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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8
    양심수후원회(10)
    혁사무당파

양심수후원회

구속자들을 돕는 단체중에 양심수후원회라는 곳이 있다. 민가협 소속인 이 단체는 4월 8일 현재 양심수 숫자를 69명으로 올려놓았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까지 숫자에 포함시켰었는데 이젠 슬그머니 빼버린 상태.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임의적으로 판단한 시국사범만 양심수로 인정하자는 얘기인 듯 한데 이런 식으로 운동해도 되는 건지 고민이 필요하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조사 결과에 의하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유로 구속 수감되어 있는 양심수는 428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2월 데이타다.


필자는 양심수 기준과 관련하여 두 번 정도 양심수후원회에 전화를 통해 종교적 신념(집총거부를 선언한 여호와의 증인이 대표적인 사례)으로 인한 병역거부자들도 당연히 양심수 숫자에 포함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제안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관계자는 자신들의 기준이 어떻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표현으로 포함시키기를 사실상 거절했다. (좋게 보아) 아마도 구속자들에게 보내는 물질적 후원 리스트에 갇힌 사고가 아닌가 하는데, 아무리 그럴지라도 이런 속좁은 발상은 '조직이기주의'란 비난의 소지를 면하기 어렵다.


이른바 운동한다는 단체에서 조직 중심의 기계적인 사고에 젖어 있는 이들을 본 게 한 두번도 아니지만 이런 경우 늘상 떠오르는 단어가 '밴댕이 소가지' 다. 운동을 해도 참 인색하게 하는구나.. 집총거부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이어진 것이 분명함에도 이들을 시국사범에서 배제한다면 수감자와 그의 가족들이 소외로 인해 얼마나 섭섭한 생각이 들 것인지 그런 상식도.. 운동의 저변을 폭넓게 확산시켜야 한다는 당위도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천안함을 도우러 갔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천안함 군 실종자 이슈(사망 2명, 실종 44명)에 묻혀버린 금양호 선원 9명의 실종자들. 이들이 죽음에서조차 차별받는 역겨운 현실 앞에서, 운동에서조차 구속자를 자신들의 이해가 얽힌 숫자로 차별화 하는 행태가 있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다.


양심수후원회는 지난 2006년 2월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가 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주거권 사수를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가면 '양심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보낸 공개질의서에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당시 투쟁하던 성노동자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기존의 엔엘이나 피디 개념을 넘어, 사회적 제 현상에서 '차별철폐'는 어떤 경우에도 변혁운동이 지켜나가야 할 가장 중심적 기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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