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불가능의 예술

2016/05/29 15:5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272053005&code=960205

불가능의 예술 / 바츨라프 하벨 지음·이택광 옮김

Paul Wilson이라는 사람의 영역을 번역했을 텐데, 체코어 전공자가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책과 삶]벨벳혁명 지도자 하벨이 토해 낸 ‘양심의 소리’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인민들은 봉기했다. 이른바 ‘프라하의 봄’이었다. 잠시 체제의 개혁이 진행되는 듯했으나 소비에트 탱크의 침공을 받으면서 자유의 꿈은 사라졌다. 소비에트는 ‘정상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시금 전체주의를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극작가 바츨라프 하벨은 반체제 작가로 낙인찍혀 요시찰 명단에 올랐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 금지됐고 오히려 나라 밖에서 주목받으며 공연됐다. 그러자 하벨은 극작을 뛰어넘는 정치적 저항에 뛰어든다. 인권 존중을 외치며 1977년 일어났던 ‘77헌장 운동’의 중심에는 하벨이 서 있었다. 물론 그는 투옥됐다. 하지만 저항 의지는 꺾이지 않았으니, 감옥에서 쓴 그의 글들은 지하 출판물의 형태로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1989년, 동유럽 공산체제가 무너지던 그 해에 프라하 광장에서 인민들의 시위를 이끌었던 지도자는 하벨이었다. 11월19일 프라하 광장에는 약 20만명의 시위대가 집결했고 이튿날에는 두 배가 넘는 인원이 모였다. 이 대대적 시위는 거의 12월 말까지 이어졌다. 당시 하벨이 보여준 카리스마의 뿌리는 어떤 억압에도 굴하지 않았던 지식인으로서의 양심, 아울러 그의 글에 언제나 담겨 있던 인도주의 정신이었다. 시위대는 하벨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따랐다. 결국 12월28일 당은 일당제 포기를 선언하면서 권력을 내려놨다. 약 40일간 이어진 무혈의 혁명은 그렇게 인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아무도 피를 흘리지 않았기에 이른바 ‘벨벳혁명’으로 불린다.

 

이 책은 벨벳혁명의 지도자 하벨, 탈공산화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의 초대 대통령을 지냈으며, 1993년 슬로바키아와 분리된 이후 체코의 첫 대통령으로 재신임된 그의 연설문집이다. 대통령 선출 이틀 뒤인 1990년 1월1일의 ‘신년사’부터 1996년 프라하 공연예술 아카데미에서 행한 연설까지 모두 35차례의 연설 원고를 실었다. 한마디로 요약해 그의 정치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육성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연설문들은 다른 정치 지도자들처럼 참모들이 대신 써준 것이 아니라, 하벨 스스로 펜으로 꾹꾹 눌러 쓴 육필이다. 정치에 대한 철학적 통찰은 물론이거니와 빼어난 문장에서도 그의 남다른 ‘깊이’를 느끼게 한다.

 

책에 수록된 글들은 자신의 생각을 치장하거나 에둘러 말하지 않는 까닭에 쉽고 곡진하다. 때로는 ‘인간 하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글도 있다. 예컨대 그는 대통령이 된 지 6개월쯤 뒤에 한 연설에서 이렇게 털어놓는다. “마침내 (내가 대통령이 됐다는) 이 모든 일들이 현실감으로 다가오면서 제게 뜻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집무실로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급격히 우울해졌습니다. 깊은 바닥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지탱했던 모든 생각과 목표, 기술, 희망, 결의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자신감을 잃고 맥이 빠진 것은 물론이고 상상력이 고갈됐다고 느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맡겨진 과업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한번도 제대로 숙고해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여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감정의 심연 어딘가에 두려움이 놓여 있었습니다.”

 

물론 책의 핵심은 ‘실천도덕’으로 불리는 하벨의 정치철학이다. 그에게 정치란 ‘통치의 기술’이 아니라 ‘도덕의 실천’이었다. 그는 이 답답한 현실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보편적 책임감, 현존하는 것 위의 어떤 것에 대한 더욱 높은 책임감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란 권력의 기술이 아닙니다. 저에게 정치란 주어진 이데올로기나 이념도 아닙니다. 정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행위도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세계를 책임지고자 하는 개인의 도덕에 근거합니다.”

