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연습했다.

당췌, 노래 하나 익히는데 몇년이 걸리는걸까?

 

회의를 했고,

밥을 먹었고,

얘기를 하다,

또 회의를 하고,

기타를 치고,

세미나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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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다 정리되고, 고민이 드는건

 

사회를 통칭하든, 집단을 가르키든,

'몇 년 몇 월 몇 일, 누구누구, 무엇을, 어떻게...'와 같이

단면을 잘라 들여다 보는 건 위험하다.

흐름을 좇아야 하는데,

구체적 인간에게 가지는 분노, 사랑, 헌신은

결코 그 구체적 인간에게로 환원될 수 없고

그 구체적 인간이 놓여져 있는 맥락 속에서

추상화된 범주에게 적용된다.

결국 스파르타쿠스, 만적, 1894년의 누구, 1980년의 누구가

겪은 구체적 인간은 모두 다르지만

그네들이 지향한 이념은 같은 대상을 향한 것이다.

 

추상적 인류를 바라보느라, 구체적 개인을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곰곰이 따져보니, 구체적 개인을 인식할 때 이미-항상 어떤 껍데기를 씌우고 있다. 그 껍데기가 로빈슨크루소인지 앙상블인지의 차이일 뿐. 껍데기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껍데기일 뿐. 그래서 이념은, 현실의 구체적 개인에게 적용되어야 하나, 그 자체로는 사고의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다. 현실의 대상과 사고의 대상을 분리할 것. 사고에서 구체인지, 추상인지는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