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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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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했다.

의식불명이다.

남들한테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더니 바로 내 눈앞에서도 벌어졌다.

사실 좀 얼떨떨하다.

뭐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삼촌은 사십대 중반이 되도록 결혼도 안했다.

못했는지 안했는지. 아무튼.

옆에서 지키고 돌봐줄 부인이나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모들과 엄마가 더 마음을 조린다.

 

의식불명이라길래 드라마에서 본 것 처럼

가만히 숨도 안 쉬듯이 있을 줄 알았더니

다리를 꿈적거리고 손을 꽉 쥐길래 깜짝 놀랐다.

그래도 손을 꼭 쥘 수 있어서 조금 기뻤다.

맥아리 없이 축 늘어진 손을 봤으면 정말 포기해버렸을것만 같다.

 

중환자실이라 한명씩밖에 면회를 못했다.

나중에 나와서 이모에게

"삼촌이 다리를 막 움직였어!"

라고 얘기했더니

아파서 그런거라고 한다.

의식이 없어도, 마약투여 수준으로 진통제를 놔도,

몸을 비틀어야할만큼 고통스러운가보다.

 

엄마도, 이모들도, 친척언니들도 팡팡 울었다는데,

나는 찔끔. 하고 말았다.

뼈가 다 부스러진 얼굴을 보니 마음이 덜덜거릴 뿐이었다.

 

.

 

담배를 피우고 싶은걸 한참 참았다.

이모들과 헤어지고 멀리 지하철을 타러 가서

며칠만에야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왠지 담배는 쓰고 맛이 없었다.

 

삼촌이 눈을 떴으면 좋겠다.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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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한데, 할 일이 쌓여있다.

왜 이런거지?-_-;; 왜 난 일을 제때제때 안 해놨을까-_-;; 한숨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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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오늘은 인천인권영화제 정기 상영회 날.

<대추리에 살다> 상영한다.

7시 반, 영화공간 주안(주안역 8번 출구에서 직진).

푸우푸우-

GV사회를 맡았다. 잘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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