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질'에 대한 이야기는 안 나오는데?
방금 전 조국 구속영장 기각 관련하여 포스팅을 한 후, SNS를 들여다 봤더니 언론보도때문에 난리가 났네. 뭔 일인가 싶어 기사 검색을 했는데, 문제가 된 건 상당수 언론사들이 "죄질이 무거우나"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이전 포스팅에 긁어 붙인 기각사유 전문을 다시 읽어보았지만, 어디를 봐도 "죄질이 무겁다"는 표현이 있거나 또는 그러한 뉘앙스의 문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법원의 판단은 정확하게 직권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로 인하여 부정적인 결과의 발생이 있었다이다. 그렇기에 향후 재판에서 그것이 위법행위로서의 직권남용인지, 아니면 정무적 판단의 미스였는지가 가려질 것이다. 그런데 왜 "죄질이 무겁다"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왔을까.
SNS의 논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결국 언론이 검찰이 불러준 이야기를 받아쓴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일부 언론을 보면 저 "죄질이 좋지 않다"는 말을 권덕진 부장판사가 기각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구두로 표현한 것같은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 그게 맞는지는 의심스럽다. 요샌 영장판사가 기각사유를 기자들 불러놓고 따로 설명하나?
아무튼 기각사유 전문을 다시 훑어봐도 죄질의 경중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나오지 않으며, 매우 건조하게 검찰의 범죄소명이 일부 인정될 부분이 있지만 구속수사를 할 이유는 없다는 게 그 내용의 다다. 난 최소한 이런 경우만이라도 언론이 사실에 국한된 멘트를 날려줬으면 싶다. 문구 하나가 사건 자체를 왜곡시켜버릴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