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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룩&반다(2): 독립적이고 강한 그녀 반다

 

슈룩&반다(2): 독립적이고 강한 그녀 반다

 

인터뷰 및 정리_ 슈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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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은 단순하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꿈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대립 없이 평화롭게 지구에 존재하기를 원합니다.

나는 델알룩손 이라는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발전된 기술의 혜택 없이 단순한 삶을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어느 날(이것은 마치 꿈처럼) 한국에서 친절한 친구가 이 작은 마을에 날아왔습니다.

이건 내 삶에서 외국인을 만난 첫 번째 경험이었습니다. 내 삶은 그 친구와 함께 멋지게 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그녀를 만나면서 어떻게 사람과 관계를 맺어 가는 지에 대해서, 어떻게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지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그녀는 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향해 갑니다.

나는 그녀가 떠나면 몹시 그리울 것입니다.

어느 날 나는 내 친구 반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녀의 삶, 그녀의 나라 그리고 몇 개의 질문들을 했습니다.


 

1. 네 삶에서 큰 꿈은 무엇이니?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갑자기 생각하려니 생각이 잘 안나네. 대립과 전쟁 없이 평화로운 공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자신이 꿈꾸는 바대로 살아가는 삶. 그런 삶을 살아가는 세상에서 단 하루 살아 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

어떤 경험은 아주 짧은 순간일 지라도 그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완전히 다른 그 무엇을 느끼게 되거나 알게 되는 것 같아.

이걸 설명하긴 무척 어려운데, 아무튼 그런 경험들을 해 보고 싶어.

꿈은 뭔지 모르겠다. 더 생각해 볼께.
 

2. 너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고 싶다고 했었어,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삶을 살아가고 싶은 데 그러기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고, 혼자 사는 것이 더 내게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처음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 정말 멋졌어. 하지만 한 달 정도가 지난 후 내가 나를 온전히 책임지며 생활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어. 부모님으로 부터 독립해서 생활한지 십년이 조금 넘었는데 혼자 살기로 했던 결정은 내게 정말 좋은 경험을 하게 했어. 요즘 한국에선 많은 젊은이들은 스무살이 넘으면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혼자 생활하는 것을 바라는 것 같아. 이곳의 문화와는 정말 다르지?

 

3. 전에 팔레스타인 말고도 여러 아랍 나라를 여행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어. 아랍 문화에 대해 여러 경험을 했을 텐데, 네 의견이 궁금해.

아랍 문화의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하기도 했지만, 사실 내가 아랍 문화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하긴 어렵잖아. 내가 경험한 것 안에서 말하자면, 아랍 문화에서 가족은 무척 중요한 가치인것 같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외국인들에게 정말 친절하다는 것. 전에 시리아에서 길거리에서 지도를 가지고 길을 찾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서 가게에 들어가서 길을 물어 봤는데, 그 가게 주인 아저씨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가게 문을 닫고 내가 가려는 곳 까지 데려다 준 적이 있었어. 그때 너무 당혹스럽기도 하고,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 한국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거든. 사실 이건 경험의 아주 일부이고, 고마웠던 기억들이 정말 너무 많아. 

그리고 이곳 문화를 존중하는 것을 시도하지만, 사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늘 헷깔리고 어렵게 느껴질 때도 많아. 사실 지금 라마단 기간이라고 해서 내가 이곳 친구들과 함께 낮 시간에 밥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고맙다거나 칭찬 같은 걸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정말 어려운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이곳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고, 그 문화가 내가 태어난 곳의 문화 그러니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과 충돌할 때 어려움을 느껴. 네게 말했다시피 여성과 남성에 대해 문화가 무척 다른 것 말이야.


