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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제에 다녀왔다.
영화는 단 두 작품 밖에 보지 못했다.
예매 안했더니 올매진이라-_-;;;;
표를 구할 수가 없드만-_-;
뭐 그리 사람 많음;
인천인권영화제도 매진행렬ㅋ원츄ㅋ
아무튼, 부산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내게 자극적이었다.
# 두 편의 영화, 감독과 주인공들
<종로의 기적>, 그리고 <꿈의공장>
두 편의 영화 모두, 내게 감동을 줬던 것은
감독들과 함께 서 있는 수많은 주인공들이었다.(물론 영화도 좋았다)
각 감독들이 그 주인공들 사이에서 웃고 떠들거나 심각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아마도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은, 그런 것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계속 서로를 함께 봐주고, 서로를 밀어주면서,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이 감독 하나의 고뇌, 몇 스태프의 험난했던 여정이 아니라,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고,
내가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를 잡지는 않았어도,'내 영화'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
감독이 아니라 영화에게,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영화 말이다.
캬~
내가 썼지만 감동적인 멘트야!!...........;;; 물론 너무 낭만적이긴 하다-_-a
어쨌든
그래서 나는 다시한번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나의 주인공들에게 솔직한가.
그녀들/그들과 어떤 공통의 '지향'이나 '꿈'에 대해서 '함께' 말할 수 있는가?
...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나를 계속 압박해 왔던 사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앞뒤 없이
"나는 영화를 찍기 위해 당신들을 만나러 왔소"
라며 그렇게 관계를 맺었다는 압박 말이다.
지금 작업에서 나의 시작은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당신들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
가 아니었다.
정말로 장편 다큐멘터리를 찍어보고 싶어서, 프로필에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면 멋질 것 같아서,
집도 가깝고 마침 학교도 가기 싫고. 그랬던 차라서.
그래서 생전 안면도 없는 사람들에게 가서 얼굴을 보자마자 불쑥 카메라를 들이댔다.
내 생각에 난 참 싸가지가 없는 것 같은데,
왠일인지 주인공들은 참 친절하기 그지없다.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거지?-_-;;;;;;
암튼,
그래서인지 저래서인지.
마음속에 압박이랄까, 강박이랄까. 그런것들이 항상 있었다.
잔뜩 움츠러들어있고, 경계하고 있고. 긴장하고 있었다.
마음을 좀 놔도 되고, 좀 쉬어도 된다고, 편하게 생각하자고.
밤바다를 바라보면서 나를 그렇게 다독였다.
영화에서 무슨 얘기를 할지, 나는 사실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흠.
그러고보니 관계맺는 법, 유지하는 법에 대해 주인공들에게 물어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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