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어지간한 웹툰 하나씩은 끝내는 것 같다.

이 번달에 본 것만도 20개가 훨씬 넘는 듯?

참 좋은 작품들이 많다.

스크롤을 이용해서 만들어내는 효과들도 신기하고(특히 윤태호씨 이끼),

담겨있는 이야기들도 꼼꼼하다.

근래 본 것중 좋았던 건,

하일권 전작품. 주호민 작품도. 윤태호, 강풀도. 팀 풍경.

윤태호씨가 최근 한겨레 훅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에,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이야기를 회복하라는 댓글이 달려있었다.

잘만든 웹툰 하나가 내가 썼던 대자보 몇십장 보다 훨씬 많은 생각을 던져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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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

평생 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건성이 되곤 한다.

공부도 잘 안하고.

몇 웹툰에서 계속 묻는다. 니 꿈은 뭐냐고.

나도 언젠가부터 별 꿈 없이 대충 살고 있다.

그렇다고 적당히 사는 것도 아니고, 긴 줄 어디쯤 서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공부를 하고 싶다고도 생각했는데, 막상 자신은 없다.

그 자신없음도 의지가 없으니까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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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으려는 마음만 잘 다스리면,

훨씬 많은 것들을 할 수도, 즐길 수도 있을텐데.

그 마음에 매여 오히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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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립적이지 않다.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있다.

관례적인 만남일 뿐일지라도, 애초 그 만남 자체가 중립적일 수 없다.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않았을 사람들.

확실히 많이 무뎌져서, 괜찮겠거니 끼곤 한다.

이제 그만 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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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에게 꺼풀인데,

그걸 본모습으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진다.

저 사람은 내 꺼풀을 보고 있지 않을까 의심한다.

아니라고, 어딜가든 겉모습 너머를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들은 있으니

미리 선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이런 식으로 물타면서 여기저기 끼게 되는 거라고 다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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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대하는 것. 그러니까, 일적인 관계에서. 어렵다.

이곳은 해야할 일이 있는 공간이다. 그 일을 매개로 사람을 만난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기 십상이고, 나의 이해만을 관철시킬 수도 없다.

이렇게 좁은 곳에 있는데도, 이중 삼중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윈윈은 쉽지 않아보인다.

서로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는 걸 이해하고 다른 이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이게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본의 정도가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런데 이해가 틀어지면 마음이 상할 수 밖에 없다.

나도 나의 이해를 위해 다른 이의 마음에 많은 상처를 줬을지도.

나의 기본도 상처받은 다른 이가 보면 웃음거리 가식에 불과하겠지.

깡 무시하는 것과 무시해놓고 나도 살아야지 않느냐고 변명하는 것이 얼마나 멀리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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