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소리(http://cham-sori.net) 잉여기자 노릇을 하며 여기저기 농성장에 많이 찾아다닌다.
그곳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낯선 방문자를 보면, 실금갔던 둑 터지듯이 여기저기서 말이 쏟아진다.
입이 있으되 소리를 못가진 사람들.
맺힌 이야기들이 풀려나오기 시작하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끝이 없다.
최근 읽고 있는 책에서
a씨가 병원에 있는 동안 자신은 말(parole)을 빼앗겼다고 언급한 게 떠오르면서 새삼스러워졌다.
일상의 말들 속에 존재하지 않거나, 유표적(이런 데 쓸 말이 맞나..;;)인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목소리를 갖지 못한다.
페미니즘이 남성의 언어로 구성되는 것을 우려하며,
여성의 언어를 만들자/찾자고 제안했던 글들도 떠오른다.(정희진 씨라든지..)
그네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싶다.
하지만, 한편 난 그네들의 목소리가 아닐뿐더러, 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따름이다.
다른이의 입을 통해 꺼내지는 말이 그네들의 말이기는 어렵다.
어쨋든,
난,
그 말들을 듣고 기록하는 게 참 좋다.
내가 이런 걸 좋아(하고 잘 한다 싶기도 하지만.. 주저주저)한다는 걸 몰랐었다.
뜻밖의 발견.
그런데 생각해볼 수록 '기자' 이런 거 보다는 르뽀가 더 적합하겠다 싶다.
문제는 난 술을 너무 못마신다는 거 -_-;
지금도 술자리로 끌고 가면 너무 힘들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