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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민사고'라 불리며 국내 최초 사립 특수목적중학교(특목중)로 언론에 오르내린 청심국제중학교 올 합격생 100명 가운데 21명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사설학원(A 학원) 수강생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이 학교는 개교 후 전국 초등학교 6학년생 대상 첫 입시에서 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목중 확대 논란 속에 드러난 이 같은 사실은 특목중 입시가 초등학생까지 영향을 미쳐 과열 과외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목고 입시전문학원인 A학원 관계자는 12일 "올해 청심중에 들어간 학생 가운데 21명이 우리 학원에서 강의를 직접 들은 학생들"이라고 밝혔다.(아래 표 참조)
청심중학교, A 학원 지역 분원에서 입시설명회 이 학원은 청심중 입학에 대비하기 위해 참고서를 새로 내는 한편 초등 5학년생을 대상으로 1년여 간 해외유학 프로그램까지 개설해 놓았다. 청심중이 입시전형에서 외국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학생을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심중은 지난해 10월 진행한 세차례 입시설명회를 이 학원 소속 분당, 평촌 지역 분원 등에서 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학원은 청심중 말고도 서울지역에 특목중을 신청한 두 사학재단의 입시설명회를 13, 14일 계획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자 서둘러 취소하기도 했다. 정철화 청심중 교감은 "우리 학교가 용인 수지 쪽이나 분당에서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다 보니 강남의 한 학원생 출신이 많이 입학했을 뿐"이라면서 "특정 학원에게 유리하게 입학시험을 치르는 일은 전연 없다"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 "초등생 유학 등 과열과외는 아동학대" 교육시민단체들은 경악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특정 사설학원 줄세우기로 결국 혜택을 볼 이들은 부유층일뿐 아니라, 이 같은 행위가 일종의 아동학대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국제감각이 있는 학생을 뽑는다면서 초등생들에게 국·영·수 시험을 보니까 학원에서 훈련받은 부유한 집 아이들이 많이 합격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목중을 확대하는 것은 중학교까지 서열화하는 것으로 사회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대곤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도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초등생들을 특목중에 보내기 위해 집중 과외와 해외 유학까지 시키는 것은 일종의 아동학대 행위"라면서 "서울지역까지 특목중이 생겨날 경우 인성과 적성 교육을 강조하는 초등교육이 과열 과외로 휘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 "특목중 설립 예정대로" 서울시교육청은 영훈학원과 대영학원이 낸 특목중 설립신청을 받아들이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올 11월부터 신입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5월 서울시교육위원회에 동의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중견관리는 "일부 과열 과외가 생길 수는 있지만 특목중에 입학할 수 있는 대상은 일부에 지나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외국이나 지방에 가지 않더라도 영어교육을 제도화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중학교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부 중견관리도 "특목중 허가권한은 서울시교육감이 갖고 있어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밝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서울에도 특목중 설립이 기정사실화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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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새 교과서, 눈 건강 해친다” | |||
[한겨레 2006-04-23 22:06] | |||
[한겨레] 원색의 화려한 교과서가 어린 학생들의 눈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안과 전문의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내년부터 초·중등 교과서를 모두 원색으로 인쇄하기로 하고, 인쇄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과서 용지를 더 하얗고 반질반질한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교육부의 ‘교과서 외형 개선방안’을 보면 새 교과서 용지는 기존 용지보다 흰 정도를 나타내는 ‘백색도’는 10% 가량, 종이에 빛이 반사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광택도’는 50% 가량 높아진다. 판형 자율화와 디자인 강화 등까지 포함한 교과서 외형 개선에는 학부모들의 직접 부담분 75억여원과 교육부 예산을 합해 모두 15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돈은 좀 들지만, 원색이 잘 재현된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여줄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안과 전문의들은 인쇄용지의 백색도와 광택도가 증가하면 인쇄 효과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빛 반사율과 대비감도도 높아져 인쇄물을 읽는 눈의 피로도를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이동호(41·서울 상계동 빛사랑안과 원장) 대한검안학회 학술이사는 “최근 아토피나 알러지가 원인이 된 결막염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많다”며 “이들은 눈으로 반사돼 들어가는 광선의 양이 조금만 많아져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고, 특히 근시 증세가 있을 경우 근시 진행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지난해 학생 신체검사 결과 자료를 보면 초·중·고생 가운데 근시 학생의 비율은 40%가 넘는다. 교과서 교체가 학습효과를 높일 것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은 맞을까? 서울 역삼동 좋은사람들 성모안과의 박성진 원장(40)은 “종이의 백색도와 광택도가 높을수록 대부분의 교실에 설치된 형광등 불빛이 잘 산란돼 학생들의 눈에 눈부심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며 “이는 시력 약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집중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학습능률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은 교육부의 교과서 외형 기준 변경과정에서 개진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교과서 용지와 눈 건강과의 관련성은 아예 검토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외형 기준 변경이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없이 결정된 탓이기도 하다. 기준 변경 실무자인 정민택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사무관은 “용지를 바꿔도 학생들의 눈 건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교과서 용지 개선방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눈 건강과 관련해 검토한 근거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신홍철(41·서울 강동구 성내동 438)씨는 “지금 교과서의 컬러인쇄 품질도 나쁘지는 않은데, 섬세한 색깔 재현이 필요한 미술책이라면 몰라도 모든 교과서의 용지를 다 바꾸는 것은 돈을 들여 아이들 눈을 버리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명신(49)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장은 “교과서 종이를 바꾼다고 학습효과가 얼마나 높아질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학생들의 눈 건강에 끼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할지 의문”이라며 “교육부는 용지 교체를 시행하기에 앞서 좀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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