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원 재외동포법개정안에 대한 비판

당 내 보고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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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 2005년 5월 4일 개정되고 5월 24일 공포 시행된 국적법 신설조항이 문제가 됨
[국적법]제12조 ③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병역의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 한하여 제14조의 규정에 따른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다.
1. 현역, 상근예비역 또는 보충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이는 때
2.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때
3. 제2국민역에 편입된 때


○ 원정출산, 공무 업무 등의 이유로 해외 체류시 출산 또는 해외 유학 중 출산한 자녀들의 경우 병역을 마치기 전까지는 한국국적을 버릴 수 없다는 취지의 신설조항

○ 법률 시행 이전에 병역문제 등의 이유로 일부 상류층 인사들이 대거 자녀들의 한국국적을 포기시킨 사태 발생

○ 상류층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고, 국민의 의무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의 목소리가 높아짐

○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병역면탈을 위해 고의적으로 국적포기를 한 자들에 대해 재외동포법의 혜택을 주지 않도록 하려 함

○ 국회본회의에서 홍준표 의원의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부결됨.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은 5명의 찬성, 2명의 기권, 3명의 불참이 있었음. 이에 대해 기권한 의원 및 불참한 의원에 대한 비난 쇄도


2. 홍준표 의원 발의 재외동포법 개정 법률안의 내용
"직계존속이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하여 외국국적을 취득함으로써 이중국적자가 된 남자가 종전의 '국적법' 제12조의 규정에 따라 만18세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적을 이탈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외국인이 된 자는 제2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재외동포로 보지 아니한다."


3. 재외동포법의 취지와 내용
○ 700만에 달하는 재외동포들에게 고국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고 재외동포들의 출입국 및 국내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제정 시행

○ 특히 일제강점기 강제로 외국에 끌려가 현지에서 살게 된 동포들의 경우 본인 및 그 자녀들이 부당히 외국인으로 취급됨에 따라 발생하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취지가 있음

○ 현행 재외동포법은 재외국민 및 외국국적동포에 대해 출입국에 있어서 편의제공, 체류기간 보장, 부동산 금융 외국환거래 등의 편의제공 및 의료보험 제공 등 혜택을 주고 있음


4. 홍준표 의원 개정 법률안의 목적
○ 비록 병역면탈을 위해 국적을 포기한 자라 할지라도 재외동포법에 의히 '외국국적동포'로 인정됨으로써 별다른 불이익을 줄 수 없음

○ 상류층의 자제들은 병역면탈을 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의무는 회피함에도 국가에 의한 보호는 향유하게 됨. 따라서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불신을 조장

○ 병역면탈을 위해 국적을 포기한 자들에 대해 재외동포의 자격을 박탈함으로써 일정한 불이익을 주자는 것이 개정 법률안의 목적


5. 예상되는 실효성
○ 현행 국적법, 출입국관리법, 재외동포법 등 법률은 병역면탈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조치가 미흡한 것이 사실임

○ 현재는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 제10조제4호 및 법무부 출입국관리지침에 의하여 병역면탈자들의 국내출입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정도의 조문을 두고 있음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 제10조 재외공관의 장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사증을 발급하고자 하는 때에는 제9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그 승인에 관한 절차는 제8조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의한다.
4.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제5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대한민국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기타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

○ 홍준표 의원의 개정안대로라면 외국인에 비해 외국국적동포가 가지고 있는 특권 중 일부를 병역면탈을 이유로 국적포기를 한 자들로부터 박탈하는 효과가 있음

○ 또한 현재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과 법무부 지침 사항에 의존하고 잇는 내용을 법률로 승격시킴으로서 대사인적 효력을 직접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6. 우려되는 지점
○ 홍준표 의원의 개정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현실적 측면과 법리적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음

(1) 현실적 문제
▷ 첫째, 이번 사태와 관련된 병역면탈자가 해외동포가 아닌 외국인으로 대우된다고 해도, 현재(특히 IMF 이후) 외국인의 투자 등에 대한 규제와 제한이 내국인에 비해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상황에 비추어볼 때 실질적 혜택박탈의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의심스러움

▷ 둘째, 이미 출입국관리법 및 그 시행규칙과 법무부 지침, 국적법 등에 의해 병역면탈을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자들에 대해 제한이 가해질 수 있음. 따라서 법률로 정해진다고 해서 그 실효성이 크게 차이가 날 부분은 없을 것임. 오히려 문제는 법무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가와 병역면탈을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자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인가 임. 현재에도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 것일 뿐이며 법률에 해당 조항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님.

