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한 친구랑 잠깐 채팅을 했었다.

그리고 아까 문자가 왔는데,

자기가 술마시면서 채팅을 했었는데, 주정을 부린 것 같단다.

;;;;;

난 나름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 이럴수가.

목소리를 듣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안보이니 어떤 상태인지도 알 수 없고!!!

 

술을 못마시고, 안마시다 보니

술자리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사람들의 최후모습을 보게 되곤 한다.

주변에 특별히 술주정이 심한 사람은 없는데,

걔중 한친구가 예외여서, 참 애를 많이 먹였었다.

디게 하기 힘든 것들을 시키거나, 학교를 몇번이나 가로질러 돌아다닌다거나..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며 주정을 하니,

무슨일 생길까봐 계속 쫓아다녀야 하고-

그런데 그렇게 주정부리는 사람이 은근히 부러웠다.

술을 왜 최고의 음료라고 찬양하는지 알 수 없는 내가 좀 불쌍하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지도 않고, 몸이 괴롭기만 하고- 정줄 놓기 전에 병원 실려간다.

음, 그러니까, 난 살면서 한번도 정신줄을 놓아본적이 없다.

극한 분노 속에서도 상황을 계산하며 화를 낸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 계산 없어보이나 본데, 계산이 틀렸을지언정, 내 딴에는 계산을 하고 있는거다.

 

나도 정줄을 놓아보고 싶은데...

아무튼, 그래서 주정 부리는 사람들에게 화 안낸다.

사람들은 그렇게 까지 챙길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꼭 챙긴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할 수 없는 걸 하는 사람들이라, 좀 경이롭다고 해야하나..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