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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클러&코흐 영국 지부 사무실을 폐쇄시키다

헤클러&코흐 영국 지부 사무실을 폐쇄시키다

 

지난 218일 이른 아침, 영국의 무기거래 반대 활동가들이 노팅험에 있는 헤클러&코흐(Heckler&Koch) 영국 지부 사무실을 폐쇄시켰다. 이 활동가들은 세계 굴지의 무기생산기업인 헤클러&코흐의 비윤리적인 무기판매에 반대하는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서 사무실 건물의 지붕과 정문을 점거하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

 

6명의 활동가들은 이날 사무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6시에 회사 영내로 잠입하였다. 이들 중 2명은 직원용 출입구 문에 자신들의 몸을 묶었고, 다른 2명은 재고가 쌓여있는 건물의 출입구에 몸을 묶어놓았다. 이들은 미리 준비해간 자물쇠 그리고 서로의 팔을 연결할 수 있는 관을 이용하여 출입구 철제 문에 자신들을 묶어놓았다. 나머지 두 명은 회사 건물 지붕으로 올라가서 배너를 걸어놓았다. 두 개의 배너중 하나에는 “독재정권의 무장을 돕는 H&K(Arming Repressive Regimes)”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다른 하나의 배너에는 “무기 수출은 살인을 조장하는 것이다(Arms exports are facilitating murder)”라는 문구가 독일어로 적혀있었다.

 

Giving up selling guns for lent?

armed to the teeth

 

(사진출처:http://www.indymedia.org.uk/en/2010/02/446301.html)

 

이들의 행동에 헤클러&코흐의 간부직원 한 명이 활동가들을 찾아와서 점거를 풀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들은 거부하였다. 결국 점거가 시작된지 6시간 반만인 오후 12시가 넘어서야 경찰들이 특수장비를 동원하여 자물쇠와 서로의 팔에 연결되어 있는 관을 제거하고 이들을 연행해갔다. 한편, 이들의 행동을 지지한 일부 회사 직원들이 점거중인 활동가들에게 차(tea)를 가져다 주려고 했으나 경찰이 공무집행방해 등을 운운하며 가로막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헤클러&코흐는 권총에서부터 자동소총, 소형 경기관총, 기관총, 유탄발사기에 이르는 여러 소화기를 생산하는 세계 두번째 규모의 기업이다. 헤클러&코흐가 생산한 수백만개의 무기들은 현재 전세계 90여개국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소년 병사들, 중동의 '테러리스트' 집단, 수단 다르푸르의 민병대, 나이지리아의 반군, 필리핀의 무기거래상,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용병들, 세르비아의 조직적 범죄집단들이 모두 헤클러&코흐의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1991년의 보스니아, 2008년의 남오세티야(그루지아-러시아 전쟁), 2009년의 스리랑카 등 전범재판소에 기소된 바 있는 집단들도 이 회사의 무기를 사용하였다. 헤클러&코흐가 생산한 무기들은 현재까지 총 15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노팅엄에 위치한 헤클러&코흐 사무실은 나토 가입국이 아닌 국가들에 대한 무기판매와 고객서비스 제공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몇몇 자료와 증거에 따르면, 헤클러&코흐가 독일에서 무기수출이 금지된 국가로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영국을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지리아, 케냐,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네팔, 레바논, 그루지야 같은 나라들의 경우 해당 국가 안에서 자행되는 정치적 억압, 인권침해 등의 이유 때문에 독일정부가 무기수출을 금지하는 국가 리스트에 올려져있다. 헤클러&코흐는 바로 이런 국가들에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영국 지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헤클러&코흐가 생산하고 수출한 무기들로 인해 고통받던 많은 사람들이 영국 등의 곳으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하지만, 공항에서 입국자체를 거부당해서 다시 본국으로 추방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헤클러&코흐 폐쇄 캠페인(Shut Down H&K)'의 활동가들은 노팅엄에 자리한 헤클러&코흐 영국 지부 사무실을 타겟으로 삼고 지난 1년간에 걸쳐 행동을 전개해왔다.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비윤리적인 무기생산 기업이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은 주민들은 지난 2008년에 '헤클러&코흐 폐쇄 캠페인'을 시작하였고, 그동안 매월 1회씩 이 기업의 비윤리적인 기업활동을 알리는 선전활동을 진행해왔다. 주민들은 헤클러&코흐의 사무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집회를 진행해왔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 지역에서도 이 기업의 비윤리적인 무기 판매를 알려내는 캠페인을 해왔다. 작년 12월에는 활동가들이 헤클러&코흐로 공개 서한을 보내면서 어느 지역으로 어떤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하였지만, 회사는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활동가들은 헤클러&코흐를 좀 더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점거행동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이날 자신들의 행동으로 헤클러&코흐의 업무를 하루동안 중단시키는 데에 성공한 6명의 활동가들은 현장에서 바로 연행이 되었고, 사유지 무단 침입죄로 기소되었다. 현재 조건부 보석을 받은 상태이고, 첫 심리 공판은 32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참고기사 : “H&K Shut Down For A Day", 2010220,

http://nottsantimilitarism.wordpress.com/2010/02/20/hk-shut-down-for-a-day/

"Heckler and Koch successfully shutdown", 2010218, http://www.indymedia.org.uk/en/2010/02/446301.html

 

*'Shut Down H&K' 행동 소개 웹페이지 : http://www.shutdownhk.org.uk/

 

*전쟁없는세상 이번 소식지에 보낼 글. 초벌번역하고 잠들었다가 오늘 다시 읽어보니 비문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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