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2 23:12 소위 '나영이사건'이 여기저기 포털 메인에 올라와있는데 꽤 불편하다. 이명박까지 언급했다는 게 더 불편하게 한다. 장자연씨 죽음을 다룰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마음껏 욕을 퍼붓고 폭력을 가해도 될 대상을 찾아'냈'다고 할까. 마치 자신들은 그 비난의 대상과 하등 연관이 없는 것처럼. 오히려 수많은 성폭력들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재생산되는지,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은채, 절대악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들은 면죄부를 얻은양 군다. 애초에 자신들은 그런 인간말종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 하나쯤 어떻게 된다고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그 인간말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를 물어야지 않겠니? 이명박까지 한편에 설수 있을 만큼 선과 악의 대립은 명확하다. 좀 우습지 않니? 이명박과도 한 줄에 설수 있다는 건 뭔가 건수를 잘못잡은 거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라도 알아차려야지. 이렇게 피와 아를 가르는 방식은 정치/경제, 여성/남성, 이주/정주, 지식노동/육체노동을 분할하고 부당하게 대립시키는 이데올로기의 한 형태다.라고 하면 부정확한가?
지나간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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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다살
10.2
며칠전 뭘 자르다
잘못해서 손까지 썰어버렸는데
상처가 꽤 깊었지만
괜찮겠거니 하고
가만히 놨뒀더니
아물 기미가 안보였다.
손가락 끝이어서 여기저기 계속 쓸키기도 하고
느닷없이 피가 솟기도 하고.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밴드를 감았는데
그래도 살이 아물질 않는다.
이미 살이 벌어져서 덜렁거리는 상태로
새살이 돋고 있었다.
..-_-;
아 깝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벌벌 떨면서 살점을 뜯어냈는데
신기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다.
얘는 진즉부터 내 살이 아니었던게지.
내 살이 아닌 녀석을 아무리 붙여놓아 봐야
내 살로 받아주진 않는다.
살점이 떨어져나가 상처가 움푹 패였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되겠지?
자기 살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도
원래 모습을 기억하는 것도
신기하다.
내가 모르는 것을 몸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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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다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
문지에서 나오는 '문학과 사회' 목차를 훑어봤는데
공황을 맞아 마르크스를 특집으로 다뤘길래,
읽었다.
첫번째 글은,
마르크스를 이중적으로 독해하자는 이야기를 하다
결론은
노동가치설은 글렀으니 지식가치설을 인정하자는 것이었고
(이런 이중적 독해라면 국방부홍보물도 혁명삐라가 되겠네요.)
두번째 글은,
강성윤씨 글이었는데
마르크스의 분석이 아니면 현재 공황을 설명할 수 없으며
전향하지 않은 척 하는 첫번째 글을 쓰는 부류의 지식인들이
더 가증스럽다는 내용이었고.
세번째 글은,
이데올로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반-반북론(혹 반-반공)이 얼마나 철저하지 못한가,
수많은 운동권들의 전향과 현대자본의 가치상승등을
이데올로기를 통해 엮어내서 설명한다.
이데올로기는 경제에 의해 부분적으로 결정되며,
경제 또한 그렇고, 토대가 바뀌더라도 이데올로기는 남는다고-
내 안에 이데올로기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부족해서..
그냥 주억거리면서 읽었다.
그런데, 이런 서술은 경제의 영역과 이데올로기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하나 생기고. 암튼.
옆에 있는 또다른 문예지를 드니
조정환씨가 쓴 것을 비롯해
또 공황에 대한 글이 몇개 있어 훑어봤는데
미국 헤게모니가 불안정한 시기에 남북대립 상황으로 중심국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우리는 빨리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중진국론의 아류쯤 돼보이는 주장도 있고 해서 그냥 덮었다.
창비에는 어떤 글이 실렸나..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이리저리 뒤적뒤적 하다
슬퍼졌다.
그나마 이런 이야기들을 받아주는 곳은
'문예지'들 밖에 남지 않았구나....
변혁은, 새로운 세상은, 문학의 소재거리가 되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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