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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웨스트 파푸아에 개입말라

미국은 웨스트(서) 파푸아에 개입말라


[로스엔젤레스 민족통신=김영희편집위원/제1신] 웨스트 파푸아 행동 네트워크’(West Papua Action Network)는 24일 로스엔젤레스 주재 인도네시아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정부는 웨스트 파프아 원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면서 미국대기업을 보호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군사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웨스트 파푸아의 독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인도네시아영사관 앞에서. 왼쪽부터 죤 람비아크, 팻시 스파이어, 해롤드 그린(웨스트 파프아 행동 네트워크의 코디네이터)

호주의 북쪽인 남태평양에 위치했으며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섬나라인 웨스트 파푸아는 18세기부터 영국, 네델란드의 식민지를 거쳐 1969년에 인도네시아령이 됐다. 현재 인구는 약 2백5십만명으로 그중 1백여만명이 지난 30여년동안 인도네시아에서 건너 온 동양계 이주민이다. 원시와 현대가 함께 숨쉬고 있는 웨스트 파푸아는 세계관광업계에서 서구문명에 아직 침식되지 않은 나체족 원주민들의 생활을 접할 수 있는 명소로도 꼽하며 그 풍부한 전통민속예술은 현대예술가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불어 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전국을 순회강연중인 ‘웨스트 파푸아 국제인권회’의 의장이며 콜롬비아대학 인권학회의 방문연구원인 죤 람비아크씨와 2년전 웨스트 파푸아의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 McMoRan) 그래스버그 금광근처에서 총격사건으로 남편을 여윈 미국인여교사 팻시 스파이어씨가 참석했다.

웨스트 파푸아는 세계에서 금 매장량 1위, 구리 매장량 3위이며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은 미국의 뉴 올리안즈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의 대기업으로 인도네시아에 최대의 투자를 하고 있는 해외업체이다. 동사가 2002년 한해동안 번 수익은 총19억달라에 달한다.

한편, 아마존강 지역처럼 큰 강을 타고 열대림이 울창한 웨스트 파푸아는 동쪽에 있는 파푸아 뉴기니아와 함께 아시아의 폐라고 불릴만큼 중요한 생태계에 속하나 미국 대기업이 양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광산업은 수질오염등 심각한 환경파괴를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민족통신은 웨스트 파피아에서 미국으로 정치망명을 한 죤 람지아크씨, 팻시 스파이어씨와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민족; 웨스트 파피아를 잘 모르는 한국독자들을 위해 그 역사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로스엔젤레스에서 강연하는 죤씨

죤; 웨스트 피피아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냉전시대부터 미국이 어떻게 간섭해 왔는가를 우선 알아야 한다. 냉전시대인 1960년대 초 미국 케네디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중국,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네델란드의 식민통치를 받고 있던 웨스트 파푸아를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네델란드를 압박하여 1962년 ‘뉴욕 협정’(New York Agreement)을 채택하게 했다. 미국, 네델란드,인도네시아, 유엔등이 관여한 이 협정에 의해 네델란드가 물러가고 1969년 국민투표에 의해 웨스트 파푸아는 인도네시아령이 된다.
웨스트 파푸아가 인도네시아의 식민지가 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한 그 중요한 투표에 참가한 국민은 겨우 1022명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들조차 인도네시아정부가 일방적으로 선정한 친인도네시아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중요한 사실은 국민투표가 있기 2년 전인 1967년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조약을 맺어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는 한편 미국은 웨스츠 파푸아에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의 지사를 설립하고 그 막대한 세금과 수익금의 상당부분을 인도네시아정부에 납부하기로 약속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운명은 국민투표가 있기 전 미국과 인도네시아에 의해 이미 결정되었다.

한마디로 미국은 웨스트 파푸아에 개입을 말아야 한다.

민족; 웨스트 파피아주민들의 독립운동을 소개해 달라.

죤; 1962년 이후 우리는 계속 독립운동을 해 왔으나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인도네시아군대의 극심한 탄압을 받아 왔다. 지난 43년동안 인도네시아군은 10여만명의 주민들을 살해했으며 그외 고문, 강간등의 만행을 저질렀으나 이들은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인도네시아군에서도 악명이 높은 특수부대 ‘코파수스’(Kopassus)는 2001년 11월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테이스 엘루아이(Theys Eluay)까지 암살했다.

한때 우리는 무장투쟁을 벌였으나 근래에는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동 티모르의 독립은 우리의 운동에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민족; 미국은 어떻게 군사지원을 하고 있는가?

죤; 인도네시아의 많은 군인들이 미국내에 있는 군사기관인 ‘국제군사교육훈련소’(International Military Education and Training: IMET)에서 직접 훈련을 받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군대는 미국에서 공급받은 무기로 우리를 죽이며 늘 탄압한다. (편집자 주: 미국이 냉전시대에 국내와 해외도처에 설립한 IMET는 9.11이후 “반테로”로 주요목적을 바꾸고 계속 운영되고 있다. International Military Education and Training을 웹상에서 검색으로 찾으면 수십개의 홈페이지가 나와 그 실상을 알 수 있다.)

민족; (펫시 스파아어씨에게) 2년전 금광근처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로스엔젤레스에서 강연하는 펫시씨

펫시; 남편, 직장동료들이랑 두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피크닉을 하고 돌아오는 중 복병의 총격을 받아 남편 릭을 비롯한 미국시민 2명, 인도네시아시민 1명이 살해당하고 미국시민 8명, 인도네시아시민 3명이 부상당했다. 나는 당시 등과 발에 총을 맞았다.

사건 발생 이후 조사가 진전되지 않아 나는 미 연방수사국에 여러번 진정하여 진척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인도네시아군대가 개입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확실한 진상규명은 아직도 되지 않고 있다.

나와 남편은 프리모트 맥모란의 미국직원들 자녀들을 가리키는 학교에서 함께 교사로 재직하던 중이었다. 우리가 복병들에게 총을 맞아야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민족; 앞으로 계속 사건의 진상을 캘 작정인가?

펫시; 그렇다. ‘누가’ 우리를 해쳤는지, ‘왜’ 우리를 해쳤는지 반드시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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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신] 죤 람비아크씨와 펫시 스파이어씨는 24일 저녁 임마누엘 연합감리교회에서 진보언론 KPFK방송국의 주최로 열린 강연회의 연사로 참석했다.

'아침별의 나라'로 불리우는 웨스트 파푸아의 국기. 옆에 종족학살과 식민점령을 끝내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미국의 웨스트 파푸아개입에 관한 역사와 인권탄압의 진상’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죤씨는 일반 미국시민들이 오랜 식민지의 역사를 가진 웨스트 파푸아에 관심을 갖고 미국정계에 정의의 메세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펫시씨는 워싱턴 디시를 찾아가 관계 국회위원들을 만나며 복병사건의 진상조사를 직접 촉구했다고 보고했다. 주체적인 시민정신을 갖고 행동하면 이루어진다고 강조한 그는 백악관 관계 의원들에게 미국정부가 인도네시아군대를 부당하게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여 인도네시아에 군사제재를 가하도록 성공했다고 말하며 지난 2년간의 상세한 경과보고를 했다.

이 날 강연회에서는 웨스트 파푸아의 독립운동사를 그린 기록영화 ‘아침별의 나라’(Land of the Morning Star)가 상영되었다.

<출처 민족통신 0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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