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 휘날리며~~!!

국가보안법 없애자니까 그거 없으면 광화문에서 인공기 휘두르는 사람을 어떻게 처벌할 거냐고 묻는사람들이 있다. 얘들은 그게 무섭나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에 몰려간다. 그리고 손에 손에 인공기를 들고 펄럭펄럭 휘날리며 경애하는 장군님의 은총 하해와 같다고 울부짖는다. 민족의 태양 어버이 수령님의 음덕으로 조국에 광명이 도래했다고 열광한다. 그리고는 만세삼창!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만세~! 만세~!"

 

자, 무섭냐? 난 이거보고 무섭다고 하는 인간덜이 더 무섭다. 무섭기도 하거니와 재섭다. 톡까놓고 먼저 질문 하나 해보자. 광화문에서 인공기 휘두르며 북한 찬미가를 부르는 사람들, 왜 처벌해야하나? 사실 애오라지 북한 찬양하는 애들 만나면 행인 역시 재섭기는 하다. 그런데 재섭다고 처벌할까? 법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법 좋아한다. 이렇게 법 좋아하는 넘덜이 그래 그동안 법 알기를 개콧구녕에 코딱지 정도로 알고, 중국집 주방 밀가루 반죽처럼 주물럭거렸냐?

 

사실 인공기 휘두르는 사람들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두뇌회로의 구조는 이렇다. 인공기 휘두르는 사람,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 한나라당 의원들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몇 되지도 않는 사람들이 북한의 사주를 받았건 주체사상의 세례를 받았건 제 아무리 사상적으로 투철해봐야 남한에서 아무짓도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간들이 설치는 것이 싫은 것이다.



적어도 인공기 휘날리며 자주민주통일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결단코 한나라당의 동지가 될 수 없다. 북한에 소몰고 간 독점자본주의자 정주영은 자민통 깃발 높이 올린 사람들에게조차 영웅적 대접을 받게 되지만 한나라당 당수 박근혜가 김정일 만나서 아무리 힘찬 악수 나누고 온다고 해야 이 자민통 깃발 든 사람들에게는 "민족의 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남한 땅에서 "민족의 적"이라는 표현은 부시의 명언 "악의 축"이 미국에서 미국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위력과 맞먹는다.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변신을 하면서 '제국주의'의 주구가 되어 민족을 팔아먹은 반민족행위를 해왔던 전력으로 인해 이들은 자민통 깃발 아래 영원히 민족의 적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게 사실은 한나라당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저 인공기 휘두를 사람들은 죽었다 깨도 자신들의 품 안으로 들어올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그리하여 광화문 네거리에 휘날리는 인공기는 북한을 찬양하기 때문에, 즉 주적을 찬양하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 아니라 결코 자신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의 철천지 원수가 되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이런 인공깃발맨들이 국가보안법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아왔기에, 보였다 하면 잡아 족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제 국가보안법이 없어지면... 그야말로 잠못이루는 밤이 시리즈로 계속되는 거다.

 

결국 얘네들의 뇌수 안에 흐르는 두려움은 국가의 안녕이 아니라 자신들의 안녕에 근거한다. 함 보자. 얘네들이 두려워하는 장면을 보자. 광화문 네거리에 사람들이 모였다. 모여서 인공기 휘두르며 김정일 찬양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삼창을 한다. 그런데 결정적인 것은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기껏해야 수십명이다. 좀 더 인심 쓸까? 기껏해야 수백명이다. 뭐 어쩌겠는가? 그냥 놔두면 지들 목만 쉬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만 된다. 그리고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그렇게 좋아하는 '침묵하는 다수'가 이렇게 비아냥 거린다. "니들 그렇게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

 

한나라당 여러분들도 그렇게 하면 된다. "니들 그렇게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 이러고 웃고 살면 되는 거란 말이다. 뭐 어렵나?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국론분열? 그건 한나라당 고명하신 의원나리들이 하고 있는 짓이다. 국론 분열되봐야 별로 분열될 것도 없다. 국론분열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체성 분열이 두려운 것이고, 자신들의 집권에 하등 도움도 되지 않는 것들이 대낮에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는 꼬라지가 역겹도록 보기 싫은 것 뿐이다. 그런데 얘네들 잘 모르는 것이 있다. 이렇게 국가정체성 운운하면서 애국은 지들의 전매특허인 것처럼 떠드는 인간들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 역시 그 꼬라지를 역겨워하고 있다는 거다. 지들 주변에 껌딱지처럼 달라붙어있는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성우회, 해병전우회... 이런 거 말고 좀 더 넓은 세상을 좀 봐야할 거다. 애들처럼 맨날 그렇게 두려워하면서 어떻게 이 험난한 세상 살아가려고 그러니... 에구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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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7 19:36 2004/09/0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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