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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칭개를 알고나서, 조뱅이를 보고나서, 이번엔 좀 센 놈을 만났다. 역시 꽃의 생김은 지칭개나 조뱅이의 친척뻘 되는 것 같은데, 색깔도 짙은 자줏빛으로 강렬하고, 몸집도 큰데다가 잎에 난 크고 뾰족한 가시는 위협적이기까지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엉겅퀴’다. 앗, 엉겅퀴라면 익히 알고 있던 이름.... 당장 ‘엉겅퀴야’란 제목의 민요가 떠오른다. 그 민요의 곡조와 가사 때문에 ‘엉겅퀴’하면 우리 고유의 ‘한(恨)’, 특히 여인들의 한의 느낌이 났고, 그래서 꽃도 씀바귀처럼 가늘고 여리면서도 질긴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엉겅퀴는 상상과는 영 다른 모습이다.
혹자는 그 모습을 보고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여리디 여린 실꽃잎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으로 방어하며 선 모습이 행주치마에 돌 싸서 성을 지키려던 행주대첩의 여인 같이 장하고도 아리땁습니다. (...) 우리의 어머니들도 꽃잎처럼 여린 자식들을 이렇게 보호하며 키워내지 않았나 싶습니다.”라고 민요의 정서과 같은 느낌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난 첫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좀 무섭기까지 하다.
엉겅퀴 역시 여러 가지 효능의 약재로도 쓰이고 어린잎을 먹을 수 있는데 가시가 많아 ‘가시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또 바람에 씨를 날려 번식하는(엉겅퀴 씨를 직접 보지 못했으니 설명만으로는 홀씨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지만) 풍매화(風媒花) 중 대표적인 꽃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국화(國花)라는데, 거기에는 “옛날에 스코틀랜드에 침입한 바이킹의 척후병이 성 밑에 난 엉겅퀴가시에 찔려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성내의 병사들이 깨어나 바이킹을 물리쳤다”는 재밌는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다.
※ 사진은 2005년 5월 28일 진해 시루봉에서 찍은 것.
* <경남도민일보>에 연재하는 "박덕선의 들풀-엉겅퀴' 보기
http://www.idomin.com/news/read.php?idxno=120487&rsec=S1N10
* * *
엉겅퀴야
민영 詩 / 민요연구회 작곡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잃고 홀로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잡고 머리위에 수건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르나니 님의 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두고 어디갔소 쑥국소리 목이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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