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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평론]'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 통해 본 페미니즘의 현주소

 

[운동평론]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 통해 본 페미니즘의 현주소

 

- 사회주의 페미니즘 외피 쓴 급진적 페미니즘의 패권주의

 

최덕효 (인권뉴스 대표)


최근 벌어진 이른바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에서는 한 학생회장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국내 주류 페미니즘의 파쇼적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는 결코 이해당사자 개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조직이 개입된 일그러진 여성운동의 현주소라는 점에서 각별히 주목된다.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의 대책위원회‘(대책위)에는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학생위원회 관악분회, 서울대 학생행진, 여성주의 자치모임 공간 등 서울대 학생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와 관련하여 서둘러 공식 사과문을  발표해 사태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여성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성性분리주의적 급진 페미니즘에 기반한 여성운동의 파쇼적 작풍은 여전히 대학을 비롯 사회 전역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재구성해본다.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일지

1. 2012년 3월, 서울대 사회대 여학생 A씨는 연인 관계였던 남학생 B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음.

2. 이에 여학생 A씨는 B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요청서를 사회대 학생회에 투서(요지).
"B씨가 대화할 때 줄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해 여성인 나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발언권을 침해했다“

3. 사회대 학생회장이었던 유수진씨는 남학생 B씨의 행위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를 반려.

4. 유수진씨, 다음날 B씨에게 서한 보여주며 A씨에게 사과하라고 권함. B씨에게 “사과 받았다"라는 A씨의 문자 받음.

5. A씨 등, 유수진씨를 성폭력 2차 가해자로 규정
"사과는 정치적인 것이었고 인간적 사과는 아니었다"며 전 남자친구의 줄담배로 상처를 받았으니 이는 곧 폭력에 해당한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하며 유수진씨를 비난. A씨와 주변인은 유수진씨를 “성폭력 2차 가해자”라고 몰아 세움. A씨의 말
“관악 학생사회 여성주의 운동은 성폭력을 강간으로 협소화하지 않고 외연을 넓혀왔다...반 성폭력 운동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니 앞으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고 다니지 마라"

6. 유수진씨, A씨가 수차례 B씨에게 가한 언어폭력 증언  
A씨 "X발", "안경을 부수면 살인미수라던데 그렇게 하고 싶다" 

7. 유수진씨, A씨의 인터넷 공세에 대응. 
"(A씨는) 나를 2차 가해자로 취급하고, 내가 A에게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처럼 사건을 요약해 트위터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이에 화가 나서 나 역시 A씨의 언행을 비난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8. 유수진씨, A씨로부터 받은 정신적 상처를 호소
"A씨가 자신이 피해를 받았다고 느낀 사건을 빌미로 무제한적 폭력을 휘두르면서 B씨와 나 등 가해자로 규정한 사람에게 인권을 박탈하고 그 사람에 대한 어떠한 폭력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듯이 느껴졌다" 

9. 유수진씨, 대책위의 논리 비판
"A씨와 A씨를 옹호하는 대책위 논리대로라면 '가해자를 죽이고 싶다'는 피해자에게는 가해자를 죽일 권리까지 줘야 한다. 이건 피해자의 무한정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어떤 비판도 받지 않겠다는 '함무라비 법전 수준 이하'의 윤리"

10. 유수진씨, 10월 18일 사회대 학생회장직 사퇴. 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시 
"사회대 학생 활동가 대부분이 여성주의자인 입장에서, 왕따를 당한 것과 비슷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껴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거식·폭식증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겪기도 했다.. 사회대 학생회칙이 규정한 '성폭력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지만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어 학생회장으로서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없다"

11. 10월 23일 대책위 사과문 발표. 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서울대 학우들과 상처 입은 당사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과한다. 현명치 못한 대처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서울대 학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A 씨를 최대한 긍정하는 것이 그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행위가 주변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 A씨가 '성폭력'이라고 제기한 부분들에 대책위가 명확하게 동의했던 것은 아니지만 사건 성격규정을 능동적으로 하지 않아 '담배' 부분까지 무리하게 성폭력으로 인정해버리는 모양새가 됐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왜곡한 것을 반성한다. B씨와 유수진씨에게 행해진 폭력에 대해 사과드린다. 피해자 중심주의의 이해와 적용에 대해 엄밀한 성찰을 수행하고 대책위 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
 


배운 페미니즘 행한 여학생 A씨

정황으로 볼 때 이 사건의 발단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연인들의 이별 스토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성애자인 이들 커플이 헤어지는 장면을 상상해보자.(성性을 반대로 놓아도 이야기는 유사하다.) 

