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낯을 가린다.

초면에 낯을 트거나, 아니면 죽 가리거나...

 

설이라고 시골집에 내려간다.

누군가 묻는다. "집에 뭘 가져가니?"

난 대답했다.

"다 비운 김치통, 여름에 덮은 모시이불, 처분할 이불솜, 엄마한테 길이 줄여달라고 할 바지 등등"

대답하다 보니 문득 우울해진다.

 

나를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지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난 아무런 이유없이 느닷없이 상태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마냥 누워있다가 문득 벌떡 일어나 청소를 하기도 하고,

뭔가에 몰두하다가도 갑자기 넋이 나가 어수선한 틈에 퍼져버리기도 한다.

또 희희낙낙하다가도 문득 우울해져서 입을 다물기도 하고,,,

모두들 조용하면, 괜한 책임감에 혼자 계속 떠들기도 한다.

 

큰 일은 피해버리고, 소소한 일에 집착한다.

 

사람들이 많아지면,

무쟈게 우울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곳엔 가기 싫다.

사람이 많다는 기준은 5명 정도?

 

아~ 우울하다...

시골집에 내려가면, 나까지 우리 가족은 다섯.

게다가 올해는 언니의 남자친구까지 여섯. 기준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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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6 03:46 2007/02/16 03:46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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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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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우울하다...
  2. 2007/02/21 13:4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 우울한 명절... 끝났다. 고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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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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