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이라는 사람 글이다.

동의해서 퍼온 거 아니다.

기록용이다.

 

긴축, 균형재정의 망령. 참여연대 류 자유주의자들 머리 속을 장악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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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1월, 기재부가 발표한 재정수지 추이다. 우상향이다. 그저 다 한통속이다.

 

https://www.facebook.com/sangmin.rhie.7/posts/2409003165808809

 

참여연대 활동가 때 얘기다.

김상조 샘과 소위 ‘소액주주운동’을 하는 것이 내 일이었다. 당시 내가 했던 일은 ‘형제의 난’으로 붉어진 두산 회장,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대상그룹 회장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했고 승소 하기도 했다. (몇년 뒤 대상 상속녀 임세영과 이재용이 이혼을 했다. 이혼 사유중 하나가 임세영 아버지 소송때 삼성가가 역할을 전혀 하지 않아 다툼이 생겼다는 찌라시가... )

주주대표소송은 상법에 있는 주주의 권리를 이용해서 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거다. 주주대표소송이라는 상법상 권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소송 자격이 안 된다. 소송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했고,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먹물 들 사이에선 ‘소액주주운동’이라고 불려졌다.

그런데 당시 상당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소액주주운동의 일환이고, 소액주주운동은 주주자본주의 운동이며 주주자본주의 운동은 신자유주의운동이다. 그래서 참여연대의 활동은 신자유주의 운동이여서 나쁜 운동이다는 것이다.

나는 회사돈을 횡령한 재벌 총수를 벌하고자 소송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론인 상법상 주주대표소송이라는 칼을 쓴 것 뿐인데 내가 신자유주의자라는 욕을 먹어야 할까? 억울했다. 그러나 당시 참여연대는 주주민주주의 옹호자라는 논리는 대단히 공고했다. 주주민주주의보다 이해관계자민주주의가 더 좋은거고 그래서 참여연대 운동은 한계가 있다는 식의 논쟁이 참 흔했다. 전경련측은 전문경영인이 좋나 오너경영인이 좋나로 논쟁을 몰고 갔고 그 논쟁에 진보 진영도 합세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건 재벌총수가 횡령을 저지르면 처벌하자는 단순한 주장이 전문경영인, 이해관계자자본주의 프레임으로 변하는 것은 안타까운일이다. (장하성 펀드 출연하기 전 얘기니 장하성 펀드 얘기는 하지 말기 바란다.)

신재민이 17년 국채비율을 나쁘게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추후에 쓸 돈을 쟁겨 놓기 위해서 적자국채 발행을 청와대가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그런데 청와대가 기재부에 정책을 강요하는 것이 나쁜건가? 청와대의 ‘강요’를 부정적으로 외압으로 보면 관료민주주의(뷰로크라시)아닌가? 선출된 권력은 (시험으로)선발된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닌가?

또는 국채발행 자체가 나쁜건가? 국가가 국채발행하는 것을 나쁘게 보면 재정균형론자인가? 재정균형론자라면 신자유주의 사상 아닌가? 라고 하면서 신재민을 욕한다.

“청와대가 국채발행을 기재부에 지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야.” 라고 말하면서 신재민을 재단한다.

세상을 평가할 때, 너무 정파적으로,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무적인 틀 안에서 적과 나를 이분법적으로 가르지 않았으면 한다.

좀더 디테일하게 보자. 정파적의미, 정무적의미를 통해서만 보지말고 그냥 디테일하게 보자. 그래도 오해를 피하고자 미리 나의 사상(?)을 슬프지만 검열해야 한다면 나는 재정확대주의자다.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고 더 적극적으로 재정지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특정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관료들과 공공부문을 정치인이 더 장악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정치인 장관은 물론 정치인 낙하산도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서….적자국채 발행의 이유가 17년도 국가채무 비율을 엉망으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신재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인 건 맞다. 다시말하지만 국채를 정책적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로 발행하라고 청와대가 지시하는 것은 옳다. 다만, 국채 발행 목적이 정책적 목적이 아니라 17년도 재정 수지를 엉망으로 만들고자 불필요한 국채를 발행 했다면 이건 문제다.

언론에선 17년 재정수치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빅 배스(big bath)’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빅배스보다 더 나쁜 거다. 빅배스는 실제로 발생한 부실을 빨리 인식하는 회계처리라면 17년 재정지표를 나쁘게 만드는 것은 일부러 부실을 만드는 거니 정말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만약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한 이유가 17년 재정 수치를 엉망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더이상 이 글을 읽을 필요는 없다. 여기까지만 읽으시면 된다.)

다만 신재민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또는 신재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것 같기 때문에) 신재민을 비판하는 분이라면 계속 읽으 시기를 권한다.

