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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향신료>

 

 

"끝나지 않는 여행은 없으니까, 그 때가 되면 웃으며 헤어지면 되지."

 

기껏 인용해왔는데, 호로가 한 말인지 로렌스가 한 말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일단 갈 때까지 가보고 웃으며 작별하면 된다는 거, 정말 그럴까? 너무 쿨한건 아닌가;; 난 늘 당장 오늘이라도 이별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준비하면 마음이 덜 아플 것 같은 생각에, 간 보는 요령만 늘어가고 몸은 더욱 더 사리게 된다. 외로운 상태가 묘하게 편할 때가 있고, 한편으론 친밀함에 대한 갈망도 솟아나는데, 이 두 가지가 이젠 단지 종이 한 장 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종내엔 일상이 줄타기가 되어버렸다. 한데, 양쪽 감정을 마치 손바닥 뒤집듯 왔다갔다 하는 일이 완전히 비가역적인 것 같진 않은데, 두 방향 중 어느 한 방향으로의 (재)전환은 아무래도 감정의 품이 좀 더 드는 듯하다. 나는 클러치를 제대로 밟으면서 변속을 준비했다고 믿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아 보일 때가 있다. 환상 혹은 환멸, 이어지는 자기분열.

 

의 히로가 9회말 4번타자 히데오와의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2번 타자엔 그에 맞는 에너지를, 3번 타자엔 또 그에 맞는 에너지로 기어를 바꾸어 넣는 모습이 부럽다.(라고 써보지만, 사실 결국은 히로의 직구를 슬라이더로 미리 스스로 재단하지 않는, 어쩌면 자기 신뢰의 문제가 핵심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암튼 <늑대와 향신료>, 시즌 2보단 원이 나은 것 같으나 그렇다고 투가 딱히 쳐지는 것 같지도 않고.. 둘 다 추천..

 

 

이건 그냥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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