 영화 중의 소소한 부분이라고 지나가는 얘기처럼 흘렸던 것인데, 자꾸자꾸 되돌려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것은 소소한 부분이 아니었다.

 

나에게있어 이 영화는 그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있으니, 바로

영화는, 현대자본주의에 저항하는 삶의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말하는, 정치 영화인 것이다,라는 것이다.

 

극중 전도연이 엄마였을 때(엄마가 처녀였을때)와 고두심이 엄마였을 때 그녀의 삶의 모습은 180도 다르다.

 

전도연이 엄마였을 때, 그녀는 시골에서 새까만 얼굴에 몸뻬바지의 촌년이지만 일하고 싶을 때 일한다. 필요할 때 일하고, 넉넉하면 나눠준다. 그녀는 행복하였다.

고두심이 엄마였을 때, 그녀는 도시에서 빈민자로 살며, 불행하다.

 

그녀가 왜 도시로 이사하였는지 알 수 없지만, 시골 대 도시의 생활방식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있고, 나는 이것이 무척 유효한 메세지라고 새삼 곱씹는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사람들에게 땅값을 높게 쳐주고, 이주비용까지 얹어주며 보상을 넉넉(?)하게 해주었으니 이주하라는 것은 사실 눈뜬 채 코 베가는 강도질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물자(물자 뿐인가)를 돈으로 환원하여, 땅도 돈으로 생활근거지도 돈으로 ("오히려 돈 더 벌어 좋지?")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고 합당한 방식인 양 공모하고 있지만, 내가 살고있는 집과 생활근거지를 얼마의 돈으로서만 본다는 것은 실제로 얼마나 나라는 사람과 동떨어져있는 사고방식인가. 그러나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민들은 이 상황에 친숙한지도 모른다. 도시민은 이미 도시에서 돈으로서 환산되는 삶을 살고 있는 분자/부품이기 때문에. 자립과 자존으로부터 멀어진. 

나의 집과 생활근거지, 나의 생활방식을 돈으로 환산하는 작태는 무엇을 도모하고 있는 것인가.

 

 

시골이 도시화하는 것이 위험한 것은 사람사는 방식에 있는 것이다.

 

얼마전 도서관에 갔다가, 녹색평론에서 짱하게 감동받으며 읽었던 이반 일리히의 책이 있길래 첫장을 펼쳐봤더니 이런 말이 확 들어온다.

 

.....어쩌구저쩌구는 모두 환경의 이용가치를 약화시킨다. 즉 모두 인간생활의 자립, 자존을 파괴한다.

 

환경을 해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자립과 자존을 파괴하는 것임을 현안은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정말 떠날 것을 계획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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