▷ 셋째, 현재 자녀들의 국적을 포기시킨 상류층의 경우 이러한 법률 시행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별다는 불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음. 실제 경제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재외동포로 취급되던 외국인으로 취급되던 별다른 불이익을 받을 것이 없음. 다른 나라 국적으로 국적이 일원화되는 경우 해당 국적국가의 보호를 충실히 받을 수 잇으며 경제력 등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자신들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임

(2) 법리적 문제
▷ 홍준표 의원의 개정안은 "종전의 국적법 제12조의 규정에 따라 만 18세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적을 이탈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외국인이 된 자"라는 조건이 있음. 이 조건은 결국 2005년 5월 24일 이전에국적을 포기한 모든 "남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함. 이것은 형법 등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입법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소급입법을 할 수 없게 하고 있는 법률원칙에 위배됨

▷ 권리에 대한 박탈은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것임. 그러나 홍준표의원의 개정안은 '가능성'만으로 권리를 제한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킴. 국적포기결정의 원인이 병역면탈을 위해서라는 정황적 확신이 있을지라도 외국국적동포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서는 명백한 근거가 필요한 것임. 홍준표의원의 개정안에 따른다면 단지 국적을 포기했으며 그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얼마든지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게 됨

▷ 홍준표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병역면탈자 본인'이 제재를 받게 됨. 그런데 이번 국적포기사태는 병역면탈자 본인이 일으킨 사태가 아니라 그 부모 또는 조부모들이 발생시킨 문제임. 따라서 홍준표 의원의 법안대로라면 문제를 일으킨 자들은 책임에서 자유롭고 자기 판단에 따른 결정을 하지 않은 현재의 아동들은 성장 이후 부모나 조부가 일으킨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신종 연좌제' 현상이 발생하게 됨. 권리의무관계 있어서 당사자가 그 책임을 져야한다는 법률원칙이 정면으로 깨짐

▷ 홍준표의원의 개정안은 병역면탈을 목적으로 국적포기를 한 자들을 선별하는 과정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음. 권리의 제한은 명확한 요건이 필요하고 따라서 병역면탈자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국적이탈의 동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바, 이번 경우처럼 병역면탈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진 국적포기에 대해 본인에게 그 사유를 묻는다는 것은 불합한 것임


7. 홍준표 개정안의 근본적 한계
○ 이번 홍준표 의원의 재외동포법 법률개정안의 본질적 원인은 우리나라의 병역제도와 관련이 있는 것임

○ 최근 발생한 대규모 국적포기사태, 홍준표의원의 재외동포법 개정발의 사태, 전방 GP 총기난사사건,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동의안 사태 및 소위 '국방개혁'의 지지부진한 현상 등 일련의 사태는 모두 그 근전에 국민개병제(징병제)로 이루어진 현재의 병역제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음

○ 병역제도의 전반적인 개선 없이 이루어지는 이와 같은 근시안적인 대안은 장기적으로 실효성을 거둘 수 없음

○ 또한 홍준표 의원의 개정안은 현재 재외동포법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법안임. 즉, 재외국민 또는 외국국적동포의 조세문제, 참정권 문제 등 다른 문제와 더불어 병역문제가 총체적으로 고려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안은 오직 병역문제에만 집착하여 대중인기영합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임

○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이번 홍준표 의원의 발의안은 '국가주의적 관점' 또는 '민족주의적 관점'에 근거한 것임. 즉, 군 입대를 해야 하는 군복무대상자들의 인권보다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를 가야한다"는 이념적 확신을 재생산한 것에 지나지 않음

