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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mba Wamba - She's got all the Friends

 첨바왐바가 EMI에서 음반을 내기 시작한 97년 부터 붙어다녔던 그 논쟁들은 사실상 첨바왐바의 음악을 이해하는 것에 필요한 수 많은 팩트들 중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 부차적인 것일 수도 있다.(다만 그들의 당시 행보가 논쟁 적일 수밖에 없는 건 그들이 80년대에 외쳤던 음반 자본가들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상당했기 때문이겠지. 이들에겐 EMI로 적을 옮긴 크레쉬를 '손이 더러워졌다'라는 말로 비난한 전력도 있다.)

 

 첨바왐바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사용한 몇가지 전술중 정말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음악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네오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그들이 펑크적인 댄스음악으로 혁명을 이야기 하던 당시에 우리의 수준은 민중가요에 담긴 '뽕끼'를 인정하느냐 마느냐 같은 유아적 고민들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첨바왐바의 전술은 항상 그들의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낄 만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는 신나는 비트와 달콤한 선율, 그리고 최신의 감각들을 음악속에 녹여내어 우리에게 선물하는 것이었다. 그 속에서 신나게 춤을 추든 계급적인 고민을 발견하고 투쟁의 의지로 승화시키든 그것은 이미 우리 손에 들어와 있는 문제였다. 그들이 이용한 음악적 형식들은 또한 그들이 하려고 하는 얘기를 적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첨바왐바의 97년 앨범 'tubthumper' 이후 'wysiwyg'이 발표되기 까지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은 특별판의 성격이 강하기에 tubthumper의 연속이라 할 만한 정규 앨범은 2000년 작  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이라고 할 수 있다.

 WYSIWYG 앨범을 구성하는 수많은 장르들과 편곡법, 그리고 8명이라는 인원이 뿜어내는 연주의 카리스마들은 현재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계급적, 성적, 인종적, 종교적 문제들을 나타내는 각각의 메타포처럼 들린다. 또한 그 짧은 트랙들이 음반전체를 보면 마치 하나의 트랙인듯 모호하게 연결되는 형식은(컨셉 앨범자체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마치 그렇게 떨어져 있는 듯 보이는 현상들이 실은 핵심적인 하나의 문제상황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들린다. 

 

 음반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라서 첫번째로 싱글 커트된 She's got all the Friends만을 소개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인것 같아 좀 그렇지만 소개하는 의미에서^^

 

(이 곡 역시 CF배경음악으로 등장한 적이 있는 친숙한 곡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제게 이 앨범은 짜증나는 군생활 버티게 해준 몇장의 음반들 중 하나라는 특별함도 가지고 있죠^^ 즐감!)

 

 

♪ Chumba Wamba - She's got all the Friends ♪

 

 

* 이 글은 NeoScrum님의 [우리는 음악 밴드가 아니고 계급 전사들이다]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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