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스파게티

지나가는 말로,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에게 장난삼아 "면(Noodle)은 중앙 아시아에서 시작되어서, 중국과 이탈리아로 퍼져나갔데"라고 이야기했더니, "파스타는 면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고 스파게티는 그 중에 하나"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사실, 파스타는 만두같은 것도 있으니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런데, 그런 농담따먹기 하다보니, 매일 저녁을 한식, 즉 밥과 찌개 혹은 각종 분식(라면, 국수, 칼국수, 떡국, 만두국)으로만 만들어 먹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스파케티를 해먹기로 하고 면과 토마토 소스를 샀는데.... 첫번째 시도: 뭔가 싱싱한 생면(생칼국수 비슷한 것)을 파는 것 같아서, 그것을 구입해서 포장지에서 시키는대로 소금 쪼금 넣고 정해진 시간을 초시계로 측정해서 만들었는데, 결과는 토마토가 첨가된 삼일지난 떡뽁기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도 처음한 스파게티니까, 맛있게 먹고 두번째 시도:지난 번의 문제는 생면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나름대로의 추측에, 건면(보통 스파케티 면)을 구입해서 다시 시도. 근데, 지난 번에 토마토 소스를 작은 것을 구입했기 때문에, 소스가 부족. 그래서 그냥 3분짜장을 삶은 스파케티에 넣어 먹었다. 건면을 삶은 시간이 짧아서, 생라면+맛없는 짜장범벅 먹는 기분이 들었다. --:: 몇일 후, 다시 그 이탈리아 친구에서, 스파게티 면을 얼마나 삶아야 하나등등을 물어보다가, 같이 점심먹던 사람들이 자기는 어떻게 스파케티 만들어 먹나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탈리아 친구 말하길, 자기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스파게티 같은 것은 만들어 먹지 않는단다. 어.. 면만 삶으면 되는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냐라고 모두 궁금해 하자, 그 친구 왈, 토마토 소스같은 것을 가게에서 사서 먹는 것은 전자렌지에서 녹여 먹는 3분 요리와 뭐가 다르냐.. 그건 '요리'가 아니다.!!! 스파게티는 소스를 만드는데 적어도 한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혼자서 해먹기에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이야기했다. 키가 커다란 이탈리아 아저씨가 요리에 대해 한마디 하니, 모두 우와와아...싱가포르에서 온 한 여학생이 내가 속한 업계 용어로 요리도 'first principles'(가장 기본적인 법칙으로 부터 자연의 성질을 추론하는 이론)로 해야 하냐고 이야기해서 모두 폭소. 아마, 나물을 모두 시장에서 사온 후에 밥만해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