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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the Boss - 협상게임에서 롤플레잉의 재미를 느끼다.

 

 보드 게임 장르중 '협상'이라는 장르가 있다. 흔히들 보드게임하면 주사위 신神에게 모든걸 내 맏기는 부루마블류의 게임을 상상하기 쉬운데 사실 인기있는 게임들의 장르를 보면 협상이나 전략, 경영 등이 많은 것은 운이나 재수보다 게이머의 실력에 의해 게임의 승패가 좌우되는 게임들이 더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협상이라는 장르는 이른바 '말빨'과 '눈치'등 주사위 운과는 상관없는 '실력'들이 게임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I'm the Boss라는 게임은 전설적인 게임디자이너 시드 잭슨의 1994년 작 Kohle, Kie$, & Knete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협상 장르의 백미로 꼽히는 타이틀이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도우미에게 게임을 골라달라고 하면 권해주는 몇개의 유명게임중에 하나이니 많이들 해보셨을 듯.

 게임의 대략적인 진행방식은 입찰대상과 배당금이 정해진 개개의 사업에 대해 보스(제안자)가 사업자들을 끌어모아 배당금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 같은 자격으로 낮은 몫을 제안하여 들어오는 각각의 플레이어들과 각종 모략과 술수로 이를 저지하려는 플레이어들간의 경쟁, 그리고 합종연횡을 통해 더 많은 배당금을 노리는 작전세력등의 협상과 권모술수로 게임은 더욱 풍성해진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롤플레잉(Role-Playing),   즉 역할 연기를 하게 되는데 예를들면, 자신이 애초에 요구했던 배당액을 입찰에 성공하지못한다하더라도 밀고나가는 뚝심있는 사업가나 약간의 이익이 되는 곳이라면 의리나 도의적인 책임은 도외시하는 파렴치한 사업가, 또는 금전적 이익보다는 플레이어들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몽상가적 사업가 등등 여러유형의 사업가 형태를 연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언젠가 지인들과 함께 이 게임을 진행하게 됐을 때 나는 악랄하고 파렴치하고 비굴하기까지한 양아치 사업가로 분했다. 더 많은 배당을 위해 지난 턴의 사업적 동지와 연을 끊는 것은 기본이고 보스에게 아양떨기와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중상모략을 통해 협상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게임의 공간을 롤플레잉의 공간으로 본다면 나는 연기자이고 보드판은 무대이기때문에 나는 성실히 악역을 수행했다.

 그런데 이 롤플레잉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 양모양(내 여자친구다)은 내가 더 많은 액수의 배당을 제안했는데도 더 낮은 배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찰자와 계약을 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입찰자중 그녀의 친구들이 있기때문에..

 이런..나는 이 게임의 재미와 연기를 하는 것의 당위성 등등등 나의 게임철학을 동원해 설득을 시도했지만 그녀는 돈보다 의리를 선택하였더라..

 아무튼 게임은 그렇게 진행되고 마지막 순위를 정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런데 극악무도한 금융자본가를 연기했던 나는 6명중 공동4위였고-_- 자본주의를 모르는 철없는 사업가를 연기한(또는 그녀의 본질이었든지간에) 양모양은 6명중 1등을 하였던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 게임을 안해보신 분들은 나중에 친한 사람 5명을 모아서 보드게임방에 들러 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들여 월스트리트의 영웅 또는 반영웅이 되어보시라. 어떤 사업가를 연기하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니까.. 그것이 롤플레잉이다.


 

 

*참고 : 다이브다이스 I'm the Boss 리뷰



패키지 모양새 - 하나 사고싶다


이분이 시드 잭슨? 시드 마이어랑은 무슨 관계일까?

 

깔끔한 보드 디자인과 일러스트


플레이어 카드와 방해카드

 

협상이 진행중인 보드 - 굉장한 난투극이 벌어진것 같다. 친구들끼리 의 상했을 수도..


게임상의 화폐 - 시드 잭슨의 캐리커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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