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기록 속에서 인정하기 싫은 내 모습들을 찾게 되곤 한다.

1학년 초에 남겨놓은 어떤 글은 비겁하기도 하고, 지금 누가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여지를 안남겨둔채 몰아부쳤을 거란 생각이 든다. 물론 그 글 속에 있는 게 내 모습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난 사람들을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묻게 된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그 사람의 전부인가? 그 때 내가 했던 말을 지금 다른 누군가 하고 있을 때, 그 상황속에서 그 사람의 모든 걸 규정지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어쨋든, 그 질문들이 비겁함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고민들을 열어나갈 수 있었을 게다. 그걸 보아주는 사람도 있던거고. 나는 그걸 보려는 태도를 갖고 있나? 언제나, 너무 쉽게, 그 사람의 진심이 무엇이라고 단정지어버리지 않는가? 놓쳐버린 사람들을 떠올리면, 이런 안타까움이 들면서, 한편그들에게는 내가 요구했던 무엇이, 내가 못본게 아니라 없었던 게 맞다고 확인해보기도 한다. 아니다, 어쩌면 나는 못보더라도 다른 사람은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문제는 나 밖에 안남아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다는데 있는 걸지도..

 

부끄러운 기억들까지 내 일부로 포용하고 싶지만, 그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나를 대면하는 게 그 무엇보다 힘든 일이다. 내 마음이 어떠한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데, 나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얼마나 쉽게 재단하는가.. 내가 쉽게 이야기 한다는 '진정성' - 얼마나 책임있게 그 말을 썼는가? 문제는 다른 데 있지 않고 나에게 있다. 이 반성이 또 몇시간이나 갈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