 

그리고 여성과 남성에 대한 다른 문화는 내게 많은 충격을 주기도 했어. 여성과 남성 간에 엄격한 공간 분리가 있다거나 대화를 하는 것도 터부시 되는 문화 같은 것 말이야. 지난번에 리함을 그 친구네  집 계단에서 만났었는데, 그때 리함 삼촌 친구들이 계단으로 막 내려오니까 리함이 벽보고 서있었던 것 말이야(삼촌의 친구인 남성들이 계단을 내려오자, 계단을 올라가던 중이던 여고생 리함은 얼굴을 그들에게 얼굴을 덜 보이기 위해 그들이 지나갈 때 까지 벽을 보고 서 있었다). 그런 상황들이 나에겐 참 어려워. 나는 그냥 그것을 보고 있는 것 뿐이라도 말이야.  

 

 

그리고 몇년 전에 팔레스타인과 아랍나라를 다닐 때는 혼자 다녔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이번엔 미니와 동행하는 시간이 있으면서 전에 몰랐던 것을 보게 된 게 있어. 이를테면 내가 어떤 사람에게 질문을 했는데, 그 사람이 내게 답변을 하지 않고, 옆에 있는 미니에게 답변을 하는 거야.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어. 물론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 미니가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인 나에게 답변을 하지 않고 미니에게 답변을 한다는 것. 그러나 직접 그런 경험을 하니까 화가 나기도 하고 혼란스럽고 그랬어. 한국에서는 그건 무례한 행동 일수 있거든. 내가 질문을 했는데, 내게 답변을 하지 않고, 내 옆 사람에 답변한다는 것은 질문한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그런 문화에 대해서 여전히 헷깔리고 어렵고 그래.

 

 

그리고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가면 집 앞에서 "빠달로 빠달로" 그러잖아. 집으로 들어와서 차 한잔 하라고 하고 말이야.

전에 얘기했었지만 난 그게 진심인줄 알고 거절하는 것에 대해 무척 미안해 하면서 바쁜 일정이 있어도 잠시라도 그 사람들 집에 들어가서 차 마시고 했었잖아. 근데 그게 알고 보니 살람알레이쿰(당신에게 평화를; 안녕하세요.) 이나 킵할룩(잘 지내나요.) 같은 인사의 연장선 같은 거라는 걸 뒤늦게 알았잖아. 한국에서는 사람들을 그렇게 집으로 쉽게 초대하지 않거든.

네 말대로 그 초대를 거절하지 않고 집 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간 나 때문에 사람들이 당황했을 텐데 말이야.

그것을 전혀 내색하지 않았던 것이나...

 

아무튼 다른 문화를 만나는 건 설레임과 긴장감이 함께 있어.

 

몇년 전에 왔을 땐, 설레임과 신기함을 많이 느꼈다면 요즘은 어려움과 긴장감을 많이 느껴.

 

그리고 아랍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아직 그것에 대해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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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 다른 존재를 생각해봐.

비둘기 밥을 잊지 말아.

당신이 전쟁을 향해 갈 때 다른 것을 생각해봐.

누구에게 평화가 필요한지.

네가 물 값을 지불할 때, 다른 존재를 생각해봐.

누가 구름으로부터 온 물을 마시고 있는지.

네가 집으로 돌아 갈 때, 다른 것을 생각해봐.

캠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잊지 말아.

네가 잠을 자고 풀을 바라 볼때, 다른 것을 생각해봐.

누가 잠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지.

네가 비난 없이 이야기 할 때, 다른 것을 생각해봐

말할 권리를 잃어 버린 사람들을.

네가 네 주변의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 네 자신에 대해 생각해봐.

말해봐: 나는 어둠 속의 촛불이 되기를 희망한다.

 

                                                                                                   <마흐무드 다르윗시의 시 중에서.....>

 

 

* 슈룩은 인터뷰 글을 써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 없는 목소리로 글을 쓰는게 어렵다고 했다. 이후에도 몇 번인가 내게 이 글을 주기를 주저하다가 결국 글을 건네면서 <마흐무드 다르윗시>의 시를 함께 적어 주었다.

인터뷰 글에 같이 올려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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