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크게~

2009/05/21 20:38

         

                           

 

5월5일, 올 들어 처음 시골집에 갔다.

마당에 핀 꽃을 찍고 있으니, 엄마가 따라다니시며 이건 무슨 꽃, 이건 어떤 꽃,,, 알려주신다.

가끔은 시골집에서 올라오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러나,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오면, 시골집은 다시 찾아가야 하는 '의무'가 되고 만다.

 

봄꽃이 가득 피었을 때 엄마랑 꽃구경을 실컷 하고싶기도 하고,

아니면 여름 장마비가 지겹도록 내릴 때 방 안에서 빗소리 들으며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수제비를 먹고 싶기도 하고,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잔디밭을 맨발로 걷다가 간지러우면 그냥 드러누워 책을 읽고싶기도 하다.

흰눈 소복히 쌓인 날 삶은 고구마 먹으며 아빠랑 티격태격해도 좋겠다 싶다.

 

다시 무엇인가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 같다.

그것들이 내 속에 다 차서, 더 이상 숨을 들이쉴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게 되면

난 다시 그것들을 토해내느라 한참동안 웩웩거리겠지.

내 마음 속이 조금만 더 넓었으면 좋겠다.

이런 쓰레기같은 감정 따위는 흔적없이 삼켜버릴 수 있게 말이다. 마치 바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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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1 20:38 2009/05/21 20:3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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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2009/04/20 22:18

아침 출근길.

빗방울이 날리는데, 벚꽃잎이 눈송이처럼 날아간다.

비가 오는 것인지, 눈이 내리는 것인지,

연분홍 꽃잎이 바람 따라 살랑살랑 날아가다 제각기 땅 위에 내려앉았다.

 

지금은 밤.

무서운 바람 소리만 휭~ 창문이 들썩거린다.

바람에 빗방울이 불규칙하게 튀지만 거세진 않다.

빗소리, 바람소리가 세상 돌아가는 소리를 삼켜버린 지금,

 

그 소리를 틈 타 뭔가를 도모하는 사람들이 있으렸다.

 

좋은 일이면 잘 되길 바라고,

가슴 졸이는 일이면 역시 탈 없었으면 좋겠고,

못된 일이면,,, 어쩌겠는가... 날 개인 뒤에 하늘 보며 낯이 따갑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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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0 22:18 2009/04/20 22:1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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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지 않고, 부족하지 않은... 적당한, 딱 그만큼 적당한가?

일관됨. 가끔 곁길이나 샛길도 여유롭게 걸어보지만, 아예 딴 길로 접어들지는 않고 한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

 

나는 믿어보자고 했다. 상대는 못 믿는다고 한다.

난 곤란하다. 상대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

난 배가 고프다고 했다. 상대는 배가 부르다고 한다.

난 외롭다고 했다. 상대는 피곤하다고 한다.

난 무료하다고 했다. 상대는 편하다고 한다.

난 해보자고 했다. 상대는 해도 안 된다고 한다.

때론 그렇다.

 

그러나 자주.

상대는 재미있다고 했다. 난 지겹다고 한다.

상대는 논리적으로 날 설득했다. 난 귀찮다고 한다.

상대는 힘들다고 했다. 난 나도 힘들다고 한다.

상대는 나를 위로했다. 난 내가 우스워 보이냐고 한다.

상대는 진지했다. 난 진지한 상대를 비웃는다.

상대는 해보자고 했다. 난 안해도 된다고 한다.

 

난 혹시 아스팔트길을 고집하다, 느닷없이 시멘길이 좋다 했다가, 갑자기 흙길이 운치있다며...

우왕좌왕하고 있지 않나?

적당하게. 딱 적당하게, 정도에 알맞게....... 하기는 어려운 거지? 진짜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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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20:29 2009/04/15 20:29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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