B(남)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한다. A(여)는 전혀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매우 힘들고 불쾌한 상황이다. B가 이런저런 이유로 이별을 강권(?)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떠날 때는 말없이> 유행가처럼 “그래! 알았어, 잘 살아”라고 초연하기도 어렵고, 영화처럼 “지옥에나 가라!”며  따귀 날리기도 난감하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A는 눈물만 삼킨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일반의 사랑 이야기와 맥락이 달라진다. A의 내면에 급진적 페미니즘의 개입이 시작되는 장면이다. 

그렇게 헤어졌다. 시간이 흐른다. 사랑이 미움으로 돌변한다. “남자.. 남자라는 족속이 문제인 거야”. 그날 B의 행동에서 그의 담배 피우던 모습과 일방적인 이별 선포가 겹쳐지며, “이거 뭐야, 지가 뭔데!” “담배.. 그것도 줄담배, 상대방에게 그렇게 해롭다는 간접흡연으로 정말 괴로웠지.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내가 발언도 못하게 방해했잖아. 그래. 그런 모든 분위기의 남성성이 결국 문제였던 거야. 넓은 의미의 성폭력.. 맞네!”  

여기서 우리는 A의 판단이 나름 일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대학 학생회칙에서 성폭력은 엄연히 신체적 성폭력뿐만 아니라 성차별, 성희롱, 성역할 구분 단어 사용 등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회칙 제정은 그동안 페미니즘 투쟁이 이룩한 놀라운 성과를 바탕으로 학내에 제도화한 것이기에 하등 이의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학생회장인 유수진씨가 감히 투서를 반려했다. 뿐만 아니라 유씨는 사과는커녕 자신감 있게 논쟁을 이어나가며 A씨의 언어폭력을 밝히고 인터넷 공세에 대응했다. 

A는 분노했다. A가 보기에 “성폭력 2차 가해자”인 유씨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다. 이러한 A의 논리를 적극 옹호하게 된 주변인들과 대책위 또한 유씨를 거세게 압박했다. 결국 유씨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존재하기 어려운 학생회 분위기에서 반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힌 채 회장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별 스토리’에 개입한 페미니즘

누구나 사랑할 때는 바보가 된다고 한다.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이고 서로 관용적으로 대하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연애할 때 A는 남학생 B가 담배 피우는 것(평소 담배를 피운 것을 전제했을 때)과 그의 남성성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 만약 그 점이 애초 이들 사이를 해칠 정도로 심하게 눈에 거슬렸다면 연인관계로까지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애감정에서 남성성은 종종 사랑의 촉진제로 작용한다.   

따라서 A가 새삼 문제를 제기한 담배와 남성성은 B의 이별 선포에 대한 반작용이나 방어기제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B의 당시 어투가 A에게 강압적으로 비춰져 기분이 몹시 상했다면 마땅한 조치가 따르면 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유수진씨가 △B의 행위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를 반려한 것 △B에게 (A의)서한을 보여주며 사과를 권한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그리고 B는 유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A에게 사과를 했으므로 그만하면 유씨와 B의 사후조치는 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는 ‘연인들의 이별 스토리’에서 비롯된 이 사건의 시시비비를 더 이상의 개별적인 귀책사유로 따지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통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를 수 있는 대책위를 포함해 관련자 모두가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급진적 페미니즘이라는 철지난 이데올로기의 영향권 아래 놓인 피해자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이념적 기반인 급진적 페미니즘과 진보적 여성이론이라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이미 좌파진영에서 이를 우려하는 문건을 수차례 제출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인류학·정신분석학·사회학 등을 토대로 여성운동(제3세계 여성운동 등)을 폭넓게 재구성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유독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서구 페미니즘의 패권적 경향이 강하다. 


자신들 보위 위한 페미니즘 

4인터는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문건(진보넷 속보 44206번 문건)을 통해 “비과학적 부르주아 사상이 제어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례”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유사한 사례로 2008년 있었던 “해방연대 활동가가 '민투위'건과 관련하여 당시 노힘의 무원칙성을 비판하기 위해 노힘과 민투위를 '아가씨와 건달들'에 비유”한 것을 '노힘' 활동가들이 해당 해방연대 활동가를 “‘성폭력’ 가해자로 규정했고, 그 규정을 부정하는 다른 논자들을 ‘2차 가해’로 몰았”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만약 피해자의 명망(?)이 없고 그리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 역시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기 십상”이었으며, “십 수 년 간 많은 희생자를 낳으며 구축되어 온 '성폭력론', '피해자 중심주의', '2차 가해론'의 권위에 누구도 함부로 도전하려는 마음을 품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류이건 비주류이건 남한의 여성주의자 대부분은 이 '성폭력론', '피해자 중심주의', '2차 가해론'의 충실한 지지자”임을 그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이 사회의 그 많은 여성주의자들은, 일반 대중이 접하자마자 터무니없음을 간파한 사안에 대해서, 마치 아무 일도 아무 문제도 없었다는 듯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핵심 이론의 권위를 보위(!)하고 또한 무엇보다도 자신들을 보위(!)하기 위함”이라고 4인터는 강력 비판했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비판

해방연대의 경우에는 ‘사회주의 강령을 토론하자(제4호)’에 실은『여성문제, 계급문제에 대한 이원론적 접근 비판』제하의 문건을 통해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정리한 바 있다. 