 

혹자는 그의 정치론을 예술가적 이상주의로 일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도덕적 정치철학을 끝까지 실천하며 살았던 하벨에게 정치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심원한 지점을 내다보지 않는 정치는 기득권 나눠먹기, 회유와 협박, 조작과 기만에 물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벨에게 정치란 도덕적 양심에 기반한 “불가능의 예술”이다. “양심은 인간 존재에 잠들어 있는 신이며, 우리는 이 신을 믿어야 합니다. 다가오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달라야 합니다. 양심이 이성을 능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느새 길을 잃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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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9 15:56 2016/05/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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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지음·이욱연 옮김 | 문학동네 

꿈도 균형을 잃고 ‘빈익빈 부익부’ 고도 성장 중국은 치료가 필요해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1990년대 후반 중국중앙방송(CCTV)은 어린이날을 맞아 각지의 아이들에게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 물었다. 베이징의 한 사내아이는 장난감 비행기가 아닌 ‘진짜’ 보잉 비행기를 받고 싶다고 했다. 시베이(西北) 지방의 여자아이는 ‘흰 운동화를 갖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중국 작가 위화(余華)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한다. “모든 것을 잃어도 꿈만 있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꿈조차 균형을 잃었다. (…) 같은 시대의 아이들이지만, 한 아이는 오늘날의 유럽에 살고, 다른 아이는 400년 전의 유럽에 사는 것처럼 어리둥절하게 느껴진다.”

 

이런 이야기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불쑥 우리를 찌른다. 우리가 믿고 있는 세상의 모습은 ‘진짜’일까. 작가는 뾰족한 사유를 툭툭 던진다. “어떤 사람들에겐 현실을 주시한다는 것이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보고 가까스로 아는 것임을 발견했다. <허삼관 매혈기>가 출판되고 2년이 지나서야 허베이(河北)의 에이즈 사건이 언론에 폭로되었다. 내가 쓴 매혈은 중국에서 벌써 반세기 동안 존재했다.”

 

저자는 “모든 사람은 그가 속한 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 사회의 병폐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다”고 말한다. 자신 또한 ‘한 사람의 환자’라고 자처하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차라리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라고도 말한다. ‘문학 외에는 관심 없다’는 일부 문학계 사람들의 편협함을 질타하면서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다. “오늘을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특히 전혀 모르는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자신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본인의 치장에만 여념이 없다. 중국의 아파트들은 끊임없이 인테리어를 바꿔 작가가 사는 곳까지 소음으로 시끄럽다. 크게 보면 중국 전체가 건국 60주년 준비로 톈안먼 광장을 단장하고 ‘위풍당당한’ 열병식 준비로 바쁘다. 그러나 작가에게 “60주년이란 59주년보다 한 해가 늘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위층의 전기 드릴 소리가 멈추자 비로소 “정상적인 생활”이 돌아올 뿐이다. 중국의 고도성장이란 것도 결국 감춰진 많은 희생 위에 있다는, 그래서 “100위안을 지불하고 10위안을 받는”것이 아니었느냐는 반성도 내놓는다.


서구 사회도 다를 바 없다. 작년에 동료 작가에게 온통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만 질문하던 노르웨이 기자들은 올해 잔뜩 긴장하고 준비했던 위화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티베트 문제에도 맹목적으로 한쪽 편만 들기보다 역사와 맥락에 대해 더 공부할 것을 주문한다. 미국 노턴 출판사 이사장의 말을 빌려 서구 언론과 대중에 대한 냉소도 던진다. “당신 손가락이 화상을 입었을 때 언론이 보도를 하면 그것은 진짜고,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가짜지요.”

 

이번 산문집에서 그는 작품의 창작일기에서부터 작가지망생 시절 이야기, 영화와 독서 편력, 미국 프로농구(NBA)를 보러 직접 미국에 건너간 ‘광팬’의 면모까지 소탈하게 털어놓는다. <인생> <허삼관 매혈기>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작가가 내놓은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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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 20:53 2016/05/21 20:53

블로그에 글쓰기

일상 2016/05/17 21:11

블로그에 글쓰기를 안 한지 꽤 되었다. 이유는 글쓰기가 싫었던 것인지 모른다. 트윗터에도 글을 잘 올리지 않고 페이스북에도 잘 쓰지 않는다. 마치 일기처럼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좀 신기하기도 하다.

예전과 비교하면 여유가 없어서 글을 자주 올리지 않는다고 하는 게 더 낫겠다. 여유가 없다는 것은 어떤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에 관해 나름 심사숙고하여 글을 작성해야 하는데, 심사숙고하기가 싫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여튼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생각도 하고 뭐 삶이 요구하는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정신력도 요구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분명하다. 

다시 블로그에 일기라도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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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21:11 2016/05/17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