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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하고 대화

어젯밤 엄마와 40분이나 통화를 했다.

대구에서 사주명리학 교육을 마치고 기차타고 가는 중이랬던 엄마는 차분한 목소리였다.

특히 '저녁에 밥을 굶진 않냐?'며  "마죽을 사줄까?"란 말을 했다. 난 집에서 사서 보낼 바엔 차라리 돈을 받아서 안성읍내에 가서 사는게 났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학교가 싫다고, 이 지긋지긋한 학교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전히 반항을 할 수밖에 없는 학교의폭력들이 너무나도 많음을 말이다.

일반학교는 아직도 엄마시절인 70년유신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암담한 상황임을 말했다. 순간적으로 '좇같은 학교'란 말도 나왔다. 그런데 왠일인지 엄마는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내게 그런 말은 쓰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싸움을 지지하지만 "마음은 상하지 말라"는 것을 가장 강조했다.

아빠가 그 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남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았고,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남을 즐겁게 하기 때문에 지금도 건장한 것이고, 그렇기에 엄마는 항상 아빠를 존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오랜기다림(5~6년)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섹스를 하여) 만들어졌고, 그 때마다 아빠닮은 자식을 낳아돌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민안이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지만 온가족의 관심이 나한테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하긴 민안이는 워낙 혼자서도 학교 생활을 잘하니까 그런 듯 싶다. 나야 이리 휘청 저리 휘청하니 당연히 신경 쓸 수 밖에 없고 말이다.

 

평소에 엄마의 잔소리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오늘은 오히려 내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 같고, 힘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주 토요일 서울에서 핸드폰 토론회 하는 데 한번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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