이제부턴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 강요하는건 괜찮은거 아냐?(당연히 괜찮다니깐요) 라는 큰틀(이라고 쓰고 편견이라고 읽)은 잊으시고 신재민의 주장이 과연 사실일까? 라는 질문을 유지하시길 빈다.

일단 청와대(경제부총리)가 적자국채 발행을 주장하고 국고국이 반대했다는 사실 자체는 팩트다. 다만 청와대는 여러 정책적인 이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적자국채 발행을 주장했다고 하고 신재민은 17년도 재정을 엉망으로 만들고자 + 잉여금을 쌓아 놓고자 적자국채를 발행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근데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것은 일반 국채(국고채)와 적자국채는 성격이 다르다는 거다. 국채는 채권을 발행해서 시중의 자금을 정부가 더 많이 가져오는(정부의 재정 규모가 커지는) 행위라면 적자국채는 공자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돈이 이동하는(차입하는) 내부거래다. 일반회계가 공자기금에서 돈을 꿔오는 것을 적자국채라고 한다. (물론 이후에 적자국채 발행이 추가 국채 발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건 결과적인 거고 일단 적자국채 발행목적과 국채 발행목적은 물론 프로세스도 다르다)

쉽게 설명하면 돈이 많은 일반 회사도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 듯이 초과세수가 많아도 국채는 지속적으로 발행한다.(아무리 초과세수가 발생해도 어차피 관리재정수지는 마이너스니까 발행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17년, 18년 초과세수는 엄청났지만 국채는 매달 발행했다. 그리고 17년, 18년 모두 초과세수가 확인된 3월 이후엔 적자국채는 단 1원도 추가 발행 계획이 세워지진 않았다.

그러나 적자국채는 시재금을 조절하는 마이너스 통장이다. 마이너스 통장처럼 쉽게 돈을 빌려올 수 있지만 그대신 이자가 발생한다. 큰 돈은 회사채(국채)를 통해서 차입하지만 작은 지출 경비 정도는 마이너스 통장(적자국채)을 사용한다.

회사가 추후에 자금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미리 찾아 놓지는 않는다. 자금이 당장 필요할 때, 그때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찾으면 된다. 결국 적자국채는 회사 전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지출 출납 ‘시재금’ 조절을 위한 수단이다. 시재금을 조절하는 회사 출납 직원은 회사 지출 규모에 맞춰 시재금을 조정한다. 오늘 현금 지출액이 100원이면 100원 정도의 시재금을 마련하고 200원이면 200원 정도 시재금을 마련한다. 오늘 현금 지출액이 100원인데 마침 현금이 1000원 있다. 그런데 구태여 오늘 마이너스 통장에서 1000원을 인출할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없다.

오늘 현금 지출액이 100원인데 현금이 1000원 있어도 회사채는 발행해야 한다. 향후 자금 사정을 고려해서. 그리고 난 개인이나 회사나 국가가 적극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부채비율 높여서 레버릿지를 높으는거 개인적으로 대단히 좋아한다. 그러나 나처럼 빚 좋아하는 사람도 현금이 넘치는데 괜히 마이너스 통장에서 비싼 이자 내가면서 돈을 미리 찾아놓지는 않는다.

신사무관이 말한 적자국채는 국가의 시재금을 조절하고자 하는 마이너스 통장이다. 그런데 난 아직 국채와 적자국채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서 신재민을 논하는 기사는 단 한건도 보지 못했다. 그말은 기사를 통해 접한 신재민 얘기는 모두 잊어도 좋다는 얘기다. 신재민이 쓴 글원문을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국가재정 구조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글을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솔직히 말해서 한번 읽고는 약간 이해못한 부분이 있어서 두 번 읽고 이해했다.)

청와대는 17년 부채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찾아오라고 시켰다고 신재민은 주장한다. 만약 청와대가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찾아오라고 지시한 정책적인 이유가 있었다면 신재민의 주장은 뻥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금이 넘치는 상황에서 바로 쓰지 못할 돈을(정부는 미리 예산에서 정해진 돈만 쓸수 있다) 미리 마이너스 통장에서(적자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찾아올 필요는 정책적인 목적과 장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기재부는 (17년 재무구조를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서 적자국채를 발행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 적자국채 발행에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발행여부를 논의하다가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해명자료에 기술했다. 그런데 나는 국고과 과장과 담당 사무관한테 유선상으로 도대체 현금이 많은 상황에서 적자국채를 발행했을때 가능한 정책적 장점이 무엇이 있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장점을 말하지 못했다. 최소한 나는 모른다.

이렇게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미리 인출해 놓는 장점이 하나도 없는 정책을 시행하라고 청와대가 지시했다면 그 지시한 목적이 무엇일까?

난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아니 두가지 다라고) 17년 부채비율을 나쁘게 만들고자 하는 목적과, 나중에 돈을 쓰기 위해서 현금을 미리 조달하고 싶은 목적. 이러한 정무적 목적 외에는 합리적인 정책적 목적은 없다.

