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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7

 

#평범한 삶의 진리.

 

오늘 인천노동문화제에서 생각했던 것.

 

내가 촬영하고 있는 공부방은,

그냥 보기에 정말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들의 무리이다.

 

물론 지역에서 탁아소-어린이집-공부방-지역아동센터로 변화한 곳으로,

(실제로 이 공부방이 이전에 탁아소나 어린이집을 운영하진 않았지만, 인물들의 면면이 그것을 경험하고 지나왔다)

어떤 '지역운동' 이라는 것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다.

 

근데 사실,

그건 있다.

종일 공부방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로 아이들이 와서 공부하고, 선생님들은 공부를 봐주거나 밥과 간식을 준비한다.

생협 물건을 쓴다는 것 말고는 딱히 뭔가 특별해보이지 않는 곳이다.

 

음.

그래서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나? 하고.

 

투쟁이 이뤄지고 있는, 혹은 이뤄졌던 곳의 (기록)다큐멘터리가 작업자의 자기 동력을 생성하면서도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로 계속 급박한 일이 벌어지고,

지금의 투쟁의 의미들이 계속 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종의 '동지적 관계'로서 스스로도 그 투쟁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평정을 잃기가 쉽상이다.

쉽상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평정따위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물론 내 경우지만;;)

그래서 거리두기가 참 힘들다.

그러나 그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태어나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물론, 디테일한 부분에서 헷갈리는 부분들은 많겠지만-)

그건 소위 '감독'이라고 불리는 사람, 그 작업자 또한 그 사건, 그 사람, 혹은 무엇이든간에 어쨋든 '그것'에

이미 푹 마음담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떤 것.

 

지금 작업을 하면서 나는 사실 꽤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고, 여전히 하고 있다.

이 곳에서, 이 사람들과 함께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오늘 노동문화제에서 공연을 구경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씩 다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잘' 사는 방법에 대한 것.

그 '평범하게 잘 사는 것'과, 공부방은 어떻게 연관 지을 수 있는지,

그리고 평범하게 '잘' 사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 숙제를 풀지 못하면 영화는...

 

평범하게 살면서, '잘' 사는 방법.

지금 떠오르는 것은 '편견을 갖지 않는 것', 밖에 생각이 안난다.

선생님들이 은연중에, 생활중에 던지는 한두마디에 녹아있는 그것.

그래서 잡기 힘든 그것들 말이다.

 

음..

근데 사실, 선생님들은

중학생들에게 학생인권운동을 하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고등학생, 이제는 졸업해서 사회인이 된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회사에 들어간 사람이 있으면 노조에 들라던지....근데; 지금 내가 아는 선에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청년층은 주변에 없다. 나는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년들만을 알고있을 뿐이다.)

 

흠..

 

편견없이 사는 것, '잘' 사는 것이,

꼭 '투쟁'하는 삶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라면 어떤 삶이어야 하는 것일까?

어떤 '태도' 여야 하는 것일까?

 

나는 행동/저항하지 않으면 삶이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아이들에게 더 강력하게(!) 말하지 않는 선생님들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뭐.. 그래도 중요한 것은 역시 '태도' 겠지만..

너무 두루뭉실하고 어렵다-_-;;;;

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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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

부산 영화제에 다녀왔다.

영화는 단 두 작품 밖에 보지 못했다.

예매 안했더니 올매진이라-_-;;;;

표를 구할 수가 없드만-_-;

뭐 그리 사람 많음;

인천인권영화제도 매진행렬ㅋ원츄ㅋ

 

아무튼, 부산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내게 자극적이었다.

 

# 두 편의 영화, 감독과 주인공들

<종로의 기적>, 그리고 <꿈의공장>

두 편의 영화 모두, 내게 감동을 줬던 것은

감독들과 함께 서 있는 수많은 주인공들이었다.(물론 영화도 좋았다)

각 감독들이 그 주인공들 사이에서 웃고 떠들거나 심각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아마도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은, 그런 것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계속 서로를 함께 봐주고, 서로를 밀어주면서,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이 감독 하나의 고뇌, 몇 스태프의 험난했던 여정이 아니라,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고,

내가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를 잡지는 않았어도,'내 영화'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

 

감독이 아니라 영화에게,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영화 말이다.

 

캬~

내가 썼지만 감동적인 멘트야!!...........;;; 물론 너무 낭만적이긴 하다-_-a

 

어쨌든

그래서 나는 다시한번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나의 주인공들에게 솔직한가.

그녀들/그들과 어떤 공통의 '지향'이나 '꿈'에 대해서 '함께' 말할 수 있는가?

 

...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나를 계속 압박해 왔던 사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앞뒤 없이

"나는 영화를 찍기 위해 당신들을 만나러 왔소"

라며 그렇게 관계를 맺었다는 압박 말이다.

 

지금 작업에서 나의 시작은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당신들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

가 아니었다.

정말로 장편 다큐멘터리를 찍어보고 싶어서, 프로필에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면 멋질 것 같아서,

집도 가깝고 마침 학교도 가기 싫고. 그랬던 차라서.

그래서 생전 안면도 없는 사람들에게 가서 얼굴을 보자마자 불쑥 카메라를 들이댔다.

 

내 생각에 난 참 싸가지가 없는 것 같은데,

왠일인지 주인공들은 참 친절하기 그지없다.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거지?-_-;;;;;;

 

암튼,

그래서인지 저래서인지.

마음속에 압박이랄까, 강박이랄까. 그런것들이 항상 있었다.

잔뜩 움츠러들어있고, 경계하고 있고. 긴장하고 있었다.

 

마음을 좀 놔도 되고, 좀 쉬어도 된다고, 편하게 생각하자고.

밤바다를 바라보면서 나를 그렇게 다독였다.

 

 

영화에서 무슨 얘기를 할지, 나는 사실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흠.

그러고보니 관계맺는 법, 유지하는 법에 대해 주인공들에게 물어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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