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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 연설문] 미디어, 민중의 꿈과 희망을 품자! - 김세균

 

개 막 식 

  

                ○ 사회 : 홍석만 (참세상 사무처장)

○ 기조연설 : 김세균 (참세상 이사장)

○ 참가자 소개 및 인사

 

<기조 연설문>

○ 미디어, 민중의 꿈과 희망을 품자!

- 김세균 (참세상 이사장)

 

[기조 연설문]


미디어, 민중의 꿈과 희망을 품자!


김세균 (참세상 이사장)



1994년 멕시코 사파티스타 농민군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에 따른 봉기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국제적인 반대운동이 본격화 되었다. 이후 1999년 시애틀에서 WTO 각료회의에 맞서 전 세계 민중의 집단적인 저항이 발생하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운동은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은 WTO, IMF, World Bank, 다보스 포럼 등 자본의 초국적 기구들에 반대하는 대중투쟁을 일구어 냈다. 나아가 국제적인 반전운동과 지구적인 수준에서 금융자본의 통제를 촉구하는 동력이 되었고, 세계사회포럼의 형성과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사회운동의 성장에 이바지하였다. 또한 중남미에서는 국가단위의 새로운 사회변혁을 이끌어 내는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사회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를 넘어 사회변혁적 운동의 성장동력으로 발전해 나아가는 데에는 주류 언론에 맞서서 민중의 삶을 가감없이 알려내고자 했던 독립적인 대안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인터넷과 수많은 미디어 단체의 지원으로 사파티스타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으며, 1996년과 97년 한국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 또한 독립적인 미디어 운동단위들의 국제적인 연대 속에서 투쟁의 정당성을 국제적으로 확인받을 수 있었다. 1999년 시애틀에서는 독립미디어센터가 자발적으로 구성되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코소보 전쟁,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 미국-이라크 전쟁 등에서도 CNN과 같은 서방의 주류언론과는 달리 전쟁의 참상과 전쟁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진실을 알려 나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이 대안적, 변혁적 세계화 운동으로 나아감에 따라 이와 함께 성장해온 대안 미디어 운동 역시 노동자 민중의 삶 속에 더욱 밀착해 가고 있다. 지역공동체와 결합되면서 독립미디어의 뿌리는 더욱 튼튼해지고 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성장해 가고 있는 공동체 라디오운동과 퍼블릭액세스 운동은 지역커뮤니티와 일상적인 결합을 이루어나가고 있으며, 노동자와 농민, 빈민은 스스로 독자적인 미디어를 발굴하고 확장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서구 제국주의의 방송독점에 맞서 알자지라, 텔레수르 등 위성방송 영역에서도 대안적인 매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및 뉴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양식의 대안 매체들이 발생하고 있다. 신문, 라디오, 방송 등 올드미디어 영역은 물론 인터넷과 뉴미디어 영역에서도 대안적 영역과 공간이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전세계 진보적인 담론,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호소력 있게 전달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청년과 노동자들의 최초고용계약에 맞선 시위, 미국에서 이민법 개악에 맞선 수십만의 시위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노동자 민중의 저항 투쟁이 1세계와 3세계 구분없이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상황에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수많은 진보담론이 교류되고 사진과 동영상 등이 실시간으로 각국에 전달되어 공감대를 확장시켜 왔고 그 결과, 국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지배체제의 균열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유럽헌법의 부결, 국제적인 반전운동의 확대,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노동권 쟁취투쟁, 남미에서의 좌파정부의 등장 등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깨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넘어 문화와 공공복지, 인간을 생각하는 세계화, 세계 민중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각 국가의 공동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가운데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는 세계화야 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세계화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세계사회포럼의 형성, 전쟁과 빈곤에 맞선 지구인들의 평화호소에 힘입어 세계 민중의 국제연대의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와 통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소통과 교류를 가로막는 장벽은 여전하다. 자본이 국경을 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시장을 통해, 모든 매체를 통해 자본의 이해를 펼쳐 나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대륙별, 언어권별, 매체별로 고립되어 활동해 왔다. 또한 각 국별로, 대륙별로 공통점과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여 사회변혁의 전망을 구체적으로 밝혀 나가는 데에도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들을 제거하고 지구화된 사회에서 보다 심도깊은 소통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고 있는 국제적인 지형,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서구제국들의 방송 독점에 맞선 대안적 미디어의 확장을 끊임없이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포럼이 개최되는 이 곳 한국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모순과 갈등이 일상적을 충돌하고 있는 지역 중에 하나이다. 한-미 양국 정부가 FTA협상 개시를 선언하였고 이에 따라 영화 예술인,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 등 광범위한 대중이 FTA반대 전열로 속속 합류하고 있다. 또한 동북아지역 미군의 재편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미 양국간의 합의로 인해 바야하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전쟁의 위협까지 높아져 가고 있다. 위기와 긴장이 감도는 이곳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와 전쟁의 위협 속에서, 대안 미디어의 역할을 논의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이번 국제포럼을 통해 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사회운동으로서 대안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대륙별, 언어권별, 매체별로 진행되는 대안 미디어 운동의 현황에 대해서 점검해 보고, 국제연대를 위한 대안 미디어의 과제를 상호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하였다. 이틀간의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대안 미디어 운동의 전진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어 가능한 모든 것들을 찾아보고 서로의 실험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미디어가 소수의 지배 엘리트나 자본의 이윤추구의 도구가 아닌 민중의 꿈을, 삶의 희망을 꿈꾸게 하는 미디어로 거듭나도록 모두의 지혜와 창조적 상상력을 모아나가자.


2006년 3월 31일


참세상 이사장 김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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