해방연대는 “‘사회주의 여성주의’는 이론에 있어서, 맑스주의의 역사유물론과는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가부장제를 주장하면서 이원론적 구조로 나아갔”으나 “계급문제와 여성문제를 총체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사회주의 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내지 못하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원론적 입장은, 결국에는 여성운동을 하나의 부문운동으로서, 사회주의 변혁운동과 병렬적으로 위치시키게 되는 결과를 낳게”되므로 결국에는 “‘급진 여성주의’의 입장으로 귀결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러한 페미니즘은 “노동자계급적 여성해방운동보다는 범계급적 여성운동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하고, “사회주의자들은 여성문제를 이해하는데 있어 ‘사회주의 여성주의’로 빠지는 것을 명확히 비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해자 중심주의, 희생자 자처하기 속내

4인터에서 페미니즘을 ‘비과학적 부르주아 사상’이라고 규정한 데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다수 페미니스트들의 기반은 대학/강단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운동 진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남한사회가 지닌 가공할 학벌카스트의 힘과 무관하지 않다.  

성폭력과 ‘2차 가해’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배경에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엘리자베트 바댕테르(행동주의적 페미니스트, 프 에콜 폴리테크니크 철학과 교수)의 견해를 경청할 만하다. 바댕테르는 급진적 여성운동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자신의 책 『잘못된 길』에서 ‘희생자 자처하기’의 이점을 기술하고 있다. 

바댕테르는 “‘희생자’라고 하면 선한 쪽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며 “희생자가 항상 옳다는 이유 말고도, 가해자에 대한 가차없는 증오에 비례하여 피해자에게는 동정심이 유발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성을 희생자화’하면서 여성의 실제적 위상과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은 공통점을 갖게”되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골치 아픈 문화적, 사회적 또는 경제적 차이점들을 요술지팡이처럼 한번에 없애 버릴 수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억지논리에 대해,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유럽’ 여성들의 상황과 ‘동양’ 여성들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도처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여성들은 증오와 폭력의 희생자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는 “파리 7구에 사는 부르주아 집안 여성과 파리 외곽에 사는 젊은 아랍 여자가 똑같은 투쟁거리를 가지고 있다고까지도 말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조소한다. 

바댕테르는 “남성의 절대권에 대항하는 투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전통적인 여성성에 남성을 끼워 맞추기 위해 남성성을 파괴하는 것은 오류이거나 실수”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분리주의 페미니스트들이 끊임없이 주장해 왔던 ‘남자들과 끝장내기’는 결국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생물학적 차이’가 인간을 평가하는 최종적인 잣대가 되면서, 남성과 여성을 대립적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된” 급진적 여성운동을 ‘잘못된 길’이라고 지적한다. 


국가주의 페미니즘화, 파쇼화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에서 특별히 흥미로운 점은 A가 B에게 막무가내식 성폭행 혐의를 부여하기 위해 ‘담배 피우는 행위’까지 동원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A가 정부 및 지자체들이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강제성 금연정책을 받아들여 자신의 필요에 따라 줄담배와 남성성을 꿰어 맞추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A와 주변인들 그리고 대책위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국가이데올로기인 ‘건강파시즘’에 포획됐음을 반증한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외피로 한 급진적 페미니즘이 국가주의 페미니즘으로 자연스레 이행 중이며 파쇼화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과 따른 구체적 후속조치를 

위의 4인터 문건처럼 “만약 피해자의 명망(?)이 없고 그리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 역시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기 십상”이었다. 그리고 학생회장이 유시민의 딸인 유수진씨처럼 여학생이 아니라 어떤 이름 모를 노동자민중의 아들인 ‘남학생’이었다면 그는 아마도 이들이 쳐놓은 성폭행과 ‘2차 가해’의 올무에 여지없이 걸려들어 더 심한 낭패를 겪었을 것이다. 

어쨌든 대책위가 “'피해자 중심주의'를 왜곡한 것을 반성”하며 “피해자 중심주의의 이해와 적용에 대해 엄밀한 성찰을 수행하고 대책위 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니 재앙적인 운동의 종식을 위해서도 향후 대책을 엄정하게 주시할 일이다. 

또한 ”B씨와 유수진씨에게 행해진 폭력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한데 대해서는 ‘사과’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다. 대책위가 두 학생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는데 일익을 담당해놓고는 달랑 사과문 하나로 끝내는 건 있을 수 없으므로 이들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배상은 물론 원직복직(학생회장) 조치가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국인권뉴스 201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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