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허락 안 받고.

 남편쟁이의 혹평이 어딘가에 실려있길래....

(아니, 이런 방을 만들어놨으면, 말을 할것이지.. 우리 사인 정말 매우 브로드한..)

 

 

=========================

 괴물을 보았다. '왕의 남자'도 '친구'도 '동막골'도 뭐도 하나도 안 본 내가 '괴물'을 보았다. 그리고 보는 내내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지겨웠던 게다.

 

 이 영화는 아마추어가 만든 아마추어 영화이다. 심한 말인지 모르지만, 난 의도적으로 못 만들려고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의도적이지 잘 만들려고 했지만 실패한 B무비가 되었다.

 

 우선, 인물의 성격에 하나도 깊이가 없어 집중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매력있는 인물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인물마다 그저 짤막한 메모 정도 해놓은 수준이다. 취직못한 386, 가난하지만 정이 많은 가장, 이런 식의 외적인 조건만 있고,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이 하나도 없다. 집중할 인물이 없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했다고 하는데, 글쎄. 왜냐하면 인물 자체가 아무런 특성이 없기 때문에 배우들이 개성을 발휘할 여지가 별로 없다.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최대한 노력해서 연기하지만 본래 그 인물이란 게 그리 심혈을 들일 인물이 아니다. 연구를 해야할 인물이 아닌 것이다. 변희봉이 그럭저럭 잘했는데 그 정도는 그 사람에게 어려운 게 아닐 것이다.

 

 게다가 주변 인물로 나온 사람들이 하나 같이 로봇이나 다름없다. 이건 머릿속에서나 있을 인물이지 실제로 피가 흐르고 숨을 쉬는 인물이 아니다. 이건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나오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메시지가 있는가? 없길. 있다면 코미디.

 

 가족이 있는가? 과연 가족에 대한 재발견이 있는가? 현대 사회의 가족에 대한 탐구가 조금이라도 있는가? 아무것도 없다. 광고에는 괴물 대신 가족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가족 대신 괴물이 있을 뿐이다.

 

 공허하다. 모든 게 적당적당하고 조금이라도 깊은 여운이 없다. 텅 빈......

 

 

====================

 

나는 원래 귀가 얇은데, 특히 옛날부터 이 남자의 말에 혹하는 이상한 기류가 내 몸에 있다.

이 글을 읽고나니, 아 맞다, 싶은 것이다.

 

음, 그런 것 같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도 영화 보는 내내, 그들의 대사가 그들만의 대사라기 보다는

누구나 툭툭 내뱉을 수 있는 말장난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사가 좀 후지다,란 느낌이었다.

 

음, 그러나 다시 생각해 봐도 나는 재미있는 것 같아.

 

음, 그러나 그것은 정말 나의 가슴에 정확하게 파고드는 지적이네.

 

======================

 

올모에게 다시 한 번 재미거리를 선사한 듯.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