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SeLEF>, L-shorts
- 하노이
- 2007
-
- [트린 T 민하 기획전] <A t...
- 하노이
- 2007
-
- [사진] Pride parade,(3)
- 하노이
- 2007
-
- 친절? 희생?(1)
- 하노이
- 2007
-
- ( )에게 쓰는 편지,
- 하노이
- 2007
말라노체, Bad Night, Mala Noche, 1985, 구스 반 산트
뺀질대는 월트, 철없는 죠니, 불쌍한 로베르토.
어쩜 좋아. 좋아, 이 사람들.
- 코코펀 이달의 운세에 충격받으며 종로를 걷던 4월 14일 저녁, 스폰지하우스에서.
*
이리가라이에 대한 집담회가 끝나고 나서
알 수 없는 흥분과 끈적한 충만함,
그리고 나로 시작해서 지구 맞은 편까지 뚫어낼 듯한 공허함에 사로잡혀서,
단대에서 진행하는 420 교양 자리에 가기로 했다.
(언제든지) 보고 싶은 얼굴들도 있고
<버스를 타자> 영상물을 본다고 하기에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거의 기울고 있었지만
집담회 후의 공허함이 한 몫한 것도 틀림없다.
새내기 때 보고, 2학년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본 영상인데.
새터에선 기억이 거의 없고 새내기 때엔
숨죽여 울었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이번엔, 그냥 '거리'란 걸 두고 보고 싶었다.
이전과 좀 '다른' 것들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정말 나는 뻘쭘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4월실천단장이 후배이고,
기껏해야 보이는 같은 학번이라고는 단대 학생회를 하는 사람과
그를 벗어난 둘, 셋 정도의 사람들인,
'새내기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이런 자리에 참여한다는 게 '내겐'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제쳐두고라도
어쩐지 자리가 불편하다.
집담회부터 같이 있던 언니를 꼬셔서
-언니한테 쪼꼼 미안했지만 언니랑 같이 있으면 내가 덜 불편할까봐-
같이 가서 영상물 시작을 기다렸다.
("언니, 새내기가 삼수를 해도 내가 언니란 사실이 실감이 잘 안나.."
"받아들여..")
영상물은, 모처럼 보게 되는 익숙한 얼굴들이 새삼 반가우면서도 가슴이 뜨끔뜨끔했다.
다소 이전보단 담담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건,
이전에 이 영상물을 봤던 때 이후에
내가 겪었던 어떤 경험들과 이 영상물이 너무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큭
어쨌든,
그래도 같이 보는 언니님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내 안으로만 침잠하는 건
가까스로 벗어나서 영상물을 봤다.
그냥
비단 이 영상물에만 국한되는 생각들은 아니지만,
전경들, 경찰들과의 몸싸움 장면들.. '끌려가고' '맞고' '때리는' 그런 장면들..
은 정말 혼란스럽다.
나오면 일부러 고개를 돌리거나,
그럴 필요 있나 하는 생각에 보려고 하다가도 너무 깝깝하다.
이걸 왜 보여줘야만 하나. 보여줘야 한다면 이유는 뭐고, 어느 정도의 길이가 '적당'한가.
그 상황에서도 어떤 장면들을 담아야 하는 건가.
새삼 저상버스를 처음 타게 되는 분의 환한 미소를 담은 장면이 더 소중하게 와닿는건..
이런 생각과 관련이 있을까 없을까..
수많은 집회에서의 발언 장면과 공무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성별을 시각/청각적인 정보(외모, 목소리..등)로 파악하면서
괜시리 한숨이 나오고, 어쩌다 등장하는 여성들의 모습에 더욱 눈이 가는 건 뭐..
딴 소리지만 대체 행정부에서 면담은 왜 있는건지.. 보여주기식이 아닌 면담들이 있는건지.. 궁금해졌다 정말..
*
영상물을 보고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문득 궁금해져서
몇십분만 앉아있으려던 것이
조금씩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타이밍을 못잡기도 했지만
나름 재미있기도 해서 마칠 때까지 있어버렸다.
어쩌면 영상물을 본 것보다 더 .. 날 흔들어놓은 자리일지도 모르겠다.
새내기들이 느끼는 듯한 발화의 압박과,
내가 보기에 마찬가지로 어떤 2학년들에게서 느껴지는 발화의 의무에 대한 압박이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
나 역시 포섭되어 있으면서도
어떤 3학년들에겐 '이젠 발화 자체의 의무에 대한 압박보단 자기 위치를 통해 스스로를 더 객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내가 나에게도 하는 그런-기대를 눈치껏 보내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다 나누고 난 다음에,
내가 있던 조에서 사회를 봤던,
sh씨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면서, "미안"하다고 말해버렸다.
그런데, 그게 계속 떠오른다.
대체 뭐가 미안했을까... 하는... 미안하다고 말한 그게 더 미안한 건가 하는.. 그런.
-
포스트 쓰는 거 어렵다.
글 쓰는 거 어렵다.
내 생각을 하는 게 어렵다.
댓글 목록
가령
관리 메뉴
본문
아, 푸후후. :-)영화 못본지 10일도 넘었어 으으으.
부가 정보
하노이
관리 메뉴
본문
앗 *_*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