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4

from 일기 2008/03/04 11:40

누구든 떠날 때는

한여름에 모아둔 조개껍질이 가득 담긴 모자를 바다에 던지고

머리카락 날리며 떠나야 한다

사랑을 위하여 차린 식탁을 바다에다 뒤엎고

잔에 남은 포도주를 바닷속에 따르고

빵은 고기떼들에게 주어야 한다

피 한방울 뿌려서 바닷물에 섞고

나이프를 고이 물결에 띄우고

신발을 물속에 가라앉혀야 한다

심장과 달과 십자가와, 그리고

머리카락 날리며 떠나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을

언제 오는가

묻지는 마라

 

_ 바흐만 _ 누구든 떠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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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11:40 2008/03/0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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