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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치, 한국 민주선거

* 이 글은 onscar님의 [미국, 선군정치의 나라(?)] 에 관련된 글입니다.
현대사에서 나치와 히틀러 만큼 악마적인 것으로 그려지는 게 있을까? 사실 당시 유럽의 모든 자본주의, 스탈린주의 국가들을 정복하려 했으니 모든 유럽국가들의 공공의 적이 되는게 당연했다. 반인류 범죄의 대표로 인류사에 길이 남을 것이고 그렇게 교육해야 하는 것도 너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흔히 너무도 흔히 교육 현장이나 대중매체 보도에서 빠지는 것은 바로 나치 독일이 민주적 선거로 수립된 정권이라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과정은 합법적,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였다. 1932년 37% 지지도가 1934년 무려 90% 된 것도 경악스럽다. 1932년 총선 37% (나치스당 제1당) 1933년 총선 43% (나치스당 제1당) 1934년 국민투표 투표율 96%, 찬성 90%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죽자 히틀러를 총리 겸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투표) 박정희와 유신정권은 어땠는가? 1971년 7대 대통령 선거 박정희 득표율 53.2% 1975년 국민투표 투표율 79.8%, 찬성 73.1% (유신헌법 찬반투표: 사실상 대통령 재신임 및 독재 승인투표) 전두환과 5공을 절차적으로 합법화시켜준 선거는 또 어땠는가? 1980년 국민투표 투표율 95.5%, 찬성 91.6% 불행히도, 히틀러와 나치 독재, 박정희와 유신 독재, 전두환과 제5공화국 독재 등 국가 파시즘을 민주적으로 승인해 준 것은 대다수 국민들이었다. 물론 이 중에는 민중, 서민, 저소득 노동자 등등이 포함된다. 국가가 위기에 빠졌으니 파시즘을 민주적 절차로 옹호해 달라는 요청에 대부분 사람들이 찬성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도 2번의 합법적, 민주적 선거 절차에 의해 각각 49%, 51% 지지율로 당선됐다. 전체 득표율에선 져도 투표인단 확보에서만 이겨도 대통령이 된다는 괴상스런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 덕을 본 2000년 선거는 그렇다 치더라도, 2004년 선거에선 전체 득표율, 선거인단 숫자 모두 부시가 이겼다. 테러 위협론을 들먹이며 제1기 집권내내 공포분위기 조성하고도 2004년 대선에서 히틀러나 박정희처럼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 숫자상 그나마 다행이긴 하나 그 비율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올해 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미식축구 결승전(NFL Super Bowl)과 미국 프로농구(NBA) 개막 행사는 그야말로 나치의 베를린 올림픽을 연상케 하는 광적인 미국 국가주의, 군사 절대주의를 드러낸 종교집회장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개막 행사를 군인과 무기로 채워놓은 소름끼치는 광경을 연출했고 종교부흥회장에 모인 사람들처럼 관중들은 열광했다. 오죽하면 미국의 진보적 고등학생 하나가 그걸 꼬집었을까: 수퍼 보울, 맹목적 애국주의의 전시장 Blind Patriotism on Display at Super Bowl (요즘 강의석 등 고등학생들 보면 정말 부럽다. 대단한 사회의식이다). 민주 선거 절차로 집권했다고 모든 일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그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말은 민(民)이 주인이 된다는 뜻인데 여기서 민의 개념을 한 국가에만 제한시키면 얼마든지 나치, 유신, 5공, 부시정권, 고이즈미 정권 등의 파시즘이 가능해 진다. 내 나라에서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그것도 민주 선거 절차로 민의 뜻을 받들어 파시즘 하겠다는데 뭔 상관이냐는 공포스런 논리가 튀어나온다. 내 국가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힘 약한 나라 사람들을 죽이고 짓밟는 행위는 결코 민주 선거 결과라는 것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 민(民)이 라는 말이 한 국가의 사람들만 의미할 때, 그것도 파시즘 동원체제하의 사람들만 의미할 때, 그건 민이 아니라 그냥 파시스트 구성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들의 민주선거라는 허울좋은 외투는 파시즘 합리화 선거라는 본질을 가릴 뿐이다. 민(民)을 한 국가의 사람들로 제한하는 한 이런 괴기스런 선거는 없어지기 힘들 것이다. 민(民)은 그냥 모든 사람들이다. 국적, 인종에 관계없는 숨쉬는 이웃들. 이런 넓은 개념의 민(民)을 고려하지 않은 파시즘 구성원들의 선거는 무효다. 절차는 하자가 없을지라도 내용이 썩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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