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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8/08/09 2008/08/09 (1)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 정말 제대로 놀았다.

12월 20일 공연을 끝으로 여태 놀고 있으니 정말 많이 놀았다.

아마도 지난 이십여년간을 통틀어 가장 길게 가장 게으르게 놀았던 시간이 아닐까 싶다.

무슨 배짱이었는지 놀면서도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 그저 좋았다.

허나 요즈음 서서히 불안해진다.

사실은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하지 않았고

그러니 다시 시작하는데에는 분명 시동 걸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잘 해낼 자신은 없는데 해야만 하는것이라......

불안하다.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더욱 불안한 마음이 커진다.

인간은 누구나,

일하지 않으면 굶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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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00:03 2012/02/08 00:03

2011/11/10

다시 쓰는 일기 2011/11/10 15:53

집 이사하고 진서 학교 들어가고  많은 일들이 있는 동안에 내가 여길 너무 오래 비웠구나.

아주 잊고 있었던건 아니야. 글쎄...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을지도.....

낯설지만 낯익은 이 느낌이 좋네.

지난 밤에 집에 들어오는데 마당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이 하나하나 다 보일만큼

달이 밝았다.

보름달이었다. 어제가 정확히 보름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상하리만치 크고 환한 달.

'달이 휘영청 밝다'는게 어떤건지 알겠더라.

그러고보니 양재대로도 강변북로도, 청담대교도, 다른날보다 훨씬 잘 보였어.

순전히 달 때문이었던거다.

내 눈이 조금이라도 좋아져서가 아니고.

 

할일이 많은데 심심하다.

이건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일이 산더미같은데....안해버려도 그만인것 같고...하기도 싫고....그래서 심심한 이 마음을.

하하...

뇌가 산산이 흩어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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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0 15:53 2011/11/10 15:53

2010/11/30

다시 쓰는 일기 2010/11/30 10:24
요즘 무려 왕복 네시간씩 전철을 타고 충무아트홀에 출퇴근 하면서 뮤지컬 연습을 하고있다. 온에어라는 뮤지컬이 지난해 장사가 좀 된 모양인데 그걸 라이브버전으로 바꿔서 올리는 것이란다. 난 순전히 얼떨결에 하게됐는데 정말 뼈아프게 다시는 '얼떨결에' 뭘 하게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다짐하고있다. 왜 언제나 '네'하고 말해놓고 나중에 가서야 사태의 본질을 알게되는것일까. 그리고는 '내가 하겠다고 약속한 일이니 내가 책임을져야지' 라는 말도안되는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황망한 진상을 참고 견디는건 뭔가. 아무도 그것이 이사람의 정녕 순박하고 이타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생각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내가 그럴만해서 그런다고 생각한다. 내 수준이 그것이라 그런다고 생각한다. 아무말도 안하니까 나한테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짜증나ㅠㅠ. 내가 정말로 성숙한 인간이라면 이런 경우에 화병비슷하게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을 가질게 아니라 정확하게 내게 가해지는 부당함에 대해 얘기하고 해결을 요구해야한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러나 인생이 아는만큼 다 실제가 되지는 않는다는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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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10:24 2010/11/30 10:24

나에게는 두가지 운명이 있다.

집이 있으나 그 집에 깃들지 못하고 겉도는  집 밖의 운명과...

밖으로 나가고 싶으나 죽자고 한 곳에 스며있어야 하는 어떤 인사이드한 운명....

그러니 늘 어떤 느낌이 드냐면..

이십사시간 한 공간에서 한 발짝도 벗어난적이 없으면서 아무데도 있지 않은듯한 느낌....

집 안에서 집을 잃어버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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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23:47 2010/08/12 23:47

위인전

다시 쓰는 일기 2010/04/27 03:54

훌륭한 사람의 일생을 적은 글을 위인전이라고 하지....

그 위인전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참 많은 자극을 받았었다.

이런 인격을 가져야겠다...이런 철학을 배워야겠다.... 이런 감수성을 닮아야겠다....

무슨무슨 평전들이 아직도 귀하게 읽히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그런데 꼭 글로  읽지 않아도 햇살처럼 계시처럼 다가오는 일상의 위인전이 있다.

내게는 2002년의 한 여배우의 모습이 그랬다.

지금은 아르코 예술극장으로 개명한 그 시절의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정극 '수릉'을 공연하고 있을 때였다.

정극에 라이브 반주가 어찌나 생뚱맞았는지 모르지만...음악감독님께서 열의 충만하셨기에

어쩔 수 없이 한달내내 대학로로 출퇴근을 했다.

