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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민의 나라

천둥이 치고 번개가 쳤다.

 

자리에 누워서 옛날 이야기 시작. 규민은 늘 '긴 이야기'를 원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그 시간 즈음 늘 피곤하다. 나는 이야기를 하다가 곧잘 존다. 그러면 말이 꼬이고 섞이고 끊긴다.

 

이 밤도 규민은 긴 이야기를 원했지만,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치는 밤엔 '귀신이 더 잘 돌아다니기 때문에' 짧은 이야기로 하고 자기로 합의를 보았다.

 

옛날에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번개만 치는 나라가 있었대.

이 나라는 천둥도 안 치고 비도 안 오는데, 번개만 쳤대.

 

규민 --- 그럼 <번쩍 나라>겠네.

 

그래, 맞아, 번쩍나라야. 번쩍나라에서는 번쩍번쩍 번개만 쳤대.

그런데 그 옆에는 천둥만 치는 천둥나라(이게 뭐냐, 이름이.. 상상력 빈곤)가 있었대. 비도 안 오고 번개도 안 치는데, 천둥만 치는거야.

 

규민 -- 그럼 <우당탕 나라>겠다.

 

그래, 그 말이 더 맞다. 그 나라 이름은 천둥나라가 아니라, 우당탕 나라래.

그리고 그 옆에는 비만 오는 나라가 있었대. 천둥도 안 치고, 번개도 안 치는데 비만 오는거야.

 

규민 -- 그럼 그 나라는 <후두둑 나라>겠다.

 

와, 맞아, 맞아. 후두둑 나라야. 이 세 나라는 서로서로 사이 좋게 잘 지냈대. 오늘 이야기 끝.

잘자, 달링 규민.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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