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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꽃

 

2006년 6월 11일.

봄이면 들꽃 잔치가 열리는 양산 통도사 서운암을 조금 늦게 찾아갔다.

차에서 내리니, 소여물통 모양의 나무 속에 물이 담겨 있고 노란 꽃 몇송이가 피어있다.

 

 

무슨 꽃일까?

아내는 잎의 모양으로 보아 연꽃 종류일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호박꽃을 닮은 꽃의 모양을 보면 연꽃이 아니라고 우겼다.

눈을 돌려보니 바로 옆 연못엔 같은 꽃이 하나 가득, 지천으로 피어 있다.

무슨 꽃일까?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노랑어리연꽃이다. 아내가 맞았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조금 다르다.

노랑어리연꽃은 보통의 연꽃처럼 '수련과'가 아니라 '용담과'이기 때문이다.

 

 

 

 

2006년 7월 9일 일요일,

산책삼아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엘 들렀다.

기대했던 것에 훨씬 못미치는 미술관에 실망해 일찍 발길을 돌리려다

바로 옆 야생화 화원에 꽃구경이라도 할겸 들어갔다.
 

거기서 또 노랑어리연꽃을 발견했다.

사가지고 가서 한 번 집에서 키워보려고 아주머니에게 달라고 말하자

아무렇지도 않게 두어 뿌리 툭 끊어서 구겨진 검은비닐에 담아주며 그냥 가져가라고 한다.

 

집에 오는 길에 장에 들러

함지박 모양의 항아리를 샀다.

거기에 흙을 깔고 물을 담고,

가져온 노랑어리연꽃을 흙에 단디 꽃아 베란다에 놓아두었다.


 

처음엔 비실비실해서 살아날까 싶던 것이

다음날 되니 잎들이 수면위로 자기 자리를 잡더니

그 다음날 아침에 보니 노란 꽃 한송이를 피워올렸다!

집 안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우는 식물을 접하는 신비함과 신기함과 즐거움.

아침에 피었던 꽃이 저녁이 되자 시들어버려 조금 아쉬웠는데,

그 다음날엔 한꺼번에 두송이를 피워올린다.

예/쁘/다. 노랑어리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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