대극장 공연이었고 배우도 많았고 스텝도 많아서 매일 먹는 일이 큰일이었는데

지금도 도무지 생각 안나는 이름의 그 극단은 한달동안 매일 식사로 컵라면을 제공했다.

생각난다. 연습실 한 구석에 늘 쌓여있던 라면 박스들...

어느날 부터인가 아무런 간도 없이 뚱뚱하게 김에 말린 밥과 갓 담근 김치가 컵라면과 함께

제공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게 왠 목메이는 시츄에이션인가 싶다가 죽도록 컵라면이 질리기 시작할 무렵부턴 없어선 안될 주요식량이 되었다.

그건 별로 비중이 많지도 않은 한 중견 여배우가 개인적으로 싸들고 오는 음식이었는데

그 많은 밥과 김치를 매일 싸들고 오신 그 여배우가 바로 박재동화백의 부인 되시는 김선화씨였다.

참으로 대학로의 삶이 비참하다고 느끼던 바로 그 순간에 맛보았던 뚱뚱한 김밥의 기억은

나에게는 어떤 계시같은 것이었다.

김선화선생님을 보면서...그 엄청난 양의 밥과 김치를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생각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보람없고 힘겨운 사람들에게 밥과 김치같은 사람이 되고싶다고...생각했다.

요즘 나는 겨우 열명도 안되는 식구들의 밥을, 김치를 챙기면서 이름도 잘 모르는 스텝들의 식사까지 아낌없이 걱정하셨던 그 여배우를 생각한다. 나를 절대 기억 못하시겠지만....나는 그분의 밥을 기억한다.

밥을 나누는 기쁨을 가르쳐주신 그분의 마음을 기억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기억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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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7 03:54 2010/04/27 03:54

내가 나를 바꿀 수 있을까...

나는 바뀔 수 있을까....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무엇부터 시작하면 될까....

 

2년 넘게 키워오던 물고기들이 어제로 모두 죽었다.

알 대신 새끼를 낳는 모습이 그렇게 신기하더니

낳아놓은 새끼들은 도무지 자라질 않았고

물은 갈아주기가 무섭게 썩어갔다.

배를 뒤집고 죽은 물고기를 건져내기가 넌덜머리 날만큼 싫다고 느꼈을때부터

그것들이 아예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죄를 지었다.

차라리 기르지 말것을......

햄스터 영배가 늙어죽었을때(우리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최소한의 예의라도 갖추려고 노력했었다.

제일 크고 멋진 나무를 골라 그 밑에 묻어주고

가끔 지나칠때면 옷깃을 여미기도 했다.

그런데 물고기들의 죽음과 종말을 대하는 내 마음은 너무 차갑고 거칠다.

양지바른 곳에 장사치러줄 생각은 커녕...

그냥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

핑계는 있었다.

어차피 물속에 살던 것들인데 뭐..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을꺼야...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면 가까이 두지도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두려운 일이다.

죽음으로 이별한다는 것은......

그 죽음에 예를 갖춘다는 것은......

 

어항이 있던 자리는 그다지 휑하지도 않다.

그것이 언제 그 자리에 있었던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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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5 21:37 2010/04/25 21:37

2010/04/22

다시 쓰는 일기 2010/04/22 22:15

심장이 녹는것 같다.....

언제나 이유는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가 없다.

이유없이 심장은 녹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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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2 22:15 2010/04/22 22:15

갖고있던 똑딱이 디카가 망가지고...

그 김에 질렀던 구형 중고dslr 카메라로 그동안 잘 놀았는데...

단렌즈의 아쉬움이 영 가시질 않았었던거다.

뭔가.....

수동카메라라면 확 당겨주는 맛이 있어야할텐데.......

그래서 또 망원렌즈를 질렀다.

절대 취미생활에 비싼 돈 들이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을 지키고자

중고장터에서 가장 싼 기종으로 골랐건만....

그래도 출혈은 출혈이다.

이 시국에....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건....

물건을 받아놓고 보니

나는 이걸 쓸줄 모른다는 것이지....

다행히 메뉴얼이 있다.

또 열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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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47 2010/04/21 10:47

2010/04/19

다시 쓰는 일기 2010/04/19 10:32

진심으로...

잘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왜 방황이 이렇게 길었을까...

내가 찾고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것이 끝나면 또다른 방황이 시작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가게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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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9 10:32 2010/04/19 10:32

2008/08/09

다시 쓰는 일기 2008/08/09 20:18

 

비 오려는 저녁 하늘...

그림에 물감이 튄것같지 않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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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9 20:18 2008/08/09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