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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9
    <말라노체>, 구스 반 산트 (2)
    하노이
  2. 2007/04/19
    <버스를 타자>와 뒷담화에서,
    하노이

<말라노체>, 구스 반 산트

 

말라노체

 

 

말라노체

 

 

 

 

말라노체, Bad Night, Mala Noche, 1985, 구스 반 산트

 

 

뺀질대는 월트, 철없는 죠니, 불쌍한 로베르토.

어쩜 좋아. 좋아, 이 사람들.

 

- 코코펀 이달의 운세에 충격받으며 종로를 걷던 4월 14일 저녁, 스폰지하우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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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자>와 뒷담화에서,

 

 

*

 

이리가라이에 대한 집담회가 끝나고 나서

알 수 없는 흥분과 끈적한 충만함,

그리고 나로 시작해서 지구 맞은 편까지 뚫어낼 듯한 공허함에 사로잡혀서,

 

 

단대에서 진행하는 420 교양 자리에 가기로 했다.

(언제든지) 보고 싶은 얼굴들도 있고

<버스를 타자> 영상물을 본다고 하기에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거의 기울고 있었지만

집담회 후의 공허함이 한 몫한 것도 틀림없다.

 

 

새내기 때 보고, 2학년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본 영상인데.

새터에선 기억이 거의 없고 새내기 때엔

숨죽여 울었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이번엔, 그냥 '거리'란 걸 두고 보고 싶었다.

이전과 좀 '다른' 것들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정말 나는 뻘쭘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4월실천단장이 후배이고,

기껏해야 보이는 같은 학번이라고는 단대 학생회를 하는 사람과

그를 벗어난 둘, 셋 정도의 사람들인,

'새내기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이런 자리에 참여한다는 게 '내겐'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제쳐두고라도

어쩐지 자리가 불편하다.

 

집담회부터 같이 있던 언니를 꼬셔서

-언니한테 쪼꼼 미안했지만 언니랑 같이 있으면 내가 덜 불편할까봐-

같이 가서 영상물 시작을 기다렸다.

 

("언니, 새내기가 삼수를 해도 내가 언니란 사실이 실감이 잘 안나.."

"받아들여..")

 

 



 

영상물은, 모처럼 보게 되는 익숙한 얼굴들이 새삼 반가우면서도 가슴이 뜨끔뜨끔했다.

 

다소 이전보단 담담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건,

이전에 이 영상물을 봤던 때 이후에

내가 겪었던 어떤 경험들과 이 영상물이 너무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큭

 

 

어쨌든,

그래도 같이 보는 언니님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내 안으로만 침잠하는 건

가까스로 벗어나서 영상물을 봤다.

 

 

그냥

비단 이 영상물에만 국한되는 생각들은 아니지만,

전경들, 경찰들과의 몸싸움 장면들.. '끌려가고' '맞고' '때리는' 그런 장면들..

은 정말 혼란스럽다.

나오면 일부러 고개를 돌리거나,

그럴 필요 있나 하는 생각에 보려고 하다가도 너무 깝깝하다.

이걸 왜 보여줘야만 하나. 보여줘야 한다면 이유는 뭐고, 어느 정도의 길이가 '적당'한가.

그 상황에서도 어떤 장면들을 담아야 하는 건가.

새삼 저상버스를 처음 타게 되는 분의 환한 미소를 담은 장면이 더 소중하게 와닿는건..

이런 생각과 관련이 있을까 없을까..

 

수많은 집회에서의 발언 장면과 공무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성별을 시각/청각적인 정보(외모, 목소리..등)로 파악하면서

괜시리 한숨이 나오고, 어쩌다 등장하는 여성들의 모습에 더욱 눈이 가는 건 뭐..

 

딴 소리지만 대체 행정부에서 면담은 왜 있는건지.. 보여주기식이 아닌 면담들이 있는건지.. 궁금해졌다 정말..

 

*

 

영상물을 보고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문득 궁금해져서

몇십분만 앉아있으려던 것이

 

조금씩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타이밍을 못잡기도 했지만

나름 재미있기도 해서 마칠 때까지 있어버렸다.

 

어쩌면 영상물을 본 것보다 더 .. 날 흔들어놓은 자리일지도 모르겠다.

 

새내기들이 느끼는 듯한 발화의 압박과,

내가 보기에 마찬가지로 어떤 2학년들에게서 느껴지는 발화의 의무에 대한 압박이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

나 역시 포섭되어 있으면서도

어떤 3학년들에겐 '이젠 발화 자체의 의무에 대한 압박보단 자기 위치를 통해 스스로를 더 객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내가 나에게도 하는 그런-기대를 눈치껏 보내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다 나누고 난 다음에,

내가 있던 조에서 사회를 봤던,

sh씨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면서, "미안"하다고 말해버렸다.

그런데, 그게 계속 떠오른다.

대체 뭐가 미안했을까... 하는... 미안하다고 말한 그게 더 미안한 건가 하는.. 그런.

 

 

 

 

 

-

 

 

포스트 쓰는 거 어렵다.

글 쓰는 거 어렵다.

내 생각을 하는 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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