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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9
    제비꽃
    오!사랑

제비꽃

 

제비꽃.
어릴적부터 이름을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정작 그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viloet
역시 많이 들어본 이름이지만,
그것을 제비꽃과 바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건
드러내놓기 창피한 영어실력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violet제비꽃이고
제비꽃이 어떻게 생긴 꽃이라는 걸 정확히 알고 난 뒤에도
또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제비꽃이 있다는 걸 알게된 뒤에도
제비꽃에 그렇게 정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
다른 들꽃 처럼 마음을 사로잡거나 설레게 하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찾아뵌 아버지 무덤가에 핀 제비꽃은 반가왔다.
합천 매화산 등산길에서 만난 노랑제비꽃은 귀여웠다.)

 

 

제비꽃보다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이 더 각별한 건
이용악의 시 ‘오랑캐꽃’ 때문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귀중본서고로 옮겨지지 않고 일반서고에 용케 남아있던
1947년판 시집 <오랑캐꽃>을 발견했을 때의 흥분됨이란...

 

제비꽃의 모양이 마치
“머리채를 드리운 오랭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시인의 설명이 재미있다.

 

 
     오랑캐꽃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 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년이 몇 백년이 뒤를 이어 흘러 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줄께
          울어보렴 목놓아 울어나보렴 오랑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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