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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처남

내놈 4년전까지 서른넷둔 노총각 막내처남을 두었었다 그때까지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남성복 장사를 하는 처남은 그야말로 장가못간 천덕꾸러기였던게다 벌써 머리중간은 머리카락을 셀수 있을 정도로 빠지고 있었고 몸닦기를 싫어해 우리집에만 와도 발냄새를 비롯 홀아비 티를 내는지 술,담배냄새가 온몸에 쩔어있어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그런데 처남이 녀인네 하나를 불쑥 데리고 온것이다 1미터 58센티는 될까 작달막한 키에 동근얼굴에 유난히 큰눈을 내리깔은 모습은 고르지못한 이에 주근깨의 얼굴이었지만 모질지못한 착한 심성의 소유자인것이 보이는것 같았다 처남의 말로는 행사장에 아르바이트를 나와 만난 67년 양띠처자라 했다 결혼 6개월만에 이혼한 혼자사는 처자라했다 집사람과 나는 조심스럽긴 했지만 나이 조금더 먹으면 상처가 있는 처자도 얻기 힘들다는 생각에 서로 좋으면 마다 할것 없다고 말했다 덕담은 생략한체 좋은면 살라고 한것이다 그해겨울 처남은 그처자와 결혼을 했다 그처자가 막내처남댁이 된것이다 그날 처남은 뭐 그리도 좋은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내놈 속으로 "이구 이놈아 변변치 몬허게 뭐 그렇게 좋으냐" 씨브렁댔다 밖으로 나돌며 장사를 하는 놈이 처남댁과 볼것을 다보았을텐데 어린아이 처럼 좋아하는 것이었다 자기집을 갖는 것이 좋았나보다 식을 올리고 장사도 안가고 열흘을 월세방을 꾸몄다니 늦장가에 전세방 얻을 돈이 없어 오백에 이십오만원 하는 월세방을 얻은 것이다 월세방이라도 자신의 가정을 꾸민다는 것이 좋긴 좋았던 모양이다 장사도 때려치고 처남은 정착해야 한다고 싱크대 설치하는 이를 따라나서 직업전환도 하고 그런데 문제가 생겼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다되었는데도 아기가 없었던 것이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처남의 정자수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있는 것도 활동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이놈이 장사 한답시고 거처없이 떠돌며 별별것 조심안하고 다 먹을때 면박을 준 기억이 났다 "못먹어서 병난다며... " 음식조심 않한것이 원인이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심성착한 처남댁은 아이 못낳는 것이 자신의 문제인냥 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이구 저 착한녀인네에게 누가 돌질을 하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정도로 순박한 녀인네였던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업동이였다 2년전 이렇게, 저렇게 아는 사람의 소개로 여자아이를 하나 데려다 키운것이다 이름은 내놈이가 "다솜"이라 지어주고 재작년 12월 돌잔치를 하는데 부산에서 올라 오시는 처남의 장모를 모시게 되었다 일찍 상처하시어 90이 넘으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두분이 사신다는 그리 늙어보이지 않는 처남댁 친정어머니의 등에는 히말라야 셀파들이나 짊어질 큰배낭에 보였고 양쪽 손에는 큰보따리가 들려져 있지 않으신가 택배로 미리 보내시고 떡만 싸가지고 오실수 있었을텐데 그 배낭을 내등에 옮겨 짊어지니 과장없이 식은땀이 주르르 흐를 정도로 무거웠었다 처남집에와 바리바리 쌓오신 보따리와 배낭을 풀어 놓는데 말린 생선에, 밑반찬에, 부산어묵에, 손녀딸년 돐떡에 우리 세식구가 먹어도 한달은 먹을듯한 음식을 싸온 것이었다 딸가진 죄가 저렇게 크겠구나 하는 맘에 가슴이 저려오는 것이었다 더구나 어떤 연고로 큰따님 두번이나 결혼식을 시켰는데 허물없이 살며 속안썩이는 사위에게는 얼마나 고마우시면 저런 고생을 마다않하실까 하고 그런것도 있겠지만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처남댁의 화를 낼줄 모르는 온화한 품성을 보면 친정어머니를 보는듯 했다 이번 설 이틀전 막내처남이 미리 부산처가댁을 다녀온다며 우리집을 들렀다 매번 그러시는지 모르겠지만 부산 안사돈 께서는 사돈댁 몫도 챙기신단다 처남네 것과는 별도로 한보따리를 싸신것이었다 내놈 장모님 품성도 만만치 않아 장가못간 막내아들 거둔 착한며느리가 고마워 막내아들 집으로 김치담아 나르는 것은 예사고 업동이 티안나게 손녀딸 빨고, 쓰다듬고 얼마나 예뻐하시는지 할머니의 따뜻한 품성이 옮겨와 언니, 오빠들은 다솜이녀석이 사촌동생이 아닌 친동생으로 챙기고 두돐이 지난 다솜이녀석은 벌써 공주님으로 자리하며 재롱을 떨고있다 두분 사돈간의 말없는 사랑의 교감을 보며 깊은 산속의 맑은샘을 보는듯하다 두분의 마음이 그렇게 맑고 깨끗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의 향기라고 말하고 싶은게다 이번 설날은 우리사람들의 아름다운 향기를 고맙게도 두분 어른들에게서 맡을수 있게 된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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