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05/05/22 | 1 ARTICLE FOUND

  1. 2005/05/22 기억 (5)

기억

다시 쓰는 일기 2005/05/22 14:01

그저께..

10년쯤 전에 같이 지지고 볶으며 활동하던 후배와 오랜만에 맥주집에서 마주 앉았다.

안주로 오돌뼈를 시켰더니 후배가 말했다.

"여전히 오돌뼈 좋아하네"

내가 그랬었나?

 

어제..

그 10년쯤 전에 역시 같이 지지고 볶았던 친구의 집에 점심을 얻어먹으러 갔다.

간장게장을 맛있게 먹는 나를 보고 친구가 말했다.

"이런거 안먹을것 처럼 생겨가지고 잘 먹네"

그러자 역시 함께 활동했던 친구의 부인님이 한마디 했다.

"언니는 원래 간장이나 고추장에 절인 음식을 좋아했어. 짠지 같은거..."

아..맞다..난 그랬다..

 

가끔씩 이렇게 나보다도 나를 더 잘 기억해주는 사람들을 만난다.

나는 까맣게 잊고 살아도 그들의 기억속엔 지나간 시절의 내가 생생히 살아있다.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지금의 나는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사실 오돌뼈보다 더 좋아하는 음식이 수두룩 하고 짠지는 너무 자극적이어서 잘 못먹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이 달라진 내가 그들 10년전의 기억과 마주하면 다시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다. 굳이 말하지 않는다. '지금은 이런거 잘 안 먹어'라고..

그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10년 세월을 거슬러 다시 하나가 되는 거니까...빛나던 청춘으로 돌아가는 거니까..

수만가지 고뇌와 피끓는 열정의 시간들이 고작 오돌뼈나 간장게장같은 것으로 기억된다고 해서 그 시절이 가치없어지는것도 아닌데 뭐...

오히려 나는 아직도 그들이 내 곁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쁘다.

우리가 이제 다시 새롭게 더 맛난 음식을 함께 좋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살아갈 날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테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5/22 14:01 2005/05/22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