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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3/22
    과제(2)
    이스
  2. 2007/03/16
    인연
    이스
  3. 2007/03/05
    남긴 것이 있는가?
    이스
  4. 2007/03/02
    후배의 명언
    이스

과제

발표수업을 무조건 지정으로 하는 요즘의 고약한 학제의 유행 덕분에 팔자에 없다고 믿었던 발표를 하게 되고 말았다. 조원들을 보니 다들 하나같이 삼삼하기 그지없는 고학번들인데 어쨌든 나보다는 학번이 아래가 된다. (어느새 대학에서 그렇게 되고 말았다)

 

수업의 전출을 위해서 노력하는 졸업대비 학생활동가라는 게 참으로 고약하기 그지없지만 어쨌든 나름대로 힘겨운 하루 하루가 지속되고 있다.

 

강의는 '복지행정론' . 교수는 전형적인 개혁 우파에서 조금은 왼쪽으로 나간 사람이라고 보이는데, 한 때 노무현의 지지자였고 지금은 노무현에 대해서 안타까움과 동시에 화끈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다. 강의를 듣다가 교수가 말하는 복지행정과 노무현 정부가 분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정부였지만 물적 토대가 없어서 실패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니, 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지만 강의 시간에 굳이 질문을 해 가면서 교수랑 싸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아마 행정학과에 있는 교수들 중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관점에 '가까운'(단지 상대적으로 아주 약간 가깝다는?) 사람임에는 확실 - 3.8 여성의 날에 나름 기고도 하고 신자유주의에 대해 문제의식은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 하지만 여하튼 저 진보에 '가까운' 관점이 학생들을 호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심히 아프기 그지없었다.

 

어쨌든 발표수업은 4대보험에 관련된 것인데, 우리 조에서 나는 산재보험법 개악에 대해서 말해보자고 할 생각이다. 이왕이면 신자유주의 까지 나가서 지극히 충실한 개혁주의자인 교수와 한 판 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 싶지만 발표 구성원들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P.S

 

요즘에 인터넷을 통 할 시간이 없다 보니 이렇게 한꺼번에 몰아서 할 일이 생기면 블로그에 애정을 갖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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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어제와 오늘,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면서 움직이고 움직이고 또 움직여 왔지만, 자신을 돌아볼 새가 없다가 문득 어쩌다가 돌아보게 되는 순간, 하나의 인연이 드디어 그 생을 다하였음을 알았다.

 

나를 구성하고 있던 하나의 인연이, 실타래처럼 얽혀들었던 그 인연이 마침내 그 실타래의 생명력을 다한채 썩어 끊어졌음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알고 보면 그렇게 생을 다한 인연이 하나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제까지의 살아왔던 내 삶의 구성요소는 어쩌면 너무나도 많이 달라진 것이 아닐까 싶었다.

 

끊어진 인연에 대한 장례식을, 홀로 어떻게 치러내야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아니, 올바른 것이 있을까.

 

먼 곳으로, 떠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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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긴 것이 있는가?

제대하고 거의 반년, 사실 제대한 기간과 활동 기간은 거의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3월. 대학생으로 돌아오고 나서 대학 사회를 보는 기분은 이래저래 남다르다. 특히 우리가 속한 공간을 보는 기분이 남다르다. 이래저래 씁쓸한 기분으로 새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직 활동할 시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있다. 동기들을 마지막으로 내 후배들 중에서 활동을 '결의' 하고 있는 후배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아무도 결의하고 있지 않다. 정말, 아무도. 그리고 결의했다고 하더라도, 경험도 이론도 모든 것이 미약하다. 홀로 남겨두기 전에 단련시킬 수 밖에 없는데, 그 후배는 외로움이라는 숙명을 안고 가야 한다.

 

물론 이 공간에서 운동을 고민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외로움을 수반한다. 동지를 만들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그래도 외롭게 운동하지는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녀석은 외롭고, 그렇게 외롭게 운동했을 때 놈은 지금 선배들에 비해서 두 배, 세 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힘든 과정을 버텨낼 환경을 준다는 것은 선배로서 참으로 미안한 일인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지를 잘 모르겠다. 만나야 할 대중이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나는 참 못난 선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떠나갔을 때, 녀석이 외롭게 운동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데.

 

참, 반년 간 해놓은 게 없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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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명언

가끔씩 녀석은 내 심금을 울리는 말을 할 때가 있다.

 

"답답하면 차라리 다행이죠. 허무해지면 끝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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