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뉴코아 강남점.

20일 아침. 열하루가 지난 31일 새벽.

30일 저녁 연대대오가 1천명은 족히 넘어보였다. 사뭇 감동이었다.

아~ 이렇게들 아름아름 오는구나...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신문 한장을 이불삼아 아스팔트에 드러눕기도 하고,

우두커니 앉아있거나 서있기도 하고,,,

 

새벽3시쯤. 다시 경찰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우리도 주섬주섬 일어나 움직이고,,,

연행되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입구쪽에 몰려가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외치며...

 

아~ 18! 이게 먼 짓인가 싶다.

경찰들은 우리도 에워싸고, 나갈 수 없다며 포위한 채

킴스클럽 매장에서 농성하던 동지들을 하나, 둘, 끌어낸다.

시간이 길어지며 앉아서 구호를 외치던 우리는,

킴스클럽 입구에 불빛이 밝아지고 카메라 후레쉬가 퍽퍽 터지는 것을 보고,

"아, 연행이 진짜 시작됐구나!" 하며 놀라 일어선다.

 

그 때, 방송차에 올라타 마이크를 들고 있던 서비스연맹 간부의 외침.

"앉으세요! 여러분! 앉아주세요!"

...

앉길 뭘 앉냐며 일어나서 고함치고 소리지르는데,

옆에 있던 누군가의 외침 "지도부 지침에 따릅시다!"

슬슬 부아가 나며,,, 구호조차 짜증나기 시작한다.

"이랜드투쟁 합법이다"

"지도부를 석방하라"

"불법연행 중단하라"

...

투쟁이 불법이면 어쩔건데?

당장 연행되고 있는 조합원들은 어쩔건데?

합법이면 연행해도 냅둘거야?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너댓시간동안 갇혀서 '구호투쟁'을 전개(?)했고,

200명 가까운 매장 점거농성자들 연행이 완료된 뒤,

경찰이 터준 50cm 가량의 틈새로 걸어나왔다. 풀려났다?!

 

그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누군가 그랬다. "어쩔 수 없잖아. 구호라도 외쳐야지.."

그래, 그래서 구호를 따라 외치다 나왔다.

근데, 우리... 참... 바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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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1 16:14 2007/07/31 16:14
Posted by 흐린날

기~일었던 하루

2007/07/20 23:23

자정에 파업대오를 침탈한다고 했다.

19일 저녁 7시에 뉴코아 강남점에 갔다.

문화제가 열렸다.

21시가 좀 넘어서 문화제가 끝났다.

23시에 침탈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경찰의 움직임을 살펴본 측들은, "저것들 준비상태로 봐서는 11시에 못치겠다"고도 했다.

11시 넘아 뉴코아 강남점 근처에 2백여명의 동지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았다.

12시에 침탈한다고도 하고,

상암점엔 여경 배치가 끝났다고도 하고,

강남점엔 소방차, 구급차 등등 진압 장비가 속속 들어왔다.

계속 기다렸다.

새벽2시 침탈설이 나돌기도 했고,

상암점엔 용역까지 배치됐는데, 동지들이 많지 않다는 소식에 몇몇은 상암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다시 새벽4시 침탈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정작 경찰들은 닭장차며 소방차며 구급차며 모두 속속 어디론가 가버렸다.

다시 상암점을 먼저 친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고,

동시에 친다고도 하고,

오늘 안 칠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새벽4시.

사위는 조용했고, 경찰들 움직임도 없고,

 

급기야, 난 배신의 작두를 타고 말았다.

몇몇 동지들과 의기투합해서 인근에서 주님을 모시기 시작했다.

한시간 반 가량 집중적이고도 시끌벅적하게 퍼마셨다.

다시 뉴코아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움직임은 없다.

차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였다가 7시 넘겨 눈을 떴다.

밧데리가 완죤히 바닥이다.

왼쪽 배가 쑤셨고, 왼쪽 가슴은 무슨 몽둥이로 퉁퉁 치는 듯이 아팠다.

전날도 교섭소식 기다리다 집엘 못 들어간 관계로(그렇다고 한 일은 없지만...ㅠㅠ)

핸펀 충전도 하고 씻기도 할 겸 잽싸게 집에 다녀올 맘을 먹고 말았다. 두번째 배신의 작두.

아침 9시쯤 집에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10시에 친다고 연락이 왔다.

이번엔 진짜란다. 아~놔~ 씨...

 

집에 들어가자 마자 핸드폰 충전을 시작하며 컴을 켰다.

급하게 문자로라도 상황을 알리려고다.

근데, 어~라~ 인터넷이 안된다. 이상하다.

핸드폰으로라도 문자를 보내려고 부여잡았다.

밧데리는 겨우 한 칸 정도 불이 들어왔다.

근데, 또 어~라~ 갑자기 인터폰에서 무신 소리가 들려왔다.

"딩~동~댕~ 관리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잠시 후부터 #@%$% 점검차 정전됩니다"

허거거걱!!!

진짜 잠시(참말 아주 잠깐) 후, 충전기 불도, 컴도, 뉴스 틀어놓은 TV도 펑 꺼져버렸다.

에이~18 뭐 이래...

결국 주섬주섬 다시 챙겨 집을 나왔다. 삼실로....

하루종일 졸렸다.

 

이번 사건의 교훈!

동지들을 배신하지 말지어다...

내일도 강남점으로 갈테닷! 끝장을 봐얄텐데...

 

푸우~ 재미없는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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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0 23:23 2007/07/20 23:23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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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2007/07/12 15:47

한없이 사랑스럽고, 미안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짜~안한데,

가끔 한번씩 염장을 지르는 못말리는 부부가 있다...

 

<오늘 아침>

그녀와의 전화통화

그녀 : 언니 아픈것 같던데, 같이 병원가봐라~

나 : 응

그녀 : 오늘 연락해봐~ 니가 데리고 좀 가라.

나 : 알았어

그녀 : 꼭!

나 : 알았다니깐!

 

<잠시 후>

또 전화벨이 울린다.

샤워중이어서 안받았다.

또 전화벨이 울린다. 역시 안받았다.

나중에 전화기를 보니 부재중 전화 2통, 또 그녀다.

갈등... 사실 귀찮다. 그러나,

 

<다시 전화를 건다>

그녀 : 왜 전화 안받냐.

나 : 왜?

그녀 : 언니한테 왜 아직 연락 안했냐?

나 : 알았다고. 내가 뭐 금방 시간이 나? 좀있다 한다고.

그녀 : 얼른 해라. 내가 갈까?

나 : 아니야. 내가 한다고요.

 

<잠시 후>

이번엔 그다.

그 : (그녀가) 너 전화 안받는다던데.

나 : 통화했어요.

그 : 차분하게 통화를 좀 하라니까.

나 : 통화 했다구요.

그 : 전화 왜 안받았냐.

나 : 화장실에 있었어요. 어쩌라구요.

그 : 아니 뭐,,, 통화해봐.

나 : 통화 했다니깐욧!!!

그 : 알았다. 알았어... 끊는다. 딸깍.

 

그녀는 울 엄마. 그는 울 아빠. 못말리는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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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2 15:47 2007/07/12 15:47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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