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전남대 동지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왔다.

사람이 안모이기는 서로 매한가지여서, 참 조촐했다.

정읍 내장산 저수지 근처가 한산해서 참 좋다. 갑오농민전쟁 기념탑 서있는 곳. 자전거를 타고 정읍까지 달려가서 그곳으로 가도 멋질 것 같다.

먹는 것도 노래 부르는 것도 일이라, 정작 음주가무 속에서 편히 누워 바람을 느껴본 시간도 거의 못가졌네. 이런.

내 또래의 평균적 삶을 떠올려보면, 이리저리 불평해도, 내 생활은 여유로운 축일 게다. 수면 아래에서는 붕어가 잉어를 잡아먹느라 바닥을 헝클어 흙탕물을 만들지도 모르지만.

 

그 분

한 분이 연락이 끊어졌다, 닿았다 하는데

미련이 남아 끄달리고 있다.

누구는 의외라고 하는데, 내가 본래 이런 인간이었지..아마..ㅋ

정도가 심해진 것 같긴 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찝적 거리는 거나 스토킹으로 느껴지겠다 싶고.

 

거미

화장실에 거미가 집을 짓는 걸 보고 있다, 집 앞 한 가게가 떠올랐다. 1년에도 몇 번씩 업종이 바뀌는 자리다. 몇주전에는 빵집이 들어왔는데, 주변을 둘러싼 빠리바게트니 뚜레주르니 이런 빵집들 틈바구니에서 버틸수 있을리가 없다. 버티지 못할 곳에 거처를 만드는 일을 거미도 사람도 하고 있다.

 

향교에서 사운드페스티벌을한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곳곳에서 제흥에 겨워 몸을 흔들고있다 사람들의 몸짓에서 풍기는 삐죽거림이 재밌다
이들은 자유로울까
일순간이나마 몸에 씌여 있는 올가미들을 벗어내면 홀가분하겠지
의식하지 못하는 온갖 금기들.

하지만 그네들에게 올가미가 어디 몸에만 묶여 있을까.

그네들을 둘러싼 끈적끈적한 관계들.

누구에게나 중력은 똑같이 작용하지 않을까.


내려앉지 못한채 붕붕거려야는 자유로움이 조금은 버겁다.
막상 뛰놀면 그 나름 좋겠지만 요즘 와선 더 깊숙한 자극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베토벤이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