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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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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ㅋ

오랜만에 진보넷에 들어왔더니 뭔가 많이 바뀌었다-_-;;

기념으로 일기 좀 써볼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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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쉽 신청을 하느라 학교에 다녀왔다.

교수님께 지금 하는 일이 어떤 것들이고, 얼마나 했고, 얼마나 할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하고 승낙받았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인권영화제에서 한 일과 관련한 짧은 보고서를 내야한다.

그리고 기말에는 단순한 느낌모음이 아닌, 이 일, 이 활동이 일반화 될 수 있는 지점을 포착할 수 있는

리포트를 요구하셨다.

 

느티에서 담배를 태우며,

역시 학교는 날 옥죄어..........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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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네에서 메일이 왔다.

부산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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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리 흐르고 저리 부딪히고 잠깐 멈추기도 하고 훅 나가기도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흘러가고 있다.

이제 더이상은 의미없는 이야기, 재미없는 이야기를 만들면 어떡하지?

라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물론, 완전히 그런 것은 아니고, 또 다른 의미의 조급함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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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들고 있는 다큐멘터리, 인천 인권영화제, 그리고 전미네까지.

(뭐 그것 말고도 기타등등..)

지금 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그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흘러들어오지 않았다.

스스로 아무 의미들도 흘러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두고 있었다.

고 느껴졌다.

 

'활동' 혹은 '운동' 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이전의 나의 행동들은,

어떤 사건들, 혹은 사람들이 너무나 따갑도록 나에게 스며들어와서,

마음을 던지고 상처를 받고 부딪히면서도,

온 몸을 움추리고서라도 뚜벅뚜벅 열심히 걸어왔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돌아보면 나는 한숨도 안나올만큼 왕바보였던 적도 많고,

너무나 어리석었던 적도 많았지만,

마음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완전히 그렇진 않았겠지만 대체적으로는....;)

 

그 쓰라림, 그 따가움들, 그 고독과 괴로움들은

내가 그만큼 마음을 다했기 때문이었다고, 그렇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참 지나고 난 뒤에 어이없이 눈물을 팡팡 쏟기도 하고,

영양가가 있든 없든, 말이 입안에서 뱅글거릴 새 없이 터져나오기도 했던 것이라고.

 

그런데 올해는 무슨 마가 꼈던걸까.

나는 더이상 울지 않았다.

무엇이든 내가 온 마음을 다 쏟아도 모자란 일일텐데도,

아무것도 마음으로 흘러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던 것 같다.

물론 올해 만나는 것들이 유난히 낯선 것들이 많아서, 경계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더이상 상처받지 않으려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계속, 제3자의 시선을 놓지 않았다. 타인을 타인으로만 보았다.

그래서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 되었다.

그것이 지금은 좀 쓰라리다.

 

강은 강처럼 흐르게 하라는 말이,

지금 나에게 더 쓰라린 것은

마음은 마음대로 흐르게 하고, 서로는 서로에게 흐르게 해야한다는 마음이 들어서일게다.

나름의 반성이랄까.

이미 내 마음에는 대운하가 만들어져 있었엉 엉엉ㅠ_ㅠ

이명박을 욕할게 아니야 엉엉, 아니 그래도 다른 차원에서 욕은 좀 하겠지만-_-;;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특정한 관계/상황에서 괴롭거나 짜증나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결국 나의 문제다.

나의 상태의 문제.

 

그리고....

지금 한번, 반성한다고 해서,

한꺼번에 무언가가 확 바뀌진 않을 것이다.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점점 나이를 먹고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단순하고 뭉뚱그려진,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꿈이 아니라

현실의 조건에서 발을 딧고 고민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어른이 되려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그 처음을 밟고 있어서 뱅글뱅글 어지럽고 울렁증이 오는,

자꾸만 넘어지고 걷는 것 조차 서투른 상태.

그런 상태이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무엇이든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 마음이 핵심이라는 건, 버릴 수 없다.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 나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괴롭고 부끄럽다.

아마도 살면서 계속 그렇게 되겠지.

그런데 그 깨달음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다.

나는 너무나 좁은 마음을 갖고 있다.

더 많이 열어두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완벽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다.(물론 늘 욕망하는 것이긴 하지만;;;)

마음을 다 하면 무엇이든 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계속 가지고 있고,

점차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다. 오류에 빠지지 않으면서.

 

생각해보면 나는 주변에 참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내가 꼿꼿이 잘 서 있을 수 있다면,

아니,

내가 소리치면,

언제라도 달려와서 때려주거나, 붙잡아주거나, 다독여 줄 사람이,

주변에 많이 있다.

내가 잘 서 있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많다.

무려 때려줄 사람도 좀 많은 듯.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다.

나는 언제나 나의 편견과 마주치게 되겠지만,

편견을 깨닫는 순간을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고,

내가 온갖가지 편견에 둘러쌓여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편견을 깨달았다고 말을 하면

나를 떠나지 않고, 나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그것을 믿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다.

 

 

 

음..

솔직히 말하면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공개로 할까 비공개로 할까 계속 고민중-_-;;

왠지 아는 사람은 다 볼 것 같은 진보넷 불로그에다가

이런 부끄러운 짓거리를 공개한다는 것이-_-;; 게다가 실명거론하며...;

아직도 좀 껄끄럽기는 하다;;;

 

음..

그래도,

말을 시작한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말한다는 것은 말의 시작임과 동시에 마음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을 해 놓으면,

내가 나태해지려고 할 때 더 많이 부끄러워져서

안그럴려고 하지 않을까...? 뭐-_-;; 반대로 아예 마음을 닫고 막가버리거나 할 수도 있지만;;;

음...... 그러면 역시 와서 때려줄 사람이 있겠지-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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