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의 자비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08/09/24 22:20
  • 수정일
    2008/09/24 22:20
  • 글쓴이
    진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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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서 개인정보를 도용당해 가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트들을 확인해볼 수 있는, 개인정보 클린 캠페인을 시작했다. 24일부터 한달간. 지난 행정안전부 클린캠페인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아이핀(I-PIN)을 발급받아야지 캠페인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아마도 아이핀(I-PIN) 이용을 확대시키기 위한 꼼수인 것 같다. 얼핏보면 참 좋은 캠페인인 것 같지만..

사실 이 캠페인은 정부가 네티즌 개개인이 어느 사이트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하고 있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이러니까 네티즌들 마음대로 잡아가는거지. 세상에 어느 나라에서 이렇게 무시무시한 일망감시가 가능할까? 중국은 할 수 있을까? 이런 캠페인은 "① 국가가 전 국민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있고, ② 그 번호가 민간에서 두루두루 사용되고 있고, ③ 신용기관에 제출된 실명정보가 제3자에게 제공되어 실명인증에 마음대로 사용될 수 있으며, ④ 이것들에 대한 법적인 제약이 전혀 없다" 는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는 국가에서나 가능하다. 사실 ①번 조건에서 이미 전 세계 8개국으로 좁혀졌고, ②,③,④번 조건은 한국만이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이다. IT강국 한국만이!

그리하여, 이제 정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명단이 혹시 좀 잘못되었을까봐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 좀 해달라는 친절한 안내와 함께, 아이핀(I-PIN)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통해서 앞으로는 가장 확실한 정보 ─네티즌들의 사이트 가입목록─ 만을 수집/취급하겠다는 야심까지 이번 클린캠페인에 녹아나 있다. 아이핀이란 OpenID의 정부버전 같은 거다. 그것도 주민등록번호랑 연결되어 있는. "정부는 네가 어느 사이트에 가입했는지 알고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주민등록번호도, 아이핀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빅브라더도, 빅브라더가 알고 있는 것 중에 잘못 알고 있는 것은 고쳐도 된다는 그의 자비도 필요치 않다. 젠장! 캠페인 당장 때려치우라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사이트 관리자가 올렸다는 아래와 같은 커밍아웃들이 아닐까. 그리고 주민번호건 아이핀이건 불필요한 개인정보 요구하는 사이트는 쌩까겠다는 우리 모두의 방향설정이 아닐까.

오늘의유머에서는 이미 수 개월 전에 기존 회원 분들의 주민번호,전화번호,집주소 등 모든 개인정보를 폐기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이후 신규회원가입에서는 아이디와 닉네임 그리고 이메일 정보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계속 터져 나오는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접하면서 국내 거의 전체 사이트에서 회원가입 시에 요구하는 주민번호와 기타 개인정보 요구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게 되었고 오유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회원분들의 개인정보를 보유.관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라 즉시 데이타베이스에서 로그인 필수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개인정보를 삭제처리했었습니다. ( 그 시기가 아마 옥션 개인정보 해킹 사건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만 주민번호 비교를 통한 중복회원가입 방지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아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어 걱정이 되지만,( 그 이유 때문에 따로 공지도 하지 않았습니다 ) 늘 그래왔듯이 그에 맞는 새로운 대안을 또 열심히 찾아보도록 해야 겠지요... 좋은 하루되세요... [원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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