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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 게이 퍼레이드

8월 2일 토요일, 큰 맘 먹고 브라이튼을 향해 기차를 타다. 그 동안 주말에는 항상 집에서 인터넷과 함께 오타쿠처럼 지내왔는데,, 1년에 한번 있다는 게이퍼레이드, 론리 플래닛에도 소개가 되어있길래 스쿨트립을 따라 함께 가기로 했다. 브라이튼 박물관에 게이&레즈비언에 대한 역사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미 1820년대부터 게이들이 이 도시에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레즈비언 게이들의 이동이 계속 되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제부턴가 1년에 한번씩 퍼레이드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1년에 한번씩인 퍼레이드가 바로 어제였다.







브라이튼 박물관에서 본 1910년대의 와인잔. 이쁘네..



박물관의 전반적인 컨셉 중에 하나는 한창 영국이 식민지로 나갔을때 현지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해놓는 것이었다. 흔들려서 잘 보이진 않지만 한창 잘 나갈 때(?)의 영국 영토를 표시한 지도.




박물관을 둘러보고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곳으로 이동. 비가 꾸릿꾸릿 내린다. 다 커밍아웃을 한 경찰들인가보다..한국에서라면 상상하기 힘들텐데..효웅이 생각이 났다





십자가. 자세한 맥락은 모르겠지만 아마 진보적인 교회에서 나온 분들인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여기도 역시나 교회에서 피켓 들고 나와서 악마니 어쩌니 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한국의 보수파처럼 난폭하진 않았다.





소방서 혹은 긴급출동? 뭐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아예 소방차를 꾸며서 퍼레이드에 나왔다. 온갖 싸이렌을 울려대면서..





이 것도 하나의 집회라면 집회일텐데..한국과 다른 점은 중앙 무대차가 없다는 거. 그래서 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한 그룹이 지나갈 때마다 그들 각자가 준비해온 음향장치에서 나오는 흥겨운 음악들이 사람들을 들뜨게 만든다. 소리 꽥꽥 지르면서 하는 발언같은 건 상상할 수도 없다. 보통은 저렇게 큰 트럭을 빌려서 그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행진을 진행한다.





영국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bbc 뉴스에서 짐바브웨 선거 얘기를 계속 보여주던데, 자세한 맥락은 못 알아들었지만 암튼 그것과 관련한 분들인가보다. 트럭 앞 유리창 앞에 서있는 기린이 참 귀엽다.





이 지역 노조에서 나왔나보다. 한국으로 치면 아마 버스운수노조쯤 되는 곳도 보았다. 노동당 깃발도 보았고, 웬만한 그룹들에서 다들 각자의 컨셉을 가지고 나온 것 같았다.





수 영 강사들 연맹? 정도쯤 되는 곳에서 나온 사람들. 수영빤스만 입고,,,날이 꽤나 추웠는데 그래도 다들 활짝 웃는 모습..이 사람들 앞에는 수영 강사 한 명이 구르마 위에 엎드려서 자유형 수영을 하는 포즈로 계속 행진을 하는데 알아차리고 나서 한참을 낄낄 웃었다..ㅎㅎ





어딜 가나 저렇게 디자인 하는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 밖에도 정말 다양한 복장 다양한 사람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았다.










이 사진은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로얄 파빌리온. 옛날에 귀족들이 살았다던 곳이라고 들은 것 같다. 입장료가 있어서 밖에서 그냥 사진만. 한편 이 동네 박물관은 대부분 공짜..90년대 후반에 토니 블레어가 정권을 잡고 나서 바뀐 거라고 들은 것 같다.. 사실 여기 노동당도 좌파 색깔이 거의 없다고들 하던데, 그래도 복지 정책에는 은근히 변화가 많았던 것 같다, 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행진을 다 보고 자유시간. 혼자서 여기 저기를 걸어 헤메이다 잠깐 해가 나서 한 컷.





시내의 어느 한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서점. 왠지 모를 반가움에 들어가보다..ㅎ





제목이 맘에 든다. 서문을 잠깐 읽었는데 좋은 말들이 많이 써져있었던 것 같다.^^:; 할인해서 한국 돈 만원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살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ㅠ





역시나 반가움에 한 컷..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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