기재부는 17년 부채비율을 나쁘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두가지 설명을 했다. 그런데 그 두가지 설명이 너무 말이 안된다.

첫번째는 8.7조원 적자국채 한도까지 최대 발행하면 채무비율이 약 0.4%p ~0.5%p 밖에 올라가지 않으니 별 정무적 이유가 없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19년 확대재정을 편성해도(난 개인적으로 별로 큰 확대라고 생각하지 않고 더 확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18년 초보다 국채 비율이 0.1%p 줄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게 바로 대한민국 기재부다.

그리고 (약간 삔트는 떨어지지만) 16년도말 국고채권 스탁이 517조원, 17년도 국고채 스탁이 547조원이다. 17년도에 30조원이 더 발행되었다는 얘기다. 30조원중에서 8조원은 27%나 되는 막대한 금액이다. 8.7조원 모두 국채발행하면 국채비율 유의미할 정도로 떨어뜨릴 수 있다.

두번째는 17년 5월에 취임했기 때문에 17년 재무지표 엉망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근데 난 사실 기재부의 저 해명이 너무 말이 안되어서 ‘무언가 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문정부는 17년도 5월에 취임했지만 17년도 예산은 16년도 박근혜 정부 치하에서 편성된다. 17년도 집행은 16년도 박정부가 편성한 예산 안을 그대로 따라서 집행한거다. 오로지 17년도 추경만 온전히 문정부의 몫이 된다. 재정을 하는 사람은 재정의 사이클이 3년이고 전년도 편성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적인 건데 이것까지 기재부가 모르는 척하는 걸 보고 좀 당황했다.

.두 번째 정무적인 이유… 나중에 쓸돈을 미리 좀 챙겨놓아야 한다는 목적. 이것도 정말 잘못된 거다. 기재부도 이것만은 쉴드를 못치고 있다. (기재부도 국채를 추가발행 목적이 나중에 돈을 쓰기 위해서다라고는 절대 말을 못한다. 너무 잘못된 거니까)

일단 미리 마이너스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해 놓으면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국민의 세금을 쓴다는 말이다.

내년에 집을 살려고 계획했으면 내년 집살때 대출을 받아야한다. 내년 추경재원을 마련하고자 올해 마이너스 통장에서 현금을 마련해 놓고 그 현금을 세계잉여금으로 이월을 시키고 있다가 내년에 추경을 할 필요는 단 하나밖에 없다.

추경할 때 야당과 국민이 반발하면

“이번 추경은 대출을 해서(국채를 발행해서)하는게 아니라 작년에 쓰고 남은(세계잉여금)으로 하는 거예요. 추경을 안할 필요가 없어요 라고 속이기 위함이다. 그런데 사실은 작년에 쓰고 남은 돈이 아니라 작년에 괜히 대출을 땡겨서 받고 이자비용을 내던 돈이다.

올해 대출을 받고 계속 이자비용을 내다가 내년에 집살때 올해 받은 대출금을 통해서 집사면서 "나는 대출 받아 산게 아냐, 작년에 쓰고 남은돈으로 현금으로 집산거야. 그래서 이자비용 발생안해" 라고 말하는 것은 속이는 것 뿐만아니라 1년 동안 불필요한 이자비용을 부담한거가 된다.

결국 만약 신사무관 주장이 사실이라면 (17년 재무구조 엉망으로 만들고자 + 18년 추경의 재원을 마련하고자) 문제다. 사실이라면 문제다는 것까지는 인정하기를 빈다. 그리고 부디 신재민 말이 사실이 아니길 빈다.

그런데 저 주장이 사실이 아니려면 적자국채를 발행하려는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른 정책적인, 정무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저 두가지 이유말고 어떤 다른 정책적 정무적 장점이 있는지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신재민 글을 읽어보면 저 두가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는 정말 차고 넘친다. 실명이 거론된 실존인물이 어디서, 언제 어떻게 어떤일을 했는지 디테일한 묘사와 구체적 상황이 넘쳐난다. 그 모두가 신재민 머릿속에서 가공된 인물, 장소, 대화, 시간이라는 것은 솔직히 믿기 어렵다.

노파심으로 다시 한번 말한다. 한겨레 사설엔 "초과세수가 발생했다고 반드시 국채를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 너무나 당연한 말을 했다. 저 당연한 말과 신사무관의 적자국채 발행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건 문제지만....

신재민이 말한건 국채가 아니라 적자국채다. 그리고 신재민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나는 꼭 알고 싶다. 현금이 많은 상황에서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했을 때 발생하는 정책적, 정무적 장점이 무엇인지.

만약에 정책적 정무적 장점이 없다면 신재민의 주장말고 적자국채 발행 강요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이 있는지도 알고 싶다.

그냥 청와대가 국채 발행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지 않는 제대로된 토론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