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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6

*"제55회 현충일인 6일 조기 대신 이불만 내걸린 강원 춘천시내 한 아파트단지의 모습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을 대변하는 듯 하다."

 

- 싸이월드 메인에 떠서 본 연합뉴스 기사. 씨니컬지수가 잠시 급상승했더랬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천안함에서 죽은 사람들도 '북한의 공격에 의해' 죽은 것이니 그럼 다들 순국선열이 된걸까? 가진 자들은 자꾸만 '여러분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만 말하는데 정작 죽은 당사자나 가족들의 입장에선 저 말들이 어떻게 들릴까. 순국선열이란 칭호 따위 아무짝에 쓸모도 없는데, 그나마 정말로 '조국을 위해' 용감히 싸우다 죽은 거라면 폼이라도 살텐데, 순식간에 '개죽음' 당한 이들의 존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좀 지켜주면 좋겠다. 지들 멋대로 동원해서 부려먹다가 죽고 나니깐 '용사'들이라 부르고, 정작 자기들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북한' 탓이나 하는 모습이 너무 꼴사납다. '죽어야만 기억이 되는 존재들'.

 

 *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이 사실상 전혀 증가되지 않아 가난의 대물림이 일상화된 반면 "부동산 부자", "주식 부자"들의 호강이 날로 심해졌다는 것도, 국가의 고용자측 두둔이나 단순 무관심으로 분쇄 당한 고속철도 여승무원이나 기륭전자의 비극적인 세계사상 최장기 파업들도, "개혁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무능과 비겁함으로 인해 끝내 없어지지 않아 살아남은 국보법도, 다 망각되거나 "용서" 받은 모양이었습니다. 거의 사냥 수준의 탄압을 당해온 쌍용 파업 노동자와 달리 별 방해없이 그 정치 활동을 해온 "개혁" 판매업자들이 20여년 전처럼 "독재 대 민주"라는 구도를 잡아 매우 편안한 중상층 상류의 생활을 해온 자신들을 "민주 투사"처럼 치장했는데, 사회의 상당부분은 이를 액면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자유주의자들의 패러다임에 이끌리게 된 그 "시민 사회"의 압력이 얼마나 거세기에 심상정씨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노동운동가까지도 이라크 파병을 수긍한 사람에게 표를 주라 하면서 퇴장하게 이른 것입니까? 그러면 저들이 정치시장에서의 위치를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렇게 회복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이 질문에 상당수 독자들이 "대북대결과 4대강 망동 등을 더이상 좌시 못한다 싶은 수많은 이들이 될성싶은 자유주의 정치인들에게 표를 모은 게 당연한 게 아니냐" 반문할 것입니다. 그건 다 맞는 이야기인데 노회찬과 같은 진정한 진보주의자들이 "나야말로 이명박의 진정한 대항마"라는 의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지 못한 이유가 뭐냐는 건 제 질문의 핵심입니다.""  -박노자 블로그에서

 

 

- '새벽 5시까지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오세훈이 역전을 해서 엄청 당황'했다는 친구와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 그러다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내 얘기를 듣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썩소'를 날리던 친구의 얼굴. 총학생회 선거때도 나더러 왜 투표하지 않느냐면서 연장투표마저 끝나가던 날 결국 나에게 뭐라 한마디를 했던 친구였다. 서울시민 투표권이 없긴 하지만, 내가 만약 노회찬을 찍었다고 하면 그 친구는 차라리 그나마 나를 이해해줬을까.

워낙 청개구리 심보가 강해서인지 주변에서 동네방네 '가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에 당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세요'라는 말이 너무나 싫었다. '투표로 말하세요'란 말은 마치 '투표로만 말하고 다른 때는 조용히 하세요'라는 말처럼 들렸다. 내가 아는 친구가 선거에 나왔다면 한 표 적어줬을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투표나 선거, 간접민주주의 이런 거에 체질적인 반감이 있다. 그것들이 내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유를 잘 못 찾겠다. 무엇보다 투표하러 가는 것보다 그 당시 나의 일상의 시간이 더 중요했다. 이런 나에게 '게으르다'거나 '말 할 자격'이 없다거나 라고 말한다면, 나도 뭐 딱히 할 말은 없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는 그냥 말을 섞고 싶지가 않다. 

투표율 50% 중에 90% 이상이 한나라당 민주당을 찍는 세상은 그나마 투표를 하지 않은 나머지 50%에 대한 일말의 신비감이라도 있지만, 투표율 한 90%쯤 되는데 한나라당민주당 지지율이 90%를 차지하는 세상은 끔찍한 현실이 수치로 직접 확인이 되는 것이기에 정말 더 무서을 것 같단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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