○ 민주노동당은 갈수록 국수주의적, 민족주의적 주장과 구호들이 힘을 얻어가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반동적 경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함.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 좁게는 재외동포들의 활동반경을 축소하게 될 우려가 있으며, 보다 넓게는 자국민 우대의 경향을 확산하게 되어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감수성을 발생시킬 수 있음. 이주노동자들을 한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정착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음


8. 재외동포법 개정안 사태와 민주노동당의 문제
○ 이번 사건은 닳고 닳은 정치꾼들이 보여준 발군의 센스에 전 국민이 우롱을 당한 대표적 사례임. 홍준표 의원은 단지 단 한 개의 조문만으로 전국을 들끓게 하였음. 조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실효성 및 문제점을 차치하고라도,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그 사안을 의제로 만들어 확산시키는 것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필요한지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보여준 것임. 비록 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었지만 홍준표 의원은 말 그대로 전투에서는 졌으나 전쟁에서는 대승을 거두는 위력을 보여주었음

○ 홍준표 의원의 한바탕 '정치쑈'가 이렇게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자본과 권력에서 소외받은 서민들의 분노때문이었음. 비록 대중의 판단이 이성에 기인하기보다는 감성과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고 할지라도, 서민대중이 이토록 분노하게 된 원인을 '가진 자'들이 제공했음은 분명함. 기득권을 향유하고 있는 자들의 비이성적 행태가 계속될 경우 민중의 분노는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 분노를 어떻게 공유하면서 우리가 대안세력으로서 그들에게 인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임

○ 이러한 평가기준 속에서 이번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표결 결과를 분석할 경우 매우 이해가 되지 않게 됨. 홍준표의원의 개정안을 찬성하는 입장이라면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해임은 당연히 찬성해야할 상황이었음. 그런데 홍준표의원의 개정안은 찬성하면서 윤광웅 국방장관의 해임에는 반대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짐으로써 혼선을 유발함

이러한 혼선이 유발된 결정적인 원인은 병역문제를 비롯한 국방문제에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안이 부재했기 때문임. 또한 재외동포법 개정안, 전방 GP 총기난사사건, 윤광웅 국방부장관 해임안 등 상호관련 있는 사안들에 대해 유기적인 판단과 총체적 해법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함

○ 따라서 홍준표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다는 것은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었으며, 당장은 대중들로부터 오해와 비난을 받을 지라도 철저하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했음

○ 또한 당 내외에서 많은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찬성에 대한 소견, 기권에 대한 소견 또는 불참에 대한 변명이 전혀 없음은 불신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음. 이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의원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움. 논쟁이 있더라도 당원과 대중이 요구하는 해명이 즉시 필요할 것임


9. 대안의 방향
○ 외국국적동포 및 재외국민들의 권리의무관계를 명확히 하는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함. 여기에는 병역뿐만 아니라 조세, 참정권 등 이중국적자의 권리의무에 대한 총체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임.

○ 영주권제도 또는 시민권제도의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음. 현행 재외동포법의 경우 재외동포에 대한 국가의 의무 및 편의제공에 대한 규정만이 잇을 뿐 재외동포에 특정한 의무사항 또는 의무사항을 이행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대한 정책적 차이가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음. 애초 재외동포법의 제정취지가 일제 강점기 강제 이주된 동포들의 권익을 위한다는 것이었으나 이러한 사유가 아닌 사유로 발생하는 재외동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권리만을 보장하고 있는 현행 법률로서는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

○ 징병제로 이루어져 있는 현재의 군복무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함. 현재와 같은 징병제도 및 열악한 군복무 환경, 병사에 대한 일상적 인권 침해현상 등이 계속되는 경우 병역면탈을 위한 부정한 방법의 동원은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것임

○ 특히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으로서 다른 보수정당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대안을 내놓아야 함. 병역문제의 경우 특히 군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군축이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둘 때 병역문제의 해결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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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5 14:54 